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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은 이미 세번이나 다녀왔던 곳인데, 자작나무숲의 풍경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또 가고 싶어지는 곳입니다. 다행이 지난주까지 무덥던 여름 더위가 한풀 꺾여 조금은 나아진 월요일에 다녀왔습니다.
☞ 이전에 다녀온 글 : http://hangamja.tistory.com/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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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hangamja.tistory.com/596
처음 이곳에 왔을 때에 비해 이제는 TV나 블로그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진 곳이라 방문객들이 많아 졌습니다. 전에는 있지도 않았던 임시 주차장은 먼저 도착한 많은 차들로 빈 자리가 없이 꽉 들어 찼습니다. 지금 한창 주차장 공사가 진행중인데, 완성되고 나면 조금은 떠 깔끔한 주변환경이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아무튼 길가 한쪽에 주차해 놓은 다음 카메라 가방을 매고 입구에 있는 방명록에 서명하고 자작나무숲을 향해 걷기 시작합니다.
입구에서 항상 말을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왜 이런 곳에서 말을 키우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지만 그거야 주인맘이겠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전에 못 봤던 꽃마차가 세워져 있습니다. 어딘가까지 유료로 태워주는 건가 하고 살펴보니 그건 아니고 유료 사진촬영용인가 봅니다.
이제 슬슬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지난주에 비해 확실히 무더위의 위력이 많이 떨어진 게 참 다행입니다.
입구에서 조금 걸어 올라가면 두갈래 갈림길이 나옵니다. 세번의 방문 경험상 왼편 MTB 로드로 걸어 올라가는 것이 조금 덜 힘듭니다. 입구에서 방명록을 받는 분이 왼편길로 가는 것이 조금 편하다고 안내해 주셨는데 잘못 들은건지 오른편 길로 걸어 올라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뭐, 본인의 선택이겠지만 자작나무숲 구경을 마치고 오른편길로 내려오다 보면 올라오는 방향에서 만나는 분들의 힘든 표정은 꽤나 안타까워지기까지 합니다.
왼편길도 약간의 경사로를 따라 걷기도 하지만 오른편길에 비해 비교적 덜 힘들이며 천천히 산책삼아 걸을 만한 정도입니다.
길을 따라 걷는 동안 카메라를 꺼내어 눈에 띄는 이런 저런 들꽃들을 찍어 봤습니다. 아까시 나뭇잎은 지금 좋을 때인가 봅니다. 어릴 때 많이 가지고 놀았는데 지금은 그러지 않으니 지금 잎이 이렇게 푸르러지는 시기라는 걸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네요.
칡덩굴의 꽃이 색깔도 화려하고, 크기도 작지 않게 피었지만 지금은 그 모습보다는 진한 향기가 더 주목을 받습니다.
자작나무숲이 가까워지면 휴대폰이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중간 중간에 휴대폰 연결이 가능한 지역을 알려주는 표시가 몇개 있습니다. 그런데 반사가 잘 되는 스텐같은 재질로 만든 거라 주변이랑 잘 어울려 의외로 눈에 거슬리지 않습니다.
실제 모습보다는 조금 더 진한 녹색으로 나왔지만 빽빽하게 잘 자라고 있는 낙엽송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줍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저 초록잎들이 누르스름한 주황색으로 변한 모습도 아주 보기 좋습니다.
비교적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 천천히 걷다 보면 자작나무숲으로 걸어가는 산길의 입구가 보입니다. 요즘 비가 좀 내려서인지 작은 계곡을 따라 흘러내린 물이 시원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이제부터는 조금은 경사진 숲길을 까라 걸어 올라가야 자작나무숲에 도착하게 됩니다. 경사진 길이 아직까지 걸어온 길보다는 조금 더 힘들겠지만 나무 사이 숲길을 걷는 거라 햇빛이 내리쬐는 시멘트길을 걸어가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제 슬슬 자작나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작나무숲 남쪽 가장자리에 도착했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자작나무 숲속을 걷게 됩니다.
