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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안동] 하회선유줄불놀이

한감자 2022. 10. 24. 15:59

부용대를 구경한 후 가까운 곳에서 이른 저녁식사로 간짜장을 먹었습니다. 주방에서 조리한 따끈따끈한 짜장과 면을 바로 먹으니 맛있네요. 식사를 마치고 줄불놀이를 구경하기 위해 하회마을을 다시 방문했습니다.

 

안동을 방문하기 전에는 몰랐던 건데 하회마을에서 '선유줄불놀이'가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 전북 무주에서 반딧불이축제 기간 중에 낙화놀이가 있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안동에서는 지금 합니다. 하지만 늘 하는 상시 행사가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만 하는 건데 이번 주는 토요일인 오늘만 합니다.

선유줄불놀이는 음력 7월 16일 한여름에 하회의 선비들이 중심이 되어 부용대 절벽 아래를 흐르는 강 위에서 선유시회를 겸한 불꽃놀이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백사장 위에서는 작은 불꽃들이 은은하게 터지고, 강 위에는 달걀불이라 불리는 작은 등불들이 상류로부터 떠내려온다고 합니다. 시 한수가 지어질 때마다 부용대 정상에서 불 붙인 솔가지 묶음을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면 백사장과 배 위의 사람들이 "낙화야!"하고 크게 환성을 올려준다고 합니다. 상상만 해도 참 멋진 장면이 떠오릅니다. 실제 모습이 기대됩니다.

 

☞ 하회선유줄불놀이 안내(안동하회마을 웹사이트) : http://www.hahoe.or.kr/coding/sub3/sub2.asp

 

하회선유줄불놀이

해마다 음력 7월 16일의 한여름 밤에, 하회의 선비들이 중심이 되어, 부용대 단애(斷崖) 밑을 흐르는 강 위에서 선유시회(船遊詩會)를 겸한 불꽃놀이의 축제(祝祭)가 있었는데, 이 축제를 오늘날

www.hahoe.or.kr

 

하회마을 입장은 유료이고, 숙박객들이 아니라면 셔틀버스나 시내버스를 타고 가거나 걸어서 가야 하는 곳이지만 저녁시간이 되면 자가용을 이용해서 들어갈 수 있나 봅니다. 하회마을 입장권을 구입하는 곳에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선유줄불놀이가 18시부터 시작이지만 방문객들이 많을 걸로 예상되어 조금 일찍 입장했습니다. 차량은 부용대 건너편 백사장 앞에 있는 주차장에 세웠습니다. 시작 시간보다 40분 정도 일찍 방문했는데도 벌써부터 자리잡고 있는 분들이 있네요. 차량에서 돗자리를 챙기고, 추우면 입을 여벌 옷까지 준비했습니다. 줄불놀이가 잘 보일 것 같은 만송정 앞 백사장 빈 공간에 자리 잡고 앉았습니다.

와, 저 캠핑체어 부럽네요. 들고 다니는 건 무게 때문에 좀 힘들겠지만 오늘같은 상황에서는 아주 탐나는 아이템입니다.

 

캠핑 온 것처럼 먹거리를 챙겨오신 분들도 많네요. 맞은편에 보이는 부용대까지 줄불놀이가 이어진다고 합니다.

 

서서히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기대했던 만큼의 붉은 노을은 아니지만 예쁜 색깔로 변해갑니다. 그러면서 기온도 점점 내려갑니다. 가져온 온 여벌 옷을 껴입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카메라를 삼각대에 올려놨습니다.

 

점점 어두워지면서 하늘에서 별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름철 대삼각형이나 백조자리, 카시오페이아 등 기대하지도 않은 많은 별 구경까지 했습니다.

 

18시부터 식전행사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앉아 있는 백사장은 무대 뒷편의 아래쪽이라 소리만 들리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식전행사는 한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줄불놀이를 기다리는 동안 관람객들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일찍 도착하길 잘했습니다.

 

식전행사 중에 가끔씩 부용대 절벽으로 불빛이 비칩니다만 기대했던 미디어 아트는 아닙니다. 

 

부용대 위에서 불빛이 보이길래 줄불놀이를 준비하는 건가 싶었는데 사진을 확대해보니 관광객들의 스마트폰 불빛인가 봅니다.

 

19시가 되자 아나운서의 안내와 함께 줄불놀이가 시작됩니다.

