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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자전거나라 남부 1박 2일 레알팩 투어 둘째날,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캐리어를 버스에 싣고 오늘의 목적지인 폼페이(Pompei)로 출발합니다.

어제부터 궁금합니다만 버스의 시간은 어느 지역을 기준으로 맞춰져 있을까요. 현지 시간도 아니고, 우리나라 시간도 아닌 걸 보면 시간을 안 맞춰놓은 상태가 계속되는 건가 보네요.

 

호텔에서 폼페이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중간에 차량이 정체되는 구간이 있어 생각보다는 조금 늦었습니다만 시간에 쫓길만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도로에서 운전하는 걸 보면 이탈리아 사람들도 꽤나 성격이 급한 것 같은데 도로에서 차량이 막힐 때는 그러려니 하는 걸 보면 우리랑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아무튼 버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간단한 소지품을 챙겨서 폼페이 입장하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입장하기 전에 폼페이 유적이 있는 곳을 보니 뭔가 거인 같은 포스를 풍기는 조형물이 서 있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으로는 원래부터 있었던 건 아니고 유명한 폴란드 예술가 Igor Mitoraj(1944~2014년)가 폼페이에서 열린 전시회 후 기증한 것이라고 하네요.

 

입구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에 드디어 문이 열렸습니다.

 

가이드가 티켓을 발급받고 안으로 입장하여 화장실에 들렀습니다. 유럽에서 화장실은 대부분이 유료이거나 많지 않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들러야 합니다.

 

안개가 살짝 낀 듯한 분위기에서 폼페이 투어를 시작합니다.

 

79년 8월 넷째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로마 귀족들의 휴양도시로 전성기를 누리던 '폼페이(Pompei)'는 순식간에 화산재로 뒤덮인 도시가 됩니다. 찬란했던 이곳의 문화도 화산재 아래에 묻혀있다가 1748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됩니다. 이때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폼페이는 자동차 전용도로 같은 마차전용도로, 수세식 화장실, 헬스시설을 갖춘 사우나 시설 등 2000년 전에 만들어진 도시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놀라운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폼페이는 몰고기 모양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우리는 물고기 모양에서 아래쪽 중간쯤에 해당하는 대극장이 있는 곳으로 입장했습니다.

 

대극장 전에는 관중들이 공연을 기다리던 넓은 회랑이 있습니다.

 

회랑의 벽쪽에 있는 작은 문은 검투사들의 숙소였다고 합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대극장으로 이동합니다.

 

우리는 문이 열리자마자 입장한 것 같은데 우리보다도 먼저 온 사람들이 있었네요.

 

'대극장(Great Theatre of Pompeii)'은 그리스식으로 지은 반원형 극장인데,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합니다.  천으로 천장을 덮어 햇빛을 가릴 수 있었고, 무대 뒷면에는 조각상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볼 수 없습니다.

 

대극장은 신분에 따라 세단계로 좌석이 구분되었는데 제일 아래쪽의 대리석 계단이 최고의 좌석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뮤지컬이나 가수들의 공연에서도 무대와 제일 가까운 곳이 제일 가격이 높은 자리인 것과 비슷하네요.

 

대극장의 반원형 구조는 무대에서 말하는 소리가 높은 곳의 좌석까지 잘 전달되는 구조라고 합니다. 실제로 가이드가 저 자리에서 말하는 것이 수신기를 통하지 않고도 큰 소리는 아니지만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잘 들렸습니다.

 

대극장 옆에는 음악공연이 열리던 소극장 '오데온(Odeon - Teatro Piccolo)'이 있다는데 그곳은 들르지는 않았습니다.

 

대극장 계단 위에서 보이는 풍경은 예상과 달리 좀 황량한 모습입니다. 이런 풍경 속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저 하얀색 건물은 뭘까요? 구글맵으로 찾아봐도 이름이 나오지 않네요.

 

대극장을 구경하고는 가이드를 따라 어디론가 이동합니다.

 

폼페이 전체를 다 구경하려면 꼬박 하루가 걸릴 정도로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 우리는 여러 유적들 중에서 몇가지만 골라서 구경한다고 합니다.

 

폼페이는 마차가 다니는 길과 사람이 다니는 인도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다니는 길도 인도가 차도보다 조금 높이 있는데 그 옛날 폼페이에서도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비가 내릴 경우를 대비한 것인지 바닥은 큰 돌로 편평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차가 많이 지나간 길은 마차 바퀴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폼페이에 남아 있는 여러 주택 중에서 우리가 방문한 곳은 '메난드로의 집(Casa del Menandro)'입니다. 입구를 들어서면 물이 담기는 네모난 작은 연못(작은 욕조?)이 있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것은 중앙 정원인가 봅니다.

 

중앙에 있는 정원 가장자리에는 여러 개의 방이 있습니다. 그 방들의 벽면에는 아직도 그 당시의 그림이 남아 있습니다.

 

중앙의 정원도 크고, 회랑의 화려한 기둥들을 보면 이 집의 주인은 꽤나 높은 직책의 귀족이었을 걸로 추측됩니다.

 

여러 방들 중에서 몇몇은 바닥에 화려한 모자이크가 남아 있습니다.

 

다른 곳에도 모자이크가 남아 있습니다.

 

화려한 저택을 구경하고는 다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아직도 복원공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도로 중간에는 건너편 인도로 넘어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있습니다. 이 징검다리는 마차의 바퀴가 통과할 수 있도록 간격을 맞춰 설치했다고 합니다. 그런 걸 보면 마차의 규격이 웬만큼 정해져 있나 봅니다.

