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가지산(迦智山) 보림사(寶林寺)

전남 장흥에 있는 '보림사(寶林寺)'는 송광사(松廣寺)의 말사로 통일신라 말기에 원표대사가 창건했다고 합니다.

 

☞ 보림사 웹사이트 : http://www.borimsa.org

 

장흥에서 우드랜드를 구경하고 돌아가던 중 숙소랑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찾아 갔는데 늦은 시간이라서인지 오가는 사람이 안 보이는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사찰 안으로 들어가려면 '외호문(外濩門)'이라는 낯선 이름의 문을 통과합니다.

 

 

외호문을 지나면 편평한 곳에 자리잡은 사찰 안의 여러 건물들이 보이는데 정면에 보이는 건 '사천문(四天門)'입니다.

 

 

사천문 안에는 사천왕과 금강역사가 있는데 현존하는 사천왕상 중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로, 보물 제1254호라고 합니다.

 

 

사천문을 지나면 이곳 보림사에서 제일 유명한 문화재 중의 하나인 삼층석탑 두개와 그 사이에 자리잡은 석등, 그리고 그 뒤로 대적광전이 보입니다.

 

 

왼편으로는 성보박물관이 있지만 방문시간이 늦어서 이미 문이 닫혀 있습니다.

 

 

삼층석탑과 석등의 위치가 그 뒤에 있는 대적광전과 중심이 맞지 않네요. 건물을 지을 공간이 넓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한쪽으로 밀려서 지은 건 아닐 것 같은데 왜 그런지 살짝 궁금합니다만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고 구경을 이어갑니다.

 

 

다른 사찰들과는 좀 다르게 보림사는 남북으로 길게 지어진 형태가 아니라 외호문을 들어서면서부터는 동서로 건물이 배치된 형태라 이 두 삼층석탑의 이름은 '동·서 삼층석탑'이 아닌 '남·북 삼층석탑'입니다.

 

 

석등까지 포함해서 국보 제44호인 이 문화재는 신라 경문왕 10년(870년)에 세워진 탑으로 통일신라시대의 석탑과 석등의 전형적인 양식을 잘 나타냈다고 합니다. 두 탑 중에서 북쪽탑(오른편)의 높이가 5.9m로 남쪽탑(5.4m)보다 조금 높지만 탑 상륜부의 동그란 보륜(寶輪)의 갯수가 다른 것 말고는 거의 완벽한 대칭구조입니다.

 

 

석등은 석탑보다는 많이 작은 2.9m 높이입니다.

 

 

석탑 앞에는 꽤나 오래되어 보이는 당간지주 두개가 남아 있습니다.

 

 

방문시간이 늦으니 관람이 제한되는 곳이 많아 아쉽지만 조용한 사찰의 분위기를 제대로 맛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보 제117호인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이 이 대적광전 안에 모셔져 있을 것 같은데 문이 잠겨져 안을 구경할 수 없었습니다.

 

 

삼층석탑 북쪽으로는 대적광전보다 더 커보이는 대웅보전이 있습니다.

 

 

다른 사찰에서는 대웅전 뒤 살짝 구석진 곳에서 많이 만나는 삼성각이 이곳에서는 대적광전 옆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웅보전은 대적광전을 기준으로는 대략 90도 정도 틀어진 형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적광전보다도 큰 규모라 그 안이 꽤나 궁금했는데 문이 닫혀 있어 구경할 수 없었습니다.

 

 

대웅보전 뒤쪽으로 조사전과 미타전이 조용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웅보전과 명부전 맞은 편에 자리잡고 있는 범종각은 사찰의 중앙부에 있는데 이런 방식은 꽤나 낯선 위치입니다.

 

 

종무소 주변도 조용합니다.

 

 

명부전 뒷쪽으로 보조선사 탑비와 부도가 두개 있습니다.

 

 

명부전 뒤의 이 건물은 스님들께서 머무시는 선방인가 봅니다.

 

 

통일신라 헌강왕 10년(884년)에 만들어졌다는 보물 제158호인 '보조선사 창성탑비'는 가지산문의 중흥조인 보조체징(普照體澄) 선사의 생애 및 보림사의 개산조인 원표대사의 행적이 씌여 있다고 합니다.

 

 

거북 받침대 지붕 덮개돌 등의 원형이 잘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규모도 커서(높이 3.46m) 당시 석비의 대표작이라고 할만 하다고 하네요.

 

 

탑비 윗쪽으로 보물 제155호, 156호인 부도 두개가 있습니다.

 

 

늦은 시간에 방문한 거라 닫혀있는 건물이 많이 구경을 하지 못한 곳이 많지만 차분하고 조용한 사찰의 분위기를 제대로 맛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