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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파리의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스페인으로 이동하기 위해 메트로(RER-B)를 이용해서 파리 샤를드골공항까지 이동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마드리드 행 Air France 항공권을 예매했는데 가격이 저렴한 저가항공인 만큼 체크인뿐만 아니라 수화물을 붙이는 것까지도 셀프로 진행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도착하지 않았다면 많이 당황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리저리 물어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 하는 걸 눈치껏 살펴보면서 모든 탑승 준비를 마치고 출발시간을 기다리면서 공항 안에 있는 카페에 앉아 간단한 먹거리를 해결했습니다. 파이 하나와 맛있어 보이는 빵 하나 먹었는데 음..... 정말 맛있네요.

 

카페에 앉아서 와이파이를 즐기다가 출발시간이 되어 비행기에 탑승하고 마드리드로 이동합니다. 샤를드골공항에서 마드리드 공항까지는 대략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아침에 숙소에서 출발해서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는 하늘이 맑아 여행하기에 좋은 날씨였습니다. 파리 투어하는 이틀 동안 날씨가 추운 건 겨울이라 어쩔 수 없으니 그러려니 했지만 흐리고 비 내리는 날씨 때문에 고생했는데 떠나는 날이 되어서야 맑아지는구나 아쉬워했는데, 이런! 비행기가 이륙할 때쯤 하늘이 흐려지더니 비가 아니라 눈까지 내리네요. 음...... 겨울철의 유럽은 우기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겨울은 파리를 여행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닌가 봅니다.

 

이륙하고서 잠시 후에 빵과 음료가 기내 간식(?)으로 나옵니다.(사진은 내 것과 아내 것을 합한 2인분) 오래 걸리는 비행도 아니고 저렴한 항공료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 간식거리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 스페인에 가까워지니 다행이도 이곳 날씨는 괜찮아 보입니다.

 

오~, 마드리드는 맑은 날씨라서 다행입니다. 파리에서의 3일 동안 춥고, 내리는 비 때문에 고생했는데 같은 유럽이지만 스페인은 다른 세상인가 봅니다.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은 다음 숙소로 가기 전에 무사히 잘 도착한 기념샷 한장 찍고......

 

공항에서 솔광장이 있는 마드리드 시내까지는 메트로를 중간에 갈아타는 방법과 공항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이 있길래 공항버스를 탔습니다. 공항에서 출발해서 아토차역까지 가는 공항버스였는데 아토차역보다는 시벨리스 광장이 숙소에서 가까워 이곳에서 버스를 하차해서 구글맵을 켜고 짐을 끌고 속소를 찾아 걸어갔습니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보니 시벨리스 광장에 있는 분수가 마드리드에서는 유명한 분수라고 하는데 숙소를 제대로 찾아가야 한다는 조급함에 이런 걸 감상할 만한 마음의 여유는 없었습니다.

 

음...... 그런데 숙소까지 많이 멀지는 않지만 거리가 좀 되는 군요. 게다가 찾아가는 길이 살짝 경사로이고, 바닥이 편평하지 않은 곳이 많아 오래된 캐리어 바퀴가 잘 안 굴러가 힘으로 끌고 가야 합니다. 아무튼 그래도 구글맵을 보면서 짐 끌고 숙소로 잘 찾아가는 중입니다.

 

숙소를 찾아가는 길을 마드리드 도착 전에 미리 잘 확인해둔 덕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마드리드에서의 숙소는 한인민박으로 정했습니다. 객실이 넓지 않고, 숙박하는 동안 화장실 등을 공동 사용하는 거라 불편함이 예상되지만 처음 찾는 여행지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는 우리말이 통하는 곳이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한인민박으로 정했습니다. 아래 사진이 예약한 2인실입니다. 싱글 침대 두개가 놓여 있어 잠자는 건 괜찮습니다만 캐리어 두개를 펼쳐 놓으면 좀 좁습니다.

