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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을 할 때마다 한라산 한번 올라가야지 생각만 하다 그냥 지나치곤 했습니다. 제주여행은 가족여행으로 방문하는 거고 제가 운전을 담당하기 때문에 선택이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다 크니 이런저런 사정으로 따라오지 않아 아내랑 둘이서 제주도를 찾은 거라 이번 여행에서는 한라산에 꼭 올라가야지 마음먹었습니다.
한라산 탐방코스 중에서 백록담까지 올라가는 코스는 사전예약이 필수입니다. 처음 계획으로는 7월 18일 월요일에 예약했지만 일기예보를 보니 일요일부터 계속 비가 이어진다고 합니다. 이런....... 비 맞으면서 백록담까지 오르는 건 제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 다음날인 토요일 탐방예약이 가능한지 급하게 검색해보니 다행히 오전 5시~8시에 입장하는 성판악 코스는 가능했습니다. 탐방예약을 했으니 다음날 등산을 위하여 스마트폰 알람을 맞추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 한라산 탐방 예약 사이트 : https://visithalla.jeju.go.kr/contents/contents.do?id=49

 

한라산탐방 예약시스템

1 탐방안내 탐방인원 : 1일 3000명 (평일, 휴일 구분 없음. 단, 화요일은 휴식의 날 운영) ※ 설날, 추석은 휴식일로 탐방 불가 ※ 기상악화시 전면 통제 --> 1탐방예약 한라산 탐방예약은 매월 첫 업

visithalla.jeju.go.kr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니 다행히 어젯밤까지 내리던 비는 그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습도도 높지 않은가 봅니다. 공기가 아주 상쾌합니다.

 

오늘 날씨는 기온도 그리 높지 않아 등산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가 될 것 같습니다.

 

아침 식사를 대충 해결하고 숙소를 나서기 전에 하늘을 보니 맑게 개었습니다.

 

오전 5시 18분에 성판악 주차장은 만차라는 문자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제주국제대학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리로 이동하던 중 마방목지 주차장이 먼저 나오길래 그곳에 차를 세웠습니다.(나중에 등산을 마치고 대중교통으로 주차장까지 찾아가려면 제주국제대학교 주차장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관음사 입구에서 제주국제대학교까지 가는 버스는 있지만 마방목지 주차장까지 가는 버스는 없었습니다. 택시를 부르기도 제주국제대학교가 낫을 것 같고요.) 마방목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때마침 지나가는 택시를 타고 성판악까지 이동했습니다.(택시요금 6,500원)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서인지 등산객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성판악탐방지원센터 입구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등산을 시작합니다. 한라산 탐방 예약을 하고 받은 문자 메세지에 있는 QR코드를 스캔받고 입장합니다.

 

오늘은 등산에 전혀 취미도 없고, 체질상(?) 경사로 오르기를 힘들어하는 아내랑 같이 합니다. 일단 같이 오르다 아내는 중간쯤에서 천천히 하산하고 나 혼자 정상을 들러 관음사 입구로 내려올 계획입니다. 국립공원 굿즈인 '반달이'도 같이 등산합니다.

 

등산로 초입은 야자매트가 깔린 바닥라서 걷기 좋습니다. 다행입니다. 날씨까지 쾌적해서 숲속을 기분 좋게 걷는 느낌입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급하지 않게 올라 갑니다.

 

정상으로 오르는 동안 해발고도를 나타내는 팻말이 100m마다 설치되어 있나 봅니다. 백록담으로 오르는 동안 별다른 이정표는 없으니 이 표지석을 발견할 때마다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소소한 재미거리입니다.

 

야자매트나 데크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이런 돌바닥길은 내려올 때 발바닥이 아플 것 같습니다.

 

성판악 코스는 관음사 코스보다 경사가 심하지 않아 천천히 여유있게 걸을만합니다.

 

탐방로 주변에 산수국이 피어 있습니다만 많진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라산을 오르는 동안 나무들은 푸르렀지만 꽃들은 산수국 외에는 잘 보이질 않네요.

 

해발 900m를 지나갑니다.

 

성판악 코스는 이렇게 키 큰 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이라 그리 덥지 않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기온과 습도도 높지 않아서 걷기 아주 좋은 날씨입니다.

 

천천히 여유있게, 그리고 기분 좋게 숲길을 걸어갑니다. 1000m를 지나갑니다. 백록담까지 절반 넘게 올랐네요.

 

응? 이 구간은 편백나무 숲인가 봅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편백나무 숲을 만나니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편백나무 숲길은 기대만큼 길진 않았습니다. 다시 아래쪽과 같은 여러 나무들이 섞여있는 숲으로 바뀌었습니다.

