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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잠자는 방 바로 아래 골목에서 밤새 떠드는 소리와 방이 추워서(여기 난방이 보일러실에 있을 것 같은 따뜻한 물이 파이프를 통해 순환하는 난방 방식인데, 우리방이 춥다고 말해도 건물 전체가 중앙난방 방식이라 개별조정이 안 되어 어쩔 수가 없다고 합니다.) 자다 깨다, 자다 깨다를 여러번 반복했습니다. 추운 건 날씨가 조금 나아지고, 이불을 하나 더 덮으면 그나마 괜찮아질 것 같은데 시끄러워서 잠이 깨는 건 여기에 머무르는 동안 계속 이어지네요. 숙소가 솔광장에서 가깝다는 건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는 장점이 되지만 반대로 시끄러운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봅니다. 그래도 그동안 투어때문에, 또는 공항으로의 이동때문에 아침시간에 쫓기듯 바쁘게 행동했는데 오늘은 자유투어라 아침시간이 좀 여유가 있습니다.

한민민박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외국에서 한식을 먹을 수 있는 기대감인데 오늘은 아쉽게도 햄버거입니다. 하지만 맛있습니다. 

 

이게 스페인을 여행하면 많이 사 온다는 국화꿀차 중에 한 종류입니다. 그동안 먹어 봤던 국화차보다는 살짝(아주 살짝) 달달한 맛이 나는 듯한(아닌 것도 같은 듯.....) 국화차인데, 미리 사두면 짐이 될 테니 스페인 여행 마지막 날쯤에나 사가지고 가야겠습니다.(이러다가 결국 못 샀습니다. 대부분의 가게에서 매진되어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국화꿀차는 살 수 있을 때 무조건 사놔야 하나 봅니다.)

 

마드리드 여행 둘째날, 오늘의 목적지는 '세고비아(Segovia)'입니다.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를 가는 방법은 기차와 버스가 있는데, 세고비아 기차역에서 구시가지까지 이동하려면 버스나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까지 버스로 가기 위해서는 메트로를 이용해서 Moncloa역으로 이동한 다음 그곳에서 세고비아행 버스를 타야 합니다. 9시 45분 정도에 도착하니 10시에 출발하는 버스표는 이미 매진되어서 1시간 더 기다려서 11시에 출발하는 버스표를 구입해야 했습니다. 무려 한시간을 하는 일 없이 허비해야 하다니 막막하네요. 주말과 평일에 버스 출발시간과 배차간격이 다르니 미리 알아보고 여유있게 준비해야겠습니다. 세고비아를 구경한 다음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하니 돌아오는 버스 시간을 지정해서 왕복티켓으로 구입했습니다.

 

일단 버스표는 구입했고 출발시간까지 한시간 이상을 터미널 안에서 기다리기 답답해서 밖으로 나와서 주변 구경을 했습니다.

 

쌀쌀하고 추운 날씨이기는 하지만 하늘이 맑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개선문처럼 생긴 뭔지 모를 건축물과 그 뒤로 보이는 우주선 모양의 타워도 보입니다.

 

Moncloa 버스 터미널 바로 위에는 스페인 공군 본부가 있습니다.

 

터미널 밖을 구경하다 출발시간이 되어 버스에 탑승한 뒤 한시간 조금 못 걸려 세고비아에 도착했습니다.

 

'세고비아(Segovia)'는 해발 1,000m 고원지대에 자리잡고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우리가 탄 버스가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까지 직행으로 가는 건 줄 알고 있었는데 중간에 몇 군데를 정차했기 때문에 마지막에 도착한 곳이 세고비아 맞나 싶었는데 기사분에게 버스표를 보여주며 물어보니 내리는 곳이 맞다고 하네요. 버스에서 내린 다음 길을 건너지 않고 넓은 길을 따라 위쪽으로 걸어갑니다.

 

응? 얼마 걷지 않았는데 꽤나 그럴듯한 모습의 교회를 만났습니다. 구글맵을 검색해보니 '산 밀란 교회'라고 하네요. 하지만 관람순서상 로마 수도교가 먼저이니 나중에 구경하기로 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중세시대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마을이 참 예쁩니다.

 

조금 더 걸어가니 저 멀리 수도교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음, 조금 전에 봤던 교회보다 규모는 조금 작지만 비슷하게 생긴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교회가 또 있습니다.

 

이슬람식(?)으로 벽면이 장식된 골목길이 예쁩니다.

 

이제 점점 수도교에 가까워집니다.

 

생각보다는 많이 걷지 않았는데 수도교에 도착했습니다.
'로마 수도교(Acueducto Romano)'는 기원 1세기 후반에 지은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교입니다. 이 수도교는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했던 로마인들이 약 16Km 떨어진 프리오(Frio) 강물을 마을로 끌어오기 위해 세운 것으로 전체 길이가 728m이고, 가장 높은 구간의 높이는 약 28m라고 합니다. 2단 아치 형태인데, 어떤 접착제도 사용하지 않고 순전히 누르는 힘만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고 합니다. 11세기 무어인들의 침략으로 36개의 아치가 파괴되었지만 15세기에 다시 복구하였고, 수도관을 설치하여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도교 바로 앞에 있는 안내소에서 지도를 하나 얻어서 본격적인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지도를 나눠줄 때 그냥 지도만 주지 않고 관람코스를 간단하게 설명해주시네요.

 

음...... 뭔가 특별하고 화려한 건축물은 아닌것 같지만 꽤나 멋져 보입니다. 제일 높은 곳이 28m나 된다고 하는데 이렇게 올려다보니 그 높이가 실감나는 것 같습니다.

 

수도교에서 물이 흐르는 공간은 아마 맨 위에 지붕처럼 덮개로 싸인 부분인가 봅니다.

 

수도교를 기준으로 반대편에도 의외로 큰 마을이 있네요.

 

수도교 아래에서 조금 더 구경을 한 다음 왼쪽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갔습니다.

 

계단을 조금 더 올라가니 수도교를 바라보기가 조금 더 수월해졌습니다.

 

우와~, 따뜻한 햇살 아래 여기에 앉아서 수도교를 바라보며 차를 마시거나 맥주 한잔하면 참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씩 시선이 높아지면서 수도교 뿐만 아니라 마을의 모습도 멀리까지 보입니다.

 

높은 빌딩 없이 비슷한 높이의 지붕이 쭈욱 이어져 있어 긴장감 없는 편안함을 주는 풍경인 것 같습니다.

 

시간만 많으면 수도교 너머의 저쪽 마을도 구경하고 싶네요.

 

계단을 모두 올라온 후 아치형 문을 통해서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걸어갑니다.

 

이곳에서는 시야를 가로막는 높은 건물이 없으니 좀 더 편안하게 수도교와 마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전망대 뒷쪽으로 세고비아 마을이 이어집니다.

 

수도교 구경을 마치고 이제부터는 마을 구경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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