줄불놀이는 뽕나무 뿌리를 태워서 만든 숯가루와 소나무 껍질을 태워 만든 숯가루를 소금과 섞은 후 창호지로 심지를 만들어 불을 붙인다고 합니다. 이제 불이 붙은 줄불이 천천히 출발합니다.

 

오, 신기하면서도 아주 멋진 장면이 나타났습니다. 많은 작은 불꽃들을 아래로 떨어뜨리면서 부용대 절벽으로 천천히 올라갑니다.

 

화려하게 펑하고 터지는 폭죽과는 전혀 다른 흥미로운 불꽃놀이입니다. 바람이 많이 불면 줄불 주변에 있는 관람객들이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바람은 별로 불지 않았습니다. 줄불놀이가 시작되기 전에 아나운서가 위험할만한 자리를 정리합니다. 

 

천천히 줄불이 부용대 절벽을 향해 올라갑니다. 다들 이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느라 또다른 많은 불빛들이 보입니다. 실제 줄불의 불꽃은 사진처럼 이렇게 길게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불꽃이 떨어지는 속도는 이 정도인데 머릿속에 잔상이 남기 때문에 이것보다 더 길게, 더 많이 보입니다.

 

줄불이 올라가는 동안 갑자기 바람이 불었는지, 아님 일부터 줄을 한번쯤 튕겨주는 건지 불꽃이 줄에서 한번에 확 떨어지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이게 꽤나 멋진데 그 타이밍을 몰라 사진에 담지 못 했습니다.

 

처음 보는 참 예쁜 풍경입니다.

 

강 위에는 달걀불이 떠있다고 합니다. 달걀불은 달걀 껍질 안에 들기름을 조금 붓고 심지를 말아 넣고 조롱박으로 만든 표주박과 짚으로 만든 또아리를 준비한다고 합니다. 심지에 불을 붙인 후 표주박에 담고, 또아리에 얹어서 강 위에 띄우면 불빛이 강물에 반사되어 아롱거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사람들 때문에 보이지 않습니다.

잠시 후 부용대 위에 마른 소나무 가지 묶음에 불을 붙인 후 대기하고 있다가 시 한수가 완성되면(실제로는 관람객들이 "낙화야!"하고 외치면) 절벽 아래로 떨어뜨립니다.

 

우와! 커다란 불덩이가 절벽 아래로 떨어집니다.

 

부용대 절벽에는 불붙은 소나무 가지 묶음이 떨어진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낙화는 세번 정도 반복합니다.

 

줄불과 낙화가 어우러진 멋진 장면입니다. 대단합니다.

 

낙화가 떨어지는 동안에도 줄불은 부용대를 향해 계속 천천히 천천히 이동합니다.

 

카메라의 셔터 속도를 늦춰서 떨어지는 불꽃을 조금 길게 촬영해봤습니다. 실제 모습과는 다르지만 사진으로는 참 멋진 장면이 만들어집니다.

 

불꽃비가 내리는 것 같습니다.

 

낙화가 또 준비됐습니다.

 

관람객들의 "낙화야!" 하는 함성과 함께 커다란 불덩이가 또다시 아래로 떨어집니다.

 

낙화는 한번에 세번 정도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처음 보는 아주 멋진 장면을 봤습니다. 낙화가 끝나면서 선유줄불놀이도 끝납니다. 하지만 줄불은 꺼지지 않고 여전히 타고 있어서 놀이가 끝난 후에도 불꽃은 오랫동안 이어집니다. 수많은 방문객들이 있었던 만큼 주차장에서 차량이 빠져나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선유줄불놀이는 상시 행사가 아니라 특정 기간 동안 특정일에만 진행되는 행사입니다. 올해 행사는 2번 남았네요. 혹시 방문할 생각이 있으시다면 행사 일정을 꼭 확인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 하회선유줄불놀이 일정(하회마을 웹사이트 공지사항)

   : http://www.hahoe.or.kr/coding/sub6/sub1.asp?mode=view&aseq=1903#.Y1c1ynZByUl 

 

공지사항

하회선유줄불놀이 일정  ▶ 8월 27일 ▶ 9월 8일, 11일, 16일, 17일, 18일, 23일, 24일, 25일, 30일 ▶ 10월 1일, 2일, 8일, 15일, 22일, 29일  ▶ 11월 15일 * 60분~90분   *일정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하회마을

www.haho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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