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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원예수목원을 구경한 다음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홍릉과 유릉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홍릉은 고종황제와 명성황후를 모신 능이고, 유릉은 순종황제와 순명왕후, 순정황후를 모신 능입니다.
☞ 문화재청 홍유릉 웹사이트 : http://geumgok.cha.go.kr
조선의 왕릉은 2009년에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홍릉과 유릉은 조선의 다른 왕릉들과 구별되는 큰 특징이 있는 곳인데 조선의 국명을 대한제국으로 바꾸면서 황제로 칭하게 되고 그러면서 왕릉도 황제릉으로 구조가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이곳 홍릉과 유릉은 다른 왕릉과는 다른 몇가지 특징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개천절과 토요일 사이에 낀 평일이어서인지(?) 방문객은 거의 안 보입니다.
입장권을 확인하고 정문을 들어서면 왼쪽은 홍릉으로 가는 길이, 오른쪽은 유릉으로 가는 길로 나뉩니다. 일단은 왼편에 있는 홍릉을 먼저 구경하기고 결정했습니다.
왕릉이라서인지 나무가 좋습니다.
조금 걸으면 '연지'가 나오는데 보통 조선시대의 연못은 천원지방(天圓地方) 형식으로 가운데 섬부분은 둥글고, 연못 가장자리는 네모난 모양인데 이곳은 연못의 가장자리까지 둥근 모양입니다.
재실 바로 앞 왼편에는 수라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만 재실이나 침전의 규모에 비해서는 크기가 좀 작지 않나 생각됩니다.
수라간 바로 앞에는 제례를 준비하는 공간인 '재실'이 있습니다. 다른 왕릉을 방문했을 때도 재실을 본 적이 있었나 생각해봤습니다만 그런 기억은 없네요. 아무튼 재실은 생각보다 그 규모가 큽니다.
왕릉 안에 있는 재실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사진만 본다면 양반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재실 내 건물이 대체로 좌우대칭의 구조입니다. 건물의 가운데를 기준으로 왼쪽과 오른쪽이 거의 같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재실 동쪽에 감나무가 한그루 심어져 있는데 때마침 감이 빠알갛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재실 정문에 보이는 건문 뒷쪽에도 건물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아무튼 생각보다 재실의 규모가 큽니다.
재실 너머로 홍릉의 모습이 보입니다. 담 너머로 보이는 모습이지만 홍릉의 모습을 바라보기에는 이곳이 제일 잘 보이는 곳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침전 뒷편 능 아래에서는 능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재실을 구경하고 밖으로 나와 침전 앞으로 걸어갔습니다. 다른 왕릉을 구경할 때에는 정자각 앞에는 이렇게 석물들이 놓여진 것을 본 적이 없는데 이곳은 다릅니다. 보통 다른 왕릉에서는 문인석과 무인석과 동물상이 능주위에 배치되어 있었는데 침전 앞 신도로 내려왔습니다. 그러면서 석호(호랑이)와 석양(양)이 사라지고 중국 명나라 황제릉에서 보이는 다양한 동물상이 등장합니다. 침전을 기준으로 맨 앞부터 무인석, 무인석, 기린, 코끼리, 사자, 해태, 낙타, 말의 순서로 신도의 양쪽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신도가 시작되는 곳에 홍살문이 배치되어 있는 것은 이전의 왕릉과 다르지 않습니다.
황제릉으로 바뀌면서 달라진 모습들 중 하나인데 다른 왕릉들은 신도를 기준으로 오른편에만 어도가 있는 2개의 단으로 구성된 참도인데, 이곳은 가운데에 신도, 좌우에 어도가 설치된 3단의 구조입니다.
문인석과 무인석은 길쭉하면서도 둥글둥들한 모습인데, 나중에 볼 유릉의 모습과는 다릅니다.
무인석 옆에 있는 기린(麒麟), 코끼리, 해태는 다른 왕릉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 '침전'은 이전의 왕릉은 한자의 '丁'자 모양의 정자각이었으나 이곳은 '一'자 모양으로 변경되었으며, 이름도 '정자각'에서 '침전(寢殿)'으로 바뀌었습니다. 따라서 지붕의 모양도 맛배지붕에서 팔작지붕으로, 월대의 모양도 '凸'자형에서 '口'자형으로 바뀌었고, 월대 전면에 계단이 생김으로써 홍살문에서 침전까지 참도가 일직선으로 설치되었습니다.(이전의 왕릉은 계단이 월대의 좌우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침전 안의 모습은 상차림은 비슷한듯 하나 가운데 어좌가 놓여있는 모습을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침전 서편에는 '비각'이 있습니다.
음....... 이것도 능침까지는 올라가볼 수가 없습니다. 문화재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비각 뒷편 능침 아랫쪽에는 '어정'이 있습니다만 역시 가까이 다가갈 수 없습니다.
이렇게 옆에서 봐야 그나마 능침의 봉분 정도와 약간의 호석 끄트머리를 볼 수 있습니다.
조선의 왕릉은 42기가 남아 있는데 그중 북한에 있는 2개를 제외하면 40개의 능이 남한에 있다고 합니다. 그 많은 왕릉들 중 황제릉으로서 다른 왕릉들과는 구별되는 몇가지 특징들을 보고 싶다면 홍릉과 유릉을 방문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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