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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아주 좋은 날씨 속에 한라산을 다녀왔습니다. 등산에는 관심도, 소질도 없는 아내가 한라산 정상까지 다녀오느라 꽤나 고생을 해서 일요일과 월요일 이틀 동안은 천천히 휴식같은 여행을 다녔습니다. 그런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계속 비가 이어진다는 일기예보가 바뀌었습니다. 화요일 오전부터는 비가 내리지 않는 걸로요. 으음, 그럼 이번에는 한라산 탐방로 어리목 코스와 영실 코스도 다녀와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내는 한라산 등산의 후유증으로 숙소에서 쉬다가 가까운 곳을 둘러본다고 해서 이번에는 나 혼자 오르게 됐습니다.

인터넷 예약자만 등산할 수 있는 한라산 성판악, 관음사 코스에 비해 어리목 코스와 영실 코스, 돈내코 코스는 예약이 필요없습니다. 하지만 이 코스에서는 한라산 정상까지 등산할 수는 없습니다.

 

☞ 한라산국립공원 탐방로 안내 사이트 : https://jeju.go.kr/hallasan/info/info/info.htm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산국립공원

세계자연유산 제주! 안전한 도시 제주!

jeju.go.kr


오전 6시로 알람을 맞추고 일어났는데 어젯밤부터 내리는 비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비 속에 등산을 하기에는 무리일 것 같아서 어쩔까 잠깐 고민하다 일단 1시간 뒤로 알람을 맞추고 다시 잤습니다. 오전 7시에도 여전히 비는 내립니다. 일기예보는 7시부터 비가 안 내린다고 했는데…… 또다시 어쩔까 고민하면서 스마트폰을 보는데 7시 30분이 넘어가니 비가 그쳤습니다. 짙은 안개도 걷혔고요. 이럴 수가!!!
서둘러 간편식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먹거리와 물, 간식 등을 배낭에 챙겨서 어리목 탐방지원센터로 출발했습니다. 어리목 코스와 영실 코스, 돈내코 코스 셋 중에서 영실코스를 많이 추천하시는 것 같은데 영실코스는 버스 정류장이 있는 매표소에서 탐방지원센터 주차장까지의 거리가 멉니다. 나중에 대중교통으로 돌아오려면 훨씬 멀길래 어리목 탐방지원센터에 주차했습니다.(주차요금 1,800원)

비가 그친지 오래지 않아서인지 주차장은 여유 있었습니다. 주차하고 난 후 간단히 몸을 풀고 등산을 시작합니다.

 

정상에 잘 어울릴 것 같은 멋진 표지석(?)이 있습니다.

 

예약이 없으니 QR코드 체크없이 입장합니다.

 

오전 9시 30분쯤 입장했는데 탐방로 안에 탐방객들이 별로 안 보입니다. 아침까지 내린 비 때문인가? 아무튼 나는 등산을 시작합니다.
어리목 코스 등산로 초입은 성판악 코스처럼 키 큰 나무들로 햇살이 가려진 시원한 숲길입니다. 오늘 아침까지 내린 비 때문인지 공기도 선선하고 상쾌합니다. 한라산 정상까지 올랐던 지난주 토요일만큼이나 등산하기에 좋은 날씨입니다. 이런 행운이 거듭되다니!!

 

조금 빠른 걸음이지만 주변 풍경을 놓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자주 돌려 봅니다.

 

어리목 목교를 지나갑니다. 이 다리를 지나면 사제비 동산까지 1.9km의 경사로가 이어집니다.

 

아침까지 내렸던 비가 햇살에 조금씩 증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고개 숙이고 쉬임없이 빡세게 올라가야겠습니다.

 

비 때문에 바닥이 젖어있지만 그리 미끄럽지는 않았습니다.

 

쉬지 않고 계속 걸으니 땀이 많이 흘러내리는데 깜빡 잊고 수건을 챙기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시냇물이 있길래 세수 한번 하고 계속 올라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발 1,400m까지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습니다. 저 뒤로 푸른 빛이 보이는 걸 보니 경사로는 거의 다 올라왔나 봅니다.

 

드디어 1.9km 구간의 경사로가 끝나고 사제비 동산이 나타났습니다. 고개 숙이고 계단길만 오르다가 확 틘 넓은 공간을 만나니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시원한 경치도 보기 좋지만 살랑살랑 바람까지 불어오니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아주 상쾌한 기분입니다.

 

탐방로 옆으로는 조릿대가 잔뜩 자라고 있습니다.

 

어? 구름이 몰려오는 건가 싶었는데 그렇진 않았습니다. 금방 지나갔습니다.

 

평화로운 풍경이 이어집니다.

 

사제비 동산을 지나다 보니 왼쪽으로 전망대가 하나 보입니다. 만세동산 전망대라고 하네요.

 

눈 아래로 구름이 보입니다. 참 멋진 풍경입니다. 등산하는 재미를 제대로 맞이하는 것 같습니다.

 

전망대 안내판을 보면 백록담 오른편으로 윗세오름 중 두개의 오름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주변의 멋진 풍경에 정신이 팔려 안내판을 대충 읽었더니 안내판 속의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지 않았네요......

 

여러 번 바라봐도 정말 멋진 풍경입니다. 게다가 날씨까지 상쾌해서 기분은 최고입니다.