그 동안 세번의 방문에서는 넓은 자작나무숲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담을 욕심에 16-35mm 광각 줌렌즈를 가져왔었는데 이번에는 24-105mm 표준 줌렌즈로 가져왔습니다. 넓은 숲의 모습을 담기에는 광각이 많이 아쉽지만 105mm 준망원에서의 화각은 조금은 더 압축된 숲의 모습을 담을 수 있습니다.
낙서인지 안내인지, 전에는 못 보던 글씨들이 보입니다만 보기에 흉한 정도도 아니고, 처음 방문하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엉덩이로 앉는 부분이 많이 닳긴 했지만 그네가 아직까지 잘 남아 있습니다.
일단 한번 타봤습니다. 얏호!!
월요일이라 그런지 주차장에서 본 차량에 비해서는 자작나무숲에는 관람객들이 그만큼 많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아마도 자작나무 숲이 넓어서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나 봅니다.
앉아서 쉴 수 있는 자작나무 벤치였는데 지금은 한쪽 끝이 내려앉아 망가진 것 같습니다.
비어있는 숲속교실에 올라가 의자에 앉아 잠시 쉬었습니다.
응? 드디어 다람쥐 두마리를 만났습니다. 이런 걸 기대하고 견과류를 조금 챙겨왔는데 다행입니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몇개 던져주니 한녀석은 경계하는지 다가오지 않는데 다른 녀석은 겁도 없이 낼름 먹이를 받아먹기 시작합니다.
이미 획득한 먹이는 일단 볼 안쪽 주머니에 넣기 시작합니다. 던져줄 견과류가 다 떨어지고나니 다람쥐는 미련없이 숲속으로 가버렸습니다.
자작나무숲 안에 가만히 누워서 동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참 기분이 좋아지겠지만 그 목소리가 크다면 다른 관람객들에게는 숲속에서 만나는 뜻밖의 소음이 되겠지요......
한참 떠들던 분들이 가고 나니 숲속이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 때마다 자작나무잎들이 부딪치며 내는 작은 소리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숲속교실에서 잠시 쉬다가 탐방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아주 커다란 자작나무 아래에도 그 비좁은 틈을 뚫고 햇빛이 들어오네요.
자작나무는 길죽하니 참 큽니다. 편백나무나 낙엽송들도 이렇게 길죽하지요.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예전에 비해 자작나무 껍질에 낙서가 많이 늘었습니다. 전에는 못 보던 일인데 이제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니 이런 일도 생기는 군요.
가을이 되면 예쁜 낙엽으로 변할텐데 그걸 기다리지 못하고 벌써 떨어진 녀석들도 있습니다.
생태연못 주변에는 조금은 편하게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세개 있습니다.
'하늘만지기'라는 멋진 이름에 비해서 실제로 만나는 모습은 기대한 것만은 못 합니다.
탐방로 2코스로 걸어오니 자작나무숲 입구를 제일 늦게 만나게 됩니다.
음........ 여기저기를 여행하다 보면 저 '1박2일' 촬영지 표지판을 가끔 만나게 되는데, '1박2일' 팀에서 발굴해낸 곳이 아닌, 그것과 상관없이 그 전부터 많이 알려진 곳인데도 저렇게 주인장처럼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는 걸 보면 뭔가 상당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이 '미슐랭 가이드'도 아닌데......
응? 전에는 못 보던 우체통이 생겼습니다. 이곳에 편지를 넣으면 1년 늦게 배달된다고 합니다.
자작나무숲 입구로 내려가 사진을 몇장 더 찍었습니다.
단체 관람객들이 없어도 그리 많지는 않지만 관람객들은 꾸준히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자작나무숲 구경을 마치고 아까 걸어왔던 길과는 다른쪽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 내려왔습니다.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은 껍질이 하얀 자작나무숲이라는 이국적인(?) 풍경을 만나는 곳이라 다시 또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10월쯤에 예쁘게 단풍이 든 자작나무숲을 보러 꼭 다시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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