 

속밭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백록담까지 올라가는 동안 성판악 코스에는 이곳 속밭대피소와 진달래밭 통제소 두 군데에만 화장실이 있으니 일단 들르는 게 좋습니다. 물을 먹으면서 잠깐 쉬었습니다.

 

잠깐 쉬었다가 다시 출발합니다.

 

아직까지 힘든 코스가 아니어서 여유있게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사라오름 전망대로 가는 갈림길이 나왔습니다. 처음 계획으로는 여기 들렀다 아내는 천천히 하산하고, 나는 백록담까지 계속 올라갈 생각이었는데 아내의 상황을 가만히 살펴보니 조금 무리하면 백록담 정상까지 같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사라오름 전망대까지 다녀오면 정상까지는 무리일 것 같아 아쉽지만 그냥 지나쳤습니다.

 

안내판을 보면 속밭대피소를 지나고 나면 등산이 어려운 빨간색 코스인데 아직은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등산로가 잘 만들어져서 그런가 봅니다.

 

이제 계단길이 시작되나 봅니다. 반달아, 힘내자.

 

그늘진 숲속을 벗어났나 봅니다.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조금 전에 들렀던 속밭 대피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있습니다. 앉아서 쉬면서 가져온 빵과 음료를 마시면서 잠시 쉬었습니다.

 

이제부터 정상까지는 화장실이 없으니 웬만하면 들르고 가는 게 좋습니다.

 

적당히 쉬었다가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꽤 많이 올라왔습니다. 해발고도가 높아질수록 머리 위를 덮었던 키 큰 나무들은 점점 줄어듭니다.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데크길과 돌바닥인 너덜길이 반복됩니다.

 

해발고도 1600m를 넘어가니 눈 아래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숲속길을 걸으면서는 길 주변만 봤는데 이제부터는 넓고 시원한 풍경을 만나기 시작합니다.

 

고사목 군락지가 있네요.

 

정상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날씨가 점점 맑아지고 있어 다행입니다. 해는 나타났지만 덥진 않습니다. 바람이 불어오면 시원하지만 안 불어도 별로 덥진 않습니다.

 

오늘 등산복으로 파타고니아 캐필린 쿨 티셔츠와 rab 모멘텀 쇼트를 입었는데 아주 마음이 듭니다. 날씨가 시원해서 땀이 별로 안 났지만 둘 다 가볍고 부드러워서 걷는 동안 전혀 방해되지 않고 편안합니다.

 

정상이 보이니 발걸음이 조금 더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구름이랑 동급…..

 

지금까지 걸어왔던 등산로와 달리 여기는 우측통행을 위해 길을 구분해놨습니다. 아마도 여기가 정체구간인가 봅니다.

 

나무 계단만 오르면 정상일 줄 알았는데 아직도 걸어야 할 길이 남았네요.

 

이 계단만 다 오르면 정상이겠네요.

 

음...... 백록담 정상 인증석 사진촬영을 위한 대기줄이 길게 서있습니다. 원래 계획으로는 백록담 인증석 사진은 그냥 지나칠 생각이었는데 아내가 힘들어서 앉아서 쉬는 동안 저는 줄 서서 기다렸습니다. 가만 보니 인터넷에서 본 것보다는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 같다는 희망적인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대략 40분 정도 기다렸나 봅니다. 아내도 웬만큼 회복했다네요. 각자의 개인사진을 찍은 다음 반달이랑 같이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뒷분이 사진을 아주 잘 찍어주셨습니다.

 

정상석 인증샷을 찍고 정상을 구경했습니다. 어제 많이 내린 비 덕분인지 백록담에 물이 좀 모여 있습니다. 정상의 날씨는 바람이 불면 약간 서늘하긴 하지만 바람막이는 안 입어도 될 정도입니다.

 

반달아, 웃어!!

 

정상 인증석에 비해 이 나무는 인기가 덜 합니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참 멋지고 시원한 풍경입니다.

 

많은 등산객들이 정상에 머물고 있습니다.

 

정상에 머무는 동안 쉬면서 한라산 등정인증을 등록했습니다. 등록한 한라산 등정인증서는 탐방지원센터 근처에서 유료로 출력할 수 있습니다.
적당히 쉬면서 구경도 실컷 했으니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성판악 코스보다는 관음사 코스가 등산이 어렵다고 하니 하산길이 살짝 걱정스럽습니다만 내려가는 길이니 올라올 때보다는 덜 힘들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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