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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은 작년 여름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성판악에서 출발해서 백록담까지 잘 올라갔다 관음사 방향으로 내려오면서 삼각봉 대피소에서부터 이어지는 경사로에서부터 아내가 아주 힘들게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늦은 시간에 하산하니 버스까지 끊겨서 힘들게 택시를 타고 렌터카를 세워놨던 곳까지 돌아갔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겨울 한라산을 등산합니다.(아내는 그 이후 등산을 안 함.....) 어제까지 눈때문에 한라산 탐방로가 입장통제였는데 눈이 그치면서 해제되어서 천만다행입니다.

 

☞ 한라산 탐방 예약 사이트 : https://visithalla.jeju.go.kr/contents/contents.do?id=49 

 

한라산탐방 예약시스템

한라산 탐방예약은 매월 첫 업무개시일 09시부터 다음달 이용에 대한 예약을 신청할 수 있으며, 다음달 말일까지 예약 가능합니다. 예) 탐방예정일이 02월 01일 ~ 28일(매월 1일이 토요일 및 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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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여름에 다녀온 글 : https://hangamja.tistory.com/1804

 

[제주] 한라산 등산(1/2) 성판악→백록담

제주여행을 할 때마다 한라산 한번 올라가야지 생각만 하다 그냥 지나치곤 했습니다. 제주여행은 가족여행으로 방문하는 거고 제가 운전을 담당하기 때문에 선택이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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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 숙소가 한화리조트 제주인데 제주 시내처럼 번화가가 아니어서인지 새벽에 택시가 안 잡힙니다. 어제 오전까지 내린 눈 때문에 도로 사정이 안 좋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젯밤에 숙소로 돌아올 때는 도로는 대부분 제설이 되어 있었으니 아마도 이 시간대에 기사님들이 선호하는 지역이 아닌가 봅니다. 카카오 택시를 여러번 호출해 봐도 연결이 안 됩니다. 리조트 카운터에서 알려준 콜택시 회사에 전화하니 잠시 후 알려준다고 했는데 배차가 안 된다고 하네요. 한라산 성판악 탐방로 입장 예약시간이 오전 6~8시인데 택시 호출이 안 되니 마음만 타들어갑니다. 다행히 제주 시내에서 출발한 일행이 호출한 택시 기사님께 추가요금 지불하고 한화리조트에 들러서 픽업하기로 했습니다.

이른 시간 리조트 주변은 조용합니다.

 

리조트 안에도 등산복을 입은 분들이 있었는데 오늘 등산하는 건 아닌지, 아님 벌써 출발했거나 입장시간이 다른 건지 지금 이 시간에 나 말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튼 제주시내에서 출발한 택시에 합승해서 성판악 입구에 잘 도착했습니다. 리조트에서 성판악 주차장까지 가는 도로 상황은 모두 제설이 잘 되어 있네요. 아주 많은 빈 택시들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시간이라면 카카오 택시나 콜 택시 잡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판악 주차장은 만차입니다.(만차 안내 메세지는 오전 5시 51분에 이미 도착함) 성판악 주차장이 넓지 않은데 눈 때문인지 반 정도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도착한 시간이 오전 7시 조금 전이었는데 먼저 도착한 많은 분들이 산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등산을 시작하기 전에 탐방로 입구 건너편 건물 안에서 국립공원스탬프투어여권 한라산국립공원 스탬프를 찍었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날짜 도장이 없습니다. 볼펜으로 쓸까 생각했다가 이따 내려가는 관음사탐방지원센터에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냥 뒀습니다. 스탬프투어여권이 별 건 아니지만 하나하나 스탬프 찍는 손맛이 꽤나 즐겁습니다.

 

성판악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만해도 어두웠는데 준비를 마치고 등산을 시작하려니 점점 날이 밝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헤드랜턴은 켜지 않고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벌써 많은 분들이 오르셨나 봅니다. 눈 쌓인 등산로에 지나간 길이 생겼고 바닥이 다져있습니다. 탐방로 입구는 눈이 많지 않습니다.

 

한라산 탐방예약 사이트에서 보면 탐방예약은 완료된 상태인데 지금은 생각보다 등산객은 많이 안 보입니다.

 

이번에 내린 눈은 습기가 많은가 봅니다. 나뭇가지에 수북이 쌓인 상태로 잘 붙어 있습니다.

 

먼저 지나가신 분들이 다져놓은 길이 넓지 않으니 앞서가는 분을 뒤따라 가야 합니다.

 

오늘 산행 복장입니다. 상의는 Rab 포지 LS 티+파타고니아 R1 air Zip Neck+파타고니아 나노에어+아크테릭스 감마 LT, 하의는 노스페이스 메리노울+피엘라벤 켑트라우저를 입었습니다. 인진지 양말을 먼저 신고 팜트리 울양말을 신었는데 발이 시렵지 않습니다. 장갑은 OR 제품인데 모델명은 모릅니다. 오늘은 날씨가 춥지 않아서 올라오는 동안 조금 더웠습니다. 스패츠는 이번에 처음 사용해 보는데 아이젠과 더불어 눈꽃산행에는 필수 아이템이네요.

 

등산 초반이니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었습니다.

 

이번 등산은 형과 다른 일행 두분 포함해서 네명이 합니다.

 

슬슬 해가 떠오르나 봅니다만 등산로가 해가 보이는 방향이 아닌가 봅니다.

 

사진을 찍으려면 장갑을 벗어야해서 손이 시릴 텐데 다행히 카페에서 유행하는 스마트폰 터치펜을 장착하니 훨씬 낫습니다. 하지만 뒤따라 오는 분들이 있으면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잠깐잠깐 틈이 날 때 사진을 찍었습니다.