 

이곳은 건물의 3층과 4층을 한인민박으로 운영중이었는데 우리가 묵었던 곳은 3층입니다. 3층은 화장실이 남자용 하나, 여자용 하나씩 있는데 우리가 묶는 동안 3층에는 남자 손님은 별로 없어 저는 편하게 사용했습니다만 여자분들은 저보단 기다리는 시간이 좀 있네요.

 

이곳 한인민박에는 '순덕이'이라는 구수한 이름을 가진 예쁜 푸들이 있습니다. 손님들에게도 별다른 거리감없이 잘 다가오는 귀여운 아이입니다.

 

숙소 들어오기 전 건물 출입문 바로 앞에 fnac이라는 전자제품 판매점이 있는데 아주 많은 사람들이 줄서 있었습니다. 뭔일이길래 줄이 저렇게 길까 궁금했는데 스페인의 유명 아이돌 싸인회를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싸인회는 오늘인데 어제부터 이렇게 서있던 줄이랍니다. 우리나라만큼은 아닐 것 같지만 이곳도 아이돌의 인기는 대단한가 봅니다.

 

짐 정리하고 잠깐 숨 좀 돌린 다음 마드리드 시내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fnac 매장 앞에서 아이돌의 싸인회를 기다리는 줄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숙소에서 솔광장이 가까워 걸어서 금방 도착합니다. 앗! 이곳에도 피카추가 있군요.

 

솔광장 중앙에는 필리페 3세의 동상이 있습니다.

 

솔광장에 있는 소귀나무와 곰 조각상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대상인데, 이 곰 조각상의 발 뒤꿈치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서 인증샷을 찍으려면 줄 서서 기다려야 하기도 합니다.

 

프라도 미술관을 갈까, 소피아 미술관으로 갈까 생각하다가 오늘은 소피아 미술관을 먼저 보기로 했습니다. 구글맵은 외국 여행에서 제일 많이 사용하는 훌륭한 어플입니다. 구글맵으로 목적지를 찾아가는 방법을 선택하면 가끔 정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웬만하면 잘 안내합니다.(대중교통의 경우는 항상 맞는 건 아니니 인터넷으로 미리 검색해서 확인해보고, 도보 안내의 경우 골목길과 갈림길이 많을 때는 걸어가는 방향이 맞는지 자주 확인해야 합니다만.) 

 

소피아 미술관으로 걸어가는 동안 스페인 관공서 같은 건물(Congreso de los Diputados)을 지납니다.

 

아직은 해가 떠있는 오후지만 겨울이라 낮이 짧아 벌써 저녁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분수가 있는 로터리를 지나자 길 건너편으로 프라도 미술관이 보입니다.

 

음...... '소피아 미술관보다는 프라도 미술관을 먼저 봐야 하나?' 라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이곳은 소피아 미술관보다 더 긴 시간을 관람해야 할 것 같아 다음에 가기로 하고 지나칩니다.(이 결정을 나중에는 살짝 후회합니다.)

 

응? 구글맵을 잘 따라 왔는데 소피아 미술관은 안 보이고 아토차 기차역만 보입니다.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로 가는 Renfe를 이곳에서 타야 합니다.

 

구글맵만 보고 갔다가 마드리드 시내 지도를 보고 찾아가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아무튼 예상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려서 '소피아 미술관'을 찾았습니다. 이곳의 정식 이름은 '국립소피아왕비예술센터(Museo Nacional Centro de Arte Reina Sofía)'입니다. 그런데 미술관 입구가 기대한 것과는 좀 다른 모습인 것 같아 뭔가 살짝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티켓 오피스에서 국제교사증을 보여주고 입장권을 발급받아 안으로 들어가는 건 문제가 없었습니다. 두꺼운 잠바와 카메라 가방은 유료 코인라커에 넣어두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카메라만 들고 구경을 시작합니다. 응? 미술관 입구를 이상한 곳으로 들어와서 그런 건지 전시관은 잘 안 보이고 안으로 들어와서도 좀 걸어야 하네요??

