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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 보문사(普門寺)

한감자 2014. 2. 20. 20:52

겨울답지 않게 따뜻한 2월 중순, 점심 즈음해서 강화군 석모도에 있는 '보문사(普門寺)'에 다녀왔습니다.

보문사는 강화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건너 석모도라는 섬에서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합니다.

외포리에 주차한 후 배가 뜨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잠깐 바다를 구경했는데 물이 많이 빠져나가 썰렁한 느낌이 드네요.

 

 

외포리에서 석모도로 건너가는 배값은 왕복요금으로 지불하고, 석모도에서 외포리로 건너올 때에는 표검사 없이 승선합니다.

보문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많아서인지 자동차와 사람을 동시에 실을 수 있는 배를 운행하는데 배의 크기가 좀 큰 편입니다.

아마도 주말은 배안에 자동차로 꽉 찰 것 같은데 평일의 경우에는 (시간대별로 다르겠지만) 그 정도는 아닙니다.(대략 3/4 정도 차를 실었나 봅니다.)

 

 

배를 타는 곳 앞 가게에서는 커다란 노래방용 새우깡을 쌓아놓고 판매하고 있는데 갈매기들을 유인하는데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됩니다.

이런 일은 이곳 뿐만 아니라 여객선을 타는 곳에 갈매기가 살고 있다면 그런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인듯 합니다.

 

 

이렇게 손에 잡고 있으면 날아와서 부리로 채가거나, 하늘 위로 던져주면 냉큼 받아 먹습니다.

 

 

그리 멀지는 않은 거리입니다만 외포리에서부터 건너편 석포리선착장까지 따라옵니다.

 

 

석포리선착장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보문사 앞에서 내린 다음 점심식사를 안 해서 배가 고픈 상태라 식사나 할까 하고 식당에 들어갔다가 식사 대신 파전, 새우튀김에 막걸리로 때웠습니다.

처음에는(?) 파전에 막걸리 한잔 하려다가 새우튀김이 보이길래 추가로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양을 넉넉하게 주셨습니다.

김치 대신 순무김치를 같이 내오셨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많이 본 큰 새우가 아니라 작은 새우를 뭉쳐서 튀긴 것인데 새우보다는 밀가루 튀김옷이 훨씬 더 많습니다.

맛있는 새우튀김을 기대하고 주문한다면 좀 실망하겠지만 그래도 바삭하니 막걸리와 함께 먹기에는 괜찮습니다.

인삼 막걸리는 톡 쏘는 맛이 안나는 그냥 넘기기 좋은 달달한 맛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잠시 뒤에 파전이 나왔는데 안에 들어간 내용물이야 다른 곳과 별 차이가 없지만 먹기 좋게 아주 적당하게 잘 구워(튀긴 건가?) 내오셨습니다.

 

 

 

파전은 아저씨께서 만드셨지만 음식 기다리는 동안 도토리묵 무침도 서비스로 주시고, 시원시원하게 말씀도 해주시는 등 손님들을 기분좋게 하시는 여사장님이 계셨습니다.

 

 

막걸리와 파전, 새우튀김으로 배는 채우고 그 기운으로 보문사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 보문사 웹사이트 : http://www.bomunsa.net

 

보문사는 신라 선덕여왕 4년인 635년에 희정대사가 금강산에서 수행하던 중 관세음보살님을 친견하고 강화도로 내려와 세웠다고 합니다.

창건 당시에는 관세음보살이 상주한다는 산의 이름을 따서 낙가산이라고 하고, 보문사라 이름지었다고 합니다.

보문사는 양양 낙산사, 금산 보리암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관음기도 도량이라고 합니다만, 얼마 전에 다녀왔던 부산의 해동 용궁사도 그렇다고 하니 주장하는 곳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나 봅니다.

일주문에 쓰인 '洛迦山 普門寺'라는 글씨가 참 멋집니다.

 

 

일주문에서 경내로 들어서는 길이 경사진 길인데 평상시라면 괜찮겠지만 배부른 상태에서 걷기에는 좀 힘드네요.

 

 

경사진 언덕길에 비해 경내는 의외로 꽤나 넓은 평탄한 공간입니다.

 

 

겨울이라 조금은 쓸슬한 분위기가 느겨집니다.

 

 

 

보통 절에서 중심이 되는 건물은 대웅전인데 보문사는 아미타불을 보신 '극락보전(極樂寶殿)'이 있습니다.

아미타불 좌우에는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계십니다.

 

 

 

 

극락보전의 문살이 예쁜 연꽃모양인데 칠이 많이 벗겨졌습니다.

 

 

극락보전 앞에는 낮은 기와 위에 옥으로 만든 듯한 작은 부처님이 앉아 계시고, 그 앞이나 품안에 동전들이 올려져 있습니다.

 

 

 

주말이면 많은 방문객들로 북적거릴 텐데 이렇게 한산하니 여유롭게 절 구경하기에 참 좋습니다.

 

 

 

 

 

극락보전의 서쪽에는 보문사 석실이 있는데 보문사가 창건된지 14년후 어부들의 그물에 걸려 올라온 석불상들을 이곳 동굴에 안치하면서부터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석실 안에는 세분의 삼존상과 한분의 관세음보살, 19분의 나한상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이 석실은 경주 석굴암처럼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석굴사원이라고 합니다.

 

 

석실 서쪽편 위에는 열반 당시 모습의 석가모님 부처님을 모셨다는 '와불전'이 있습니다.

 

 

 

 

와불전 아래로는 오백나한상과 33관세음보살 사리탑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2005년에 조성된 사리탑은 목조형식의 3층 석탑인데 세세한 부분까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오백나한상은 오백분의 모습과 표정이 모두 다르고, 각각의 개성적인 모습을 자유분방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보문사 경내구경은 대충 다 구경했으니 마애관세음보살이 있는 눈썹바위까지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극락보전 옆길을 따라 계단을 쭈욱 올라가면 되는데 그리 높지 않은 길인데 배 불러서 걷기에는 조금 힘듭니다.

 

 

눈썹바위까지 올라가는 중간 즈음에 소원을 적은 종이를 유리병에 넣고 매달아 놓는 곳이 있습니다.

눈앞에 서해바다가 펼쳐지는데 맑은 날에 본다면 꽤나 보기 좋은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드디어 눈썹바위까지 다 올라왔습니다.

 

 

이 마애관세음보살은 1928년 당시 주지스님이 보문사가 관음성지임을 나타내기 위하여 금강산 표훈사의 스님과 같이 새긴 것이라고 합니다.

높이는 920cm, 너비 330cm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꽤나 보기 좋습니다.

 

 

보문사 구경을 마치고 배스 타는 곳으로 내려왔더니 버스가 10분전에 이미 출발했고, 다음 버스는 50분이나 지나야 온다고 합니다.

아이쿠, 이런.

이럴줄 알았다면 버스시간을 미리 알아보고 움직였어야 하는 건데 50분 동안 할일없이 기다리기에는 너무 심심할 것 같아 길따라 걷다가 버스 지나가면 손들고 태워달래야지 생각하고 걷기 시작했는데 운좋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씨 좋은 운전사분을 만나서 석포리 선착장까지 편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외포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운전하다 동막해수욕장에서 내려 잠시 바다를 구경하고는 인천으로 돌아왔습니다.

 

 

보문사는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석포선착장에서 내린 후 자가용으로 이동하거나 버스를 타면 쉽게 도착할 수 있는 곳이라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 절입니다.

시간 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평일 낮 한가한 때에 한여유있게 다녀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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