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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고비아 구경을 마치고 솔광장에 내려서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프라도 미술관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요일은 평일보다 무료관람시간을 1시간 앞당겨 이미 무료입장을 시작했는데도 엄청나게 긴 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바로바로 들여보내는 것이 아니라 관람인원을 조절하는 건지 중간중간 끊어서 대기했다가 조금씩 입장을 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어서 대충 봐도 600m는 훨씬 넘는 것 같습니다. 이미 무료입장시간이기 때문에 유료로 표를 구입해서 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하는 것도 안 되고........ 지금부터 줄 서서 기다린다면 입장에만 1시간 이상 걸릴 것 같아 다음날 다시 오기로 하고 포기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그럴리는 없었겠지만.....) 어제 소피아 미술관 가는 대신에 이곳을 먼저 구경할 걸 그랬습니다. 결국 숙소로 돌아와서 잠시 쉬다가 마드리드 시내 야간 구경을 나갔습니다.

저녁시간이 지나서 웬만한 관광지는 이미 문을 닫은 시간이라 어딜 갈까 생각하다 스페인 광장과 마드리드 왕궁이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먼저 그란비아 거리를 따라 숙소에서 멀지 않은 스페인 광장을 찾아갔습니다.

'스페인 광장(Plaza de España)'은 1930년 '돈키호테'로 잘 알려진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사후 3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기념비가 있는 곳입니다. 유럽의 광장은 우리나라 시청앞 광장이나 광화문 광장처럼 아주 넓은 건 아닌가 봅니다. 
길가에서 광장으로 들어서니 제일 먼저 분수가 눈에 띕니다. 역시나 삼각대가 있으면 좋았겠다는 소용없는 아쉬움을 생각해봅니다.

 

분수 뒷편에 있는 기념비 꼭대기에 있는 조형물은 지구본을 머리에 이고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 여러나라 사람을 형상화한 거라고 합니다.

 

일단 인증샷부터. 아내의 갤럭시 노트5로 찍은 사진인데 ISO가 올라가니 뭉개지는 부분이 생기지만 사진은 아이폰 6S보다 낫네요.

 

반대편에는 세르반테스가 앉아 있고, 그 앞에는 로시난테를 타고 있는 돈키호테와 당나귀를 타고 있는 산초의 청동상이 있습니다. 음....... 삼각대 없이 가로등의 조명 반사가 잘 되는 세르반테스와 어두운 청동상의 돈키호테가 모두 잘 나오게 사진에 담기는 어렵네요.

 

연못 건너편에서 보니 물 위에 반영도 잘 나타나는데 삼각대가 없으니......

 

스페인 광장을 잠깐 구경한 다음 조금 더 걸어 '마드리드 왕궁'으로 향했습니다. 응? 그런데 책에서 보던 광경이 아니네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곳은 왕궁의 정면이 아닌 측면입니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왕궁 주변의 공원이 연결되어 있지만 사람들이 별로 없고, 조명도 밝지 않아서 잠깐만 구경하고는 다시 계단 위로 올라왔습니다.

 

인도를 따라 조금 더 걸으니 왕궁의 정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재미있게도 왕궁 바로 앞에 작은 회전목마가 돌아가고 있네요.

 

'마드리드 왕궁(Palacio Real de Madrid)'은 9세기에 세워진 무슬림의 요새가 있던 자리에 무슬림이 물러난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가 궁전으로 사용하다 1734년 대형 화재로 소실된 걸 펠리페 5세가 베르사유 궁전과 비슷한 왕궁을 건립하라는 명으로 1764년에 완공된 것이라고 합니다. 스페인 왕의 공식 거처이지만 지금은 공식 행사에만 사용되고 실제로 거주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사방 150m의 왕궁 안에는 3,000여개의 방이 있는데 그중 50개의 방을 일반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베르사유 궁전에서 유명한 '거울의 방'을 모방해서 만든 '옥좌의 방'과 건축가 유바라가 설계한 로코코 양식의 정교함과 화려함이 더해져 호화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가스파리니 방' 등 화려한 스페인 궁중 생활을 엿볼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입장시간이 지나서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없습니다.

 

왕궁 앞 '오리엔테 광장(Plaza de Oriente)'에는 펠리페 4세의 동상과 작은 분수가 있습니다.

 

왕궁 옆에는 스페인 왕실의 주성당이자 마드리드 대성당인 '알무데나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ía la Real de la 

Almudena)'이 있습니다. 마드리드의 수호 성모 '알무데나'를 기리는 성당인데 스페인이나 유럽의 다른 대성당에 비하면 역사도 길지 않고, 예술적인 완성도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응? 알무데나 대성당의 옆으로 걸어가니 아직도 성당 안에 들어갈 수 있네요. 아마도 예배시간이었나 봅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 잠시 구경하고는 밖으로 나와 숙소를 향해 걸어 갔습니다.

 

밤이긴 하지만 가로등이 켜져 있는 길로 다니니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숙소로 걸어가던 중 특이하게 생긴 가게를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이곳이 '산미구엘 시장(Mercado de San 

Miguel)'이네요.

 

원래는 전통시장 형태였지만 화재로 인해 폐쇄되었다가 농산물과 식재료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모습을 갖추었고,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통유리로 둘러싸인 실내 시장이 됐다고 합니다. 시장 안에서는 간단하게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바와 상점들이 있지만 통로가 좁고 사람들이 많아 복잡하고, 별로 배도 고프지 않아 구경만 하고 나왔습니다.

 

산 미구엘 시장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니 사방이 4층 건물로 둘러싸인 광장을 만났는데 이곳이 '마요르 광장(Plaza Mayor)'이라고 합니다. 펠리페 3세 때인 1619년 주요 행사가 열리는 광장으로 건설된 이후 왕의 취임식, 종교의식, 투우경기, 교수형 등이 치러지는 장소로 사용되다 화재가 발생해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축되었다고 합니다. 매주 일요일 오래된 우표를 판매하는 우표 벼룩시장이 열리고,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시장이 열리는 등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광장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지나갈 때는 겨울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조용한 곳이었습니다.

 

마드리드 왕궁을 보고 오면서 의도치 않게 산 미구엘 시장과 마요르 광장까지 구경하고는 숙소랑 가까운 솔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아마도 마드리드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인지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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