 

미술관 중앙에 정원이 있는데 이곳도 볼만할 것 같습니다만 따뜻한 잠바를 코인라커 안에 넣어뒀기 때문에 가벼운 옷차림으로는 밖에 나가고 싶지는 않네요. 그냥 사진 한장만 찍고 다시 실내로......

 

제일 아랫층을 대충 관람한 후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지 못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위로 올라가 위층에서부터 구경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아! 위로 올라오니 광장과 연결된 넓은 출입구가 우리가 들어왔던 입구의 반대편에 있군요.

 

전시관 안에서의 사진 촬영은 플래시만 터뜨리지 않으면 제한이 없습니다.

 

여러 전시관 중 살바도르 달리의 방이 있었는데 많이 봤던 초현실주의 작품이 아닌 의외의 멀쩡(?)한 작품들을 만나 놀랐습니다. 전혀 모르던 작품이지만 가만히 바라만 봐도 좋네요.

 

피카소의 작품들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제일 유명한 작품은 피카소의 '게르니카'입니다.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작은 마을 게르니카에서 벌어진 참상을 접한 피카소가 그린 커다란 그림인데, 이 작품은 사진 촬영이 금지됩니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미리 알고 봐서인지 그림에서 분노와 슬픔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유명 작품이 있지만 관람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서둘러 구경을 했습니다. 바쁘게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나 밖은 이미 많이 어두워졌습니다.

 

미술관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한인민박에서 추천해준 음식점 'El Sur'를 잘 찾아갔습니다.

 

아....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민박집 스탭분께서는 그릴 문어요리를 추천해줬는데 메뉴판에서 그걸 못 찾겠습니다.
결국 네이버에서 이 음식점을 검색해서 거기에 사진이 나와 있는 다른 음식으로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코카콜라와 샹그리아를 각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유럽에서 코카콜라를 주문하면 대체로 얼음이 들어 있는 컵에 레몬을 한조각 같이 넣어서 내어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니 콜라맛이 더 깔끔해져서 마시기에 좋습니다. 샹그리아는 여기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와인과 비슷한 정도의 음료인 듯합니다. 와인보다는 술의 느낌이 덜 하지만 그래도 알콜이 들어있으니 마시고 나면 얼굴이 붉으스레 해지는...... 아무튼 스페인에서 마신 샹그리아 중에서는 이곳에서의 비주얼이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식당 종업원과 대화를 제대로 못해서 네이버에 나온 사진을 보여주면서 주문한 건 감바스와 스테이크입니다. 역시나 깔끔한 비주얼이 마음에 듭니다.

 

튀긴 감자칩과 함께 나온 스테이크는 양념을 약하게 해서 먹기에는 좋지만 미디엄이라고는 해도 생각보다 덜 익힌 거라(우리나라 아웃백에서 먹는 정도랑 비슷할 듯) 맛은 좋지만 약간 질겼습니다.

 

새우 요리인 감바스는 아주 맛있었습니다. 신선한 새우도 맛있었고, 소스도 맛있어서 같이 나온 바게트 빵 조각을 찍어 먹어도 맛있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그릴문어요리는 못 먹었지만 대신 주문했던 스테이크와 감바스도 맛있었습니다. 우리가 운이 좋았던 건지 도착한 시간에는 빈 테이블이 몇 있었는데 식사 주문 후 조금 기다리니 금방 테이블이 거의 다 찼습니다. 한국 관광객은 우리와 옆 테이블뿐이었고, 나머지는 다 현지인으로 보이는 걸 보면 꽤나 인기가 많은 곳인가 봅니다.
나중에 민박집에 돌아와 다른 여행객들과 얘기해보니 문어는 스페인어로 '뿔뽀'라고 하거나, 아님 영어로 옥토퍼스라고 말해도 알아듣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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