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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 8일째, 피렌체 여행은 셋째날입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피사를 들를지 말지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피렌체에서 피사를 다녀오려면 기차를 타고 왕복 2시간이 걸리고, 반나절을 소비하면서까지 볼 만큼 구경거리는 많지 않은 것 같아서 그 시간을 피렌체에서 다른 곳을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많이 본 피사의 기울어진 탑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남아 있어 다녀오는 걸로 결정을 하게 하네요......
오늘 여행 일정은 피사를 구경한 후 피렌체로 돌아와서 우피치 미술관을 관람하는 걸로 계획했습니다. 우피치 미술관은 피사를 다녀오는 오늘보다는 두오모 통합권으로 여유있게 관람한 어제 구경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데 어제가 월요일이라 우피치 미술관이 문을 열지 않네요. 그래서 조금 바쁘기는 하지만 피사를 다녀온 후에 서둘러 구경하기로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미술관 관람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텐데 입장권 구입을 위한 줄이 길기라도 한다면 그나마 여유있지 않은 관람시간이 더 줄어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약해 놓은 피사행 트렌 이탈리아 열차를 타기 위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으로 가는 길에 우피치 미술관에 들러서 입장권을 먼저 구입해놓기로 했습니다.
숙소가 있는 두오모 광장에서 우피치 미술관으로 가려면 시뇨리아 광장과 베키오궁을 지납니다.

 

베키오궁의 타워는 유료로 올라가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저기에 올라가면 조토의 종탑이나 두오모 쿠폴라에서 보는 것처럼 피렌체의 모습을 멀리까지 볼 수 있겠네요.

 

시뇨리아 광장 주변에는 유명 조각품의 복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제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봤던 '겁탈당한 사바나 여인'도 보이네요.

 

베키오 궁전 입구의 왼쪽에는 다비드상, 그리고 오른쪽에는 방망이를 들고 카쿠스를 붙잡고 있는 헤라클레스가 있습니다.

 

베키오 궁전에서 조금 더 아래쪽(남쪽)으로 걸어가면 우피치 미술관 입장권을 판매하는 곳이 있습니다. 앗! 그런데 티켓 오피스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는 줄과 미술관에 입장하기 위한 줄이 같은 줄이네요. 시간이 그리 여유있지 않아서 기차 시간에 늦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줄을 구분하지 않고 서는 것이 여기 방식인가 봅니다. 그나마 줄이 무지 길지 않았다는 것에 다행히었습니다. 아무튼 입장순서가 되어 티켓을 구입했는데 티켓에 미술관 입장시간이 찍혀나오네요? 이런...... 지금 들어갈 것이 아니라 오후에 들어갈 것이라고 물어보니 괜찮다고 합니다. 다행이네요......
우피치 미술관 입장권을 구입하고 나니 열차 출발시간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택시를 타고 역으로 갈까 생각했는데 미술관 주변에 택시가 안 보이네요. 로마에서 편하게 사용한 프리 나우(Free Now) 어플이 피렌체에서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택시를 타려고 해도 기다리는 시간과 이동시간까지 합하면 빠르게 걷는 것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을 것 같아 서둘러 걸었습니다. 다행이 출발시간에 거의 맞춰서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에 도착했습니다. 

미리 도착해있던 아이들에게 탑승 플랫폼을 알아놓으라고 한 덕분에 시간에 늦지 않게 바로 열차에 탑승했습니다. 피렌체에서 피사까지 가는 열차는 트렌 이탈리아로 예약했는데 트렌 이탈리아 티켓으로 탑승하는 열차들은 출발시간과 출발역에 따라 차량이 다릅니다. 로마에서 아씨시를 다녀올 때 탔던 기차랑 모양이 다르지만 트렌 이탈리아 마크는 같습니다. 아무튼 2등급 좌석을 예매한 것이라 빈 자리를 찾아서 앉으면 됩니다. 겨울철 평일 오전이라서인지 좌석은 여유 있습니다.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에서 피사 중앙역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립니다. 기차는 그동안 본 화려한 관광지와는 풍경이 많이 다른 시골길을 달립니다.

 

시간 잘 맞춰 피사 중앙역에 도착했습니다.