 

우와! 한라산 눈꽃산행은 처음인데 어마어마하게 눈이 쌓였습니다. 평생 처음 만나는 화려한 겨울왕국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날씨가 춥지 않아 두터운 잠바를 입은 분들은 대부분 벗고 걸어갑니다.

 

참 좋네요. 날씨도 좋고, 설경도 멋집니다.

 

삼나무 군락지를 지나갑니다. 여름철의 푸른 세상이 하얀 세상으로 변신했습니다.

 

저 무겁게 쌓인 많은 눈들이 어떻게 안 떨어지고 붙어 있을까 궁금할 정도입니다.

 

떨어진 나무가지가 스마일 표시처럼 보입니다.

 

멋진 설경에 감탄하면서 걷다 보니 속밭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오른 분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등산로를 잘 다져놓으셨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대피소 광장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김밥을 먹으면서 잠깐 쉬었다가 화장실에 들르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등산하는 동안 흐린 날씨로 변했는데 구름을 뚫고 태양이 나타나니 주변이 환하게 밝아집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눈이 더 많이 쌓여 있습니다. 눈이 어떻게 이렇게 많이 매달릴 수 있을까 궁금해지는 풍경이 계속 펼쳐집니다.

 

해가 나타나고 안 나타나는 상황과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서 사진의 화이트 밸런스가 달라집니다.

 

이렇게 눈이 많이 쌓여 있어도 모노레일이 다닐 수 있을는지 궁금해집니다. 아직은 지나간 흔적이 없습니다.

 

지난 여름 등산 때도 지나쳤던 사라오름 전망대는 이번에도 지나칩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지나치고 백록담 방향으로 올라가는데 딱 한분이 사라오름 전망대 방향으로 걸어가시네요. 다음에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그때에는 꼭 들러봐야겠습니다.

 

눈 때문에 길이 좁아져서 앞지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냥 앞서 가는 분을 뒤따라 가다 기회가 생기거나 양보해주시는 분들이 있을 때만 앞질렀습니다. 앞선 분들의 걸음이 늦어지면 가끔은 기차놀이가 생깁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가끔씩 보입니다. 다들 불평하지 않고 잘 오릅니다. 아마도 멋진 설경이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진달래밭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여름에는 대피소 계단에 앉아서 간식을 먹으면서 쉬었는데 지금은 계단이 눈에 파묻혀서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냥 눈이 쌓인 바닥에 앉거나 몇개 안 되는 벤치에 자리가 비어지길 기다립니다.

주변은 뿌옇게 흐립니다. 아까 잠깐 등장했던 태양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습니다.

 

한라산에는 까마귀가 많습니다. 사람들을 크게 경계하지 않는지 가까이 앉아 있습니다.

 

낮은 기온때문에 딱딱해진 에너지바를 천천히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정상까지 조금 서둘러 올라갔습니다.

 

날씨가 맑아졌다 흐려졌다 자꾸만 변합니다.

 

정상 방향이 뿌옇게 변했습니다. 이런 날씨라면 아마도 정상은 곰탕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주 멋진 설경을 만났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바람만 세게 불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어? 갑자기 정상이 맑게 개입니다. 와우! 이런 놀라운 행운이!!

 

제주도 남서쪽 방면에서부터 구름이 걷히고 있습니다. 난간 나무기둥과 줄에 붙어 있는 눈이 꽤나 인상적입니다.

 

올라온 길을 뒤돌아보니 맑게 개이면서 구름이 눈 아래로 보입니다.

 

아직은 내려오는 분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작년 여름에 이곳에서도 구름이 눈 아래로 보였는데 지금은 그때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멋진 풍경입니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계단은 길이 넓습니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이라 눈이 빨리 녹았나 봅니다. 정상이 가깝게 보이니 조금 더 힘내서 올라갔습니다.

 

역시나 정상석 인증줄이 길게 서있습니다. 작년 여름에 인증을 해서 이번에는 지나칠까 했는데 일행 중 처음인 분이 있어서 줄 서서 순서를 기다렸습니다.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주변의 풍경을 사진 찍었습니다.

 

여름에는 이 바위가 있는 곳에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별로 안 보입니다.

파이프에 붙어 있는 눈이 꽤나 인상 깊습니다.

 

산행을 기록하는 어플 실행시켜서 그렇겠지만 겨울이어서 스마트폰 배터리가 빨리 떨어집니다. 무선 보조 배터리를 꺼내서 아이폰에 붙였습니다. 앗! 그런데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 무선충전이 안 됩니다. 오늘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았는데 보조 배터리가 배낭 속에 머물고 있는 동안 많이 차가워졌나 봅니다. 핫팩을 꺼내서 보조 배터리랑 같이 움켜줘 봐도 효과가 없습니다. 트레킹 기록이 끊어지고 사진 찍는 게 안 될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해집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남아 있는 동안 정상석 인증샷을 찍고 백록담을 구경했습니다.

 

깜빡 잊고 선글라스롤 챙겨오지 않았습니다.

 

잠깐 구름이 몰려왔다가 금방 다시 맑아지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하지만 대체로 맑은 상황이 이어집니다. 오늘 날씨 참 좋습니다.

 

백록담 인증 사진을 찍고는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 한라산 눈꽃산행 2/2(백록담→관음사) : https://hangamja.tistory.com/1885

 

[제주시] 한라산 눈꽃산행 2/2(성판악-백록담)

☞ 한라산 눈꽃산행 1/2(성판악-백록담) : https://hangamja.tistory.com/1884 [제주시] 한라산 눈꽃산행 1/2(성판악-백록담) 한라산은 작년 여름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성판악에서 출발해서 백록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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