 

만세동산 전망대에서 내려와 다시 탐방로를 따라 걸어갑니다. 왔던 길 뒤편으로 보이는 구름이 드리워진 풍경도 멋지고,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멋진 곳입니다.

 

저 능선 너머에 관음사 탐방로가 있는 걸까요? 지도를 살펴보면 더 멀리 있나 봅니다.

 

멋진 풍경에 날씨까지 좋으니 저절로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나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집니다.

 

하지만 셀프샷은 꾸준히 남겼습니다.(사진의 색온도를 바꿨더니 얼굴이 빨갛게 나오네요.)

 

이렇게 높은 곳에도 습지가 있습니다. 저지대에서 볼 수 있는 습지 생태계랑 다르다고 하는데 자세히 관찰하기에는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오늘 아침까지 내린 비로 수량이 많아졌나 봅니다. 물이 아주 맑습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과 눈이 다 시원해지는 풍경이 계속 이어집니다.

 

오랜만에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탐방 안내를 보면 오름샘이 있다는데 안 보여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멋진 풍경을 구경하면서 걸었더니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것 같습니다.

대피소 앞에 새로운 시설을 만들고 있나 봅니다. 한창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예쁜 카페 모양의 건물처럼 보이는데 무슨 용도일지 기대됩니다.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만 대피소 이용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아직 탐방객들이 많지 않아서 인증석 사진을 찍었습니다.

 

먼저 사진을 찍던 분들께 부탁해서 제 사진도 찍고요.

 

대피소를 지나 영실코스로 내려가는 길목에 윗세오름 표지목(?)도 있습니다만 표지석에 비해 인기가 덜한가 봅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가져온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었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안내판을 보니 어리목 탐방로 마지막 코스인 남벽 분기점까지 2.1km이고, 1시간 코스라고 하네요. 바로 영실방향으로 내려갈까, 아님 남벽 분기점까지 갔다가 되돌아와서 영실방향으로 내려갈까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씨라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아 남벽 분기점까지 갔다 오기로 결정했습니다.

 

윗세오름 인증석에서 반달이랑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뒤에 서계신 분이랑 사진을 서로 찍어줄 때 반달이도 살짝 등장합니다.

 

윗세오름을 지나 남벽 분기점까지 걸어갑니다. 주변의 풍경이 너무나 멋져서 발걸음 가볍게 사뿐사뿐 걸어갑니다. 계속해서 대단하다는 감탄을 반복합니다.

 

백록담 남쪽 분기점에 도착하려면 멀었으니 저기는 서쪽일까요?

 

남쪽 분기점까지 가는 길은 평탄한가 봅니다. 힘들지 않게 걸어갑니다.

 

백록담을 삥 둘러가며 파노라마식으로 보면서 걸어가는 기분입니다.

 

오늘은 구름도 멋지게 등장합니다.

 

잠시 뒤를 돌아보니 꽤나 많이 걸어왔네요.

 

응? 바닥이 지금까지와 달리 좀 불편한 상태입니다. 돌과 흙이 뒤섞여 있어 발을 딛기 살짝 불편합니다. 하지만 이런 구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한라산 조릿대 연구에 대한 안내판이 여러개 설치되어 있는데 그래서인지 조릿대가 아주 많습니다.

 

한라산 정상에서 백록담을 바라볼 때와는 많이 다른 백록담의 바깥 풍경입니다.

 

비슷비슷한 풍경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만 경치가 멋지니 계속 사진을 찍게 됩니다.

 

방아오름 전망대라고 하네요. 백록담 남벽 아래에 있는 작은 오름인데 모양이 방아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전망대 반대편에도 물이 나오는 곳이 있습니다만 '먹는 물 금지'라는 안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방아오름 전망대 안내판에 보면 방아오름샘이 있다고 하는데 이곳인가 봅니다.

 

인증샷을 남기고 계속 걸음을 옮깁니다.

 

구름이 멋지길래 또 인증샷을 남깁니다.

 

백록담 남벽의 모습이 조금 전까지와는 조금 달라 보입니다.

 

드디어 남벽 분기점에 도착했습니다. 힘들지 않게 도착했습니다. 기분좋게 걸어서인지 안내판에 있는 시간(1시간)보다는 짧게 걸렸습니다.

30여년 전에 백록담까지 오를 때 이리로 지나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만 확실치 않습니다.

 

남벽 분기점이라는 상징성은 있겠지만 보이는 풍경은 지금까지 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정상의 지형은 조금 달라 보이네요.

 

반달아, 봐라. 저기가 백록담 남쪽 절벽이란다. 듣고 있는 거니??

 

남벽 분기점에서 돈내코 코스로 내려갈 수 있나 봅니다. 하지만 저는 영실코스로 내려갈 계획이라 윗세오름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구경을 마치고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갑니다.

 

지나왔던 길이라 걸어야 할 코스를 짐작할 수 있으니 발걸음이 힘들지 않습니다.

 

탐방객들이 거의 없어서 파노라마 사진을 또 찍어 봤습니다.

 

어? 옛날 길인가 봅니다. 그럼 내가 옛날에 백록담 올라갈 때 이리로 걸어갔던 건가 싶습니다.

 

사뿐싸뿐 발걸음 가볍게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되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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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라산 어리목→영실코스 등반(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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