 

피사 중앙역에서 피사의 사탑까지는 걸어가기에는 조금 거리가 먼 듯하여 역 앞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그런데 피사 중앙역에서 피사의 사탑 입구까지는 고정요금(8유로였던가? 9유료였던가....)을 받나 봅니다. 4인 가족이라면 버스를 타는 요금(1인당 1.5유로)보다 조금 더 주고 편안하게 택시를 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택시 기사가 내려준 곳은 피사의 사탑이 있는 '미라콜리 광장(두오모 광장)' 서쪽에 있는 '피사 누오보 성'의 서쪽 입구 앞입니다. 성문 앞에는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호! 성문 안으로 들어서면 '산 조반니 세례당'(피렌체에 있는 것과 이름이 같음)과 '피사 대성당', 그리고 '피사의 사탑'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하나씩 찾아다니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것처럼 모두 가까이에 모여 있습니다.

 

성벽 서문 쪽에서 제일 가까이 있는 건 '산 조반니 세례당(Battistero di San Giovanni)'입니다. 지붕의 한쪽면이 공사 중인지 기와가 떨어져 있습니다.

 

피사 대성당 뒤로 피사의 사탑이 슬쩍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피사의 대성당(두오모)은 피렌체나 로마에서 보던 대성당과는 겉모습이 다르네요. 피렌체의 '산 로렌초 성당'과 비슷한 형태입니다.

 

세례당은 규모도 크지만 동그란 지붕도 꽤나 화려합니다.

 

피사 대성당 말고 다른 곳은 유료 입장이라 일단 외부에서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성당 뒤쪽(북쪽)의 '캄포산토 모누멘탈레(Camposanto Monumentale)'는 납골당이라고 하네요.

 

오늘처럼 구름 한점 없이 맑은 날씨는 이탈리아 여행하는 동안 오랜만에 만나네요.

 

피사에 가면 기울어진 사탑 구경보다 그걸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 재미있다고 합니다.

 

'피사의 사탑(Torre di Pisa)'은 1173년~1372년에 지었다고 하는데 60m에 이르는 높이에 비해 하층부를 좁게 설계했고, 지반까지 약해 탑이 완성되기 전부터 조금씩 기울었다고 합니다. 기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많은 노력에도 효과가 없어 1990년에 출입을 통제하고 10여 년간 보수공사를 해서 기울어지는 건 멈추었다고 합니다. 2001년부터 매시간 오르는 인원(18유로)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갈릴레이가 자유낙하 실험을 했다고 하는데 눈앞에서 보니 기울어진 정도가 생각보다 크네요.

 

대성당의 남쪽에는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지만 예약 수수료로 1유로를 더 받습니다. 지금처럼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지 않는 계절이라면 당연히 티켓 오피스에서 구입해야지요.

 

대성당은 정면에서 보는 모습도 멋있지만 이렇게 옆에서 보는 모습도 좋습니다.

 

단체 관광객들이 들어오면서 미라콜리 광장에 사람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우리가 택시에서 내렸던 곳이 아니라 반대편에서 많이 오네요.

 

피사의 사탑은 별도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고 매시간마다 입장객을 제한하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입장객이 별로 안 보입니다.

 

피사의 사탑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방법이 궁금해집니다. 아마도 걸어서 올라가야겠지요? 꼭대기 말고는 사람들이 안 보이는 걸 보면 중간에 밖으로 나올 수는 없나 봅니다.

 

기울어져 있다는 유명세 때문에 탑의 모습을 자세히 보는 걸 깜빡할 뻔했습니다. 이 탑을 세운 목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입구는 평지보다 조금 아래에 있습니다.

 

사탑의 북쪽에는 티켓 오피스와 기념품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 광장 중앙에 로마의 건국신화와 관련있는 늑대의 젓을 먹는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조각상이 있습니다.

 

 

티켓 오피스 앞 잔디 광장에 있는 조각품은 폼페이에서 만났던 예술가 Igor Mitoraj의 '타락한 천사(Angelo Caduto)'라는 작품입니다. 이카루스(Icarus)의 신화를 표현한 것이라고 하네요.

 

음...... 카메라의 수평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사진을 찍으면 금방 쓰러질 것 같은 기울기입니다.

 

이렇게 피사의 미라콜리 광장에 있는 건물들의 외관을 구경한 다음 대성당과 세례당 안으로 구경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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