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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사(鳳停寺)'는 안동시내를 기준으로 하회마을이나 도산서원과는 거리도 멀지만 방향도 서로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안동여행을 하다 보면 갈만한 곳 중에서 한두곳 정도가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봉정사가 그런 편입니다.

블로그에 글 올리기 전 겨울철에 한번 다녀왔고, 2009년에 한번 더 다녀오고는 그 이후에는 방문한 적이 없었네요.

 

☞ 봉정사 웹사이트 : http://www.bongjeongsa.org

☞ 예전에 다녀온 글 : http://hangamja.tistory.com/207

 

아침에 숙소에서 출발해서 연미사에 잠깐 들렀다가 봉정사에 도착하니 아직은 관람객들이 별로 안 보입니다.

이번 안동여행은 가는 곳마다 관람객들이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라 구경하기에는 참 좋았습니다.

 

'봉정사(鳳停寺)'는 신라 문무왕 12년(672년)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스님께서 창건한 사찰이라고 합니다.

'천등산(天燈山)'은 원래 '대망산'이라 불렀는데 능인스님 젊었을 때 대망산 바위굴에서 도를 닦던 중 천상의 선녀가 내려와 등불을 내려 굴 안을 환하게 밝혀주었다고 해서 '천등산(天燈山)'으로 부르고, 그 동굴을 '천동굴'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 뒤에 능인스님이 수행을 계속하여 도력으로 종이 봉황을 접어서 날리니 지금 이곳에 머물러 봉황새 '봉(鳳)'자에 머무를 '정(停)'자를 따서 '봉정사(鳳停寺)'라 명명하였다고 합니다.

 

매표소 앞에 차를 세우고 입장권을 구입한 후 언덕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일주문에는 '천등산봉정사(天燈山鳳停寺)'라고 써있는데 기둥과 현판이 칠을 한지 오래됐는지 칠이 벗겨져나간 곳이 좀 눈에 띄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초라하게 보인다기 보다는 오랜 역사가 있는 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봉정사'라는 이름이 주는 뭔가 특별함이 제 머릿속에 들어 있나 봅니다.

 

 

일주문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명옥대(鳴玉臺)'가 왼편으로 보입니다.

명옥대는 퇴계선생이 후학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던 곳을 기념하여 현종 6년(1665년)에 세운 것이라고 합니다.

어제 밤부터 많지는 않지만 비가 내렸는데 그래서 그런지 바위 홈으로 물이 흘러내립니다.

 

 

경사진 곳에 세워진 누각이라 아랫쪽에는 짧은 받침기둥을 세워놓았습니다.

옆에 있는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오고, 주변은 나무가 푸르니 공부보다는 좋은 소풍장소로 좋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언덕길을 올라간다고는 해도 그리 힘들만한 정도는 아니라서 그냥 천천히 산책하는 정도입니다.

 

 

조금 더 올라가면 경사로 왼편으로 봉정사 건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시멘트로 포장된 길을 따라 옆으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웬지 이 돌계단으로 올라가야 할 것 같습니다.

 

 

부석사의 안양루를 지나는 것처럼 만세루 아래의 작은 통로와 계단을 지나야 경내로 들어갑니다.

 

 

실제로 머리가 닿을 것 같지는 않지만 웬지 살짝 숙여야 할 것 같습니다.

 

 

계단을 지나면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은 대웅전입니다.

 

 

국보 제311호인 '봉정사 대웅전(大雄殿)'은 건립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수리할 때 발견된 묵서명으로 추정하면 현존하는 다포계 건물로는 최고의 목조건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유명세에 비해서 외관은 그리 화려하지 않은 팔작지붕을 얹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단층건물입니다.

 

 

10월말 쯤이면 봉정사로 들어오는 길목인 서후면 국화밭에서는 국화꽃이 만발하게 되는데 아직은 조금 이른가 봅니다.

 

 

빗방울이 떨어질랑 말랑하는 날씨인데 흐린 하늘에 어울리는 듯이 경내는 조용하기만 합니다.

 

 

봉정사의 대웅전은 특이하게도 정면 문 앞에는 복도식 마루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올라가지 마시오'란 금지문구가 없어 조심스럽게 살짝살짝 발걸음을 옮기며 그 위로 올라섰습니다.

 

 

이곳에 앉아서 바라보는 풍경도 참 좋습니다.

게다가 관람객들이 많지 않아 조용하니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봉정사에는 범종각이 아닌 만세루 위에 법고(法鼓)와 목어(木魚), 운판(雲版)이 있습니다.

가만히 보니 법고 옆에서는 무청을 말리고 있네요.

 

 

법고(法鼓)와 목어(木魚), 운판(雲版)이 만세루 위에 있으니 '범종각(梵鐘閣)'에는 범종만 달려 있습니다.

아직은 푸르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 뒷편의 은행나무잎이 노란색으로 화려하게 변하면 더 멋진 풍경이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대웅전 서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현존하는 우리 나라의 목조건축 중 가장 오래된 최고(最古)의 건물이라고 하는 '극락전(極樂殿)'이 있습니다.

국보 제15호인 극락전은 고려시대의 건물이지만 통일신라시대의 건축양식을 내포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면 3칸, 측면 4칸의 맺배지붕과 주심포 양식의 건물로, 정면을 토벽으로 밀폐하여 감실형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운데에는 널판지 두장을 사용한 문짝을 달았고, 좌우에는 11개의 살이 달린 광창이 있습니다.

 

 

극락전 정면에는 고려시대 중기에 조성된 삼층석탑이 있습니다.

높이와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탑 주변에는 국화꽃이 채워져 있어 웬지 모를 친근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극락전 선쪽 언덕에는 '삼성각(三聖閣)'이 있는데 사실 삼성각이라는 건물보다는 그곳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더 멋집니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극락전과 대웅전 등의 기와지붕이 이어지는 풍경이 참 보기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찰을 방문하면 제일 좋아하는 풍경이 이렇게 기와지붕이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라서 지금 이 모습이 마음에 듭니다.

 

 

 

극락전 앞 담장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보니 이곳은 깊은 산속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쨌든 산속에 자리잡은 사찰이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었습니다.

 

 

절의 규모는 그리 큰편은 아니지만 구경하는 재미가 좋습니다.

 

 

봉정사 구경을 마치고 그 옆에 있는 '영산암'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영산암 구경까지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가려다 예쁘게 피어 있는 국화꽃과 그위를 오가는 부지런한 벌꿀(?)을 만났습니다.

 

 

봉정사 경내로 들어설 때 계단으로 올라오지 않고 경사로로 올라오면 이 '진여문(眞如門)'을 통해서 안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가을에 안동을 여행하면 빨갛게 잘 익은 감을 많이 만납니다.

까치밥으로 남겨둔 건지 한두개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조용한 분위기에서 차분하게 구경하기 좋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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