 

오늘날 신도시의 도로를 보는 것 같은 쭉 뻗은 직선도로입니다.

 

다음에 들른 곳은 대중 목욕탕입니다. 로마에 있는 것만큼의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이곳도 꽤나 큰 규모의 목욕탕입니다.

 

목욕탕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곳은 사우나실이라고 합니다. 양쪽 벽면에 있는 네모로 파여있는 공간은 개인 라커인가 봅니다. 아치 위쪽에 있는 커다란 창을 통해서 자연광이 들어와 내부를 밝혀주는데 이처럼 지붕에 구멍이 있는 곳이 온탕이라고 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이용시간대는 다르지만 귀족이든 평민이든 함께 목욕을 했다고 합니다. 목욕탕 앞에는 음료 가게도 있었다고 하네요. 작은 돌로 만든 욕실 바닥의 모자이크는 미끄럼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벽이 이중으로 되어 있어 외부와 내부의 벽 사이로 뜨거운 공기가 아래에서 올라와 실내를 데워 온도를 높여준다고 합니다.

 

목욕탕 안의 다른 공간으로 이동했는데 이곳에는 중간에 물이 올라오는 작은 분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아치형의 천장에 홈을 파서 벽에 맺힌 물방울이 아래로 바로 떨어지지 않고 벽을 따라 흘러내리도록 만든 것 등 여러 종류의 목욕탕이 있어 오늘날의 찜질방의 다양한 시설과 크게 차이 나지 않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대단하네요......

 

이곳 말고도 주피터 신전 뒷쪽에 '대중 목욕탕(Terme del Foro)'이 하나 더 있는데 그곳이 폼페이에서 가장 오래된 목욕탕이라고 합니다.
목욕탕을 나와 포룸(Forum)이 있는 곳으로 걸어갑니다.

 

마차가 다니는 도로를 잘 보면 큰 돌 틈에 작은 돌들이 몇몇 보이는데 이건 밤에도 마차가 다니는 길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한 야광석이라고 합니다.

 

도로 한모퉁이에는 물을 모아두는 돌로 만든 수조가 있습니다.

 

주도로에서 벗어난 골목에도 직선으로 쭉 뻗은 길이 이어집니다.

 

이제 폼페이의 중심부쯤 되는 포룸(Forum)에 도착했습니다.

 

예전의 건물들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화려한 기둥들은 많이 남아 있어 그 당시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직사각형 모양의 광장인 포룸은 주피터 신전, 시장, 목욕탕 등의 공공 시설로 둘러싸인 폼페이의 중심지입니다.

 

아까 폼페이에 입장하기 전에 봤던 청동상과 비슷한 형태의 청동상이 이곳에도 하나 있습니다. 이 청동상도 Igor Mitoraj의 1994년 작품입니다.

 

포룸 정면으로 보이는 시설은 '주피터(제우스)의 신전(Tempio di Giove)'이라고 합니다.

 

폼페이에서 가장 중요한 신전이었는데 신전 안에 있던 주피터, 유노(헤라), 미네르바(아테나)의 동상은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청동상 뒷편에 있는 건물은 호민관, 원로원, 집정관이 있는 관청 자리였나 봅니다.

 

주피터 신전을 마주보고 포룸의 오른쪽에는 직물염색가공업자 조합인 '에우마키아(Edificio di Eumachia)' 건물의 일부가 남아 있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로마의 건축물은 안에는 벽돌로 만들고 외부를 대리석으로 씌운다고 했는데 그 설명한 내용을 지금 눈앞에서 보고 있습니다.

 

에우마키아 반대편에는 고대 로마시대에 집히나 재판, 회담 등을 주최하던 공공건물인 '바실리카(Basilica)'가 있습니다. 기원전 2세기 중후반에 지어진 것으로 현재까지 남아 있는 로마시대 바실리카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바실리카의 건물 구조가 중세 이후 성당의 건축 양식으로 자리 잡았고, 그 결과 지금은 규모가 큰 성당을 바실리카로 부르게 됐다고 합니다.

 

바실리카 북쪽 맞은편에는 '아폴로 신전(Temple of Apollo)'이 있습니다. 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인들이 만든 아폴로 제단이 있던 자리에 산니타족이 축조한 것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총 28개의 코린트 양식의 기둥이 건물의 지붕을 받치고 있었는데 모두 손실되었고, 지금은 정면에 보이는 2개의 기둥만 복원되었다고 합니다.

 

회랑이 있던 자리에 궁수의 신인 아폴로(Apollo)와 그의 여동생인 달의 여신 디아나(Diana)의 청동상이 서있는데 특히 활을 쏘고 있는 아폴로 청동상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바티칸 박물관에 있는 벨베데레의 아폴로상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 있는 청동상은 복제품이고, 진품은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 안에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폴로 신전까지 구경을 마치고 나니 폼페이 관람시간이 거의 다 끝나갑니다. 아까 입구에서 올려다봤던 Igor Mitoraj의 청동상 뒷편까지 왔습니다.

 

많이 아쉽지만 이곳을 마지막으로 폼페이 관람을 모두 마쳤습니다.

 

폼페이 유적의 절반도 안 되는 지역을 구경했지만 가이드의 자세한 설명 덕분에 많을 걸 볼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다음에 또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하루 종일 천천히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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