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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영암군에 위치한 월출산은 10년 전에 두번 다녀왔던 곳입니다. 그때는 구름다리까지만 올라갔었는데 4년 뒤에 다시 한번 더 다녀올 때는 정상인 천황봉까지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구름다리 위로 이어지는 경사도 높은 철계단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제대로 보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세번 다녀왔던 건 블랙야크 100대명산 등산과 국립공원 스탬프투어 여권을 시작하기 전의 일입니다. 이전의 아쉬움도 해결하고, 블랙야크 100대명산 인증과 국립공원 스탬프투어까지 인증을 받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하면서 이번에 또 방문했습니다.

 

☞ 예전(2018년)에 다녀왔던 글 : https://hangamja.tistory.com/1017

 

[영암] 월출산(月出山)

대학교 친구들이랑 겨울 여행으로 전라남도 영암에 있는 월출산을 다녀왔습니다. 인천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서 별로 차 막히는 구간없이 이동하다 보니 12시가 되기 전에 경유지인 독천5일장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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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영암까지 운전해서 가기에서 당일 여행이든 1박 2일이든 이제는 좀 멀지 않나 생각되는 거리라 월출산을 등산하는 안내산악회를 예약했는데 이게 의외로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에 드는 등산코스가 포함된 일정은 모객이 안되어 취소되거나 다른 코스로 예약했더니 당일날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스스로 취소했습니다. 출발일과 등산코스를 이리저리 변경해서 드디어 출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예약한 안내산악회는 서울 사당역 인근에서 출발합니다. 작년에 안내산악회를 이용하러 사당역까지 갔던 경험을 생각해보니 사당역이 아닌 경유지에서 탑승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신갈간이정류장에서 탑승하는 걸로 예약했습니다.

신갈간이정류장은 경부고속도로를 지나가면서 고속도로상에 정류장이 있다니 특이한 곳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처음 이용하게 됩니다. 3일 동안 이어지는 어린이날 연휴 전날 밤이라 신갈간이정류장 근처까지 이동하는 교통상황이 걱정됐는데 밤늦게 출발해서인지 막힘없이 인근 공영주차장까지 잘 도착했습니다.

혹시나 빈 자리가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신갈공영주차장의 주차공간은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다행입니다. 잘 주차하고 등산화로 갈아 신고 배낭 속 짐을 정리했습니다.

 

신갈공영1주차장에서 신갈간이정류장까지는 그리 멀지 않습니다. 네이버 지도를 보면서 찾아갔는데 복잡하거나 어려움 없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신갈간이정류장에는 많은 안내산악회 버스가 멈췄다 갑니다. 혹시라도 다른 버스들 때문에 내가 타야할 버스가 가려져서 못 찾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도착한 버스가 금방금방 출발하니 그럴 염려는 없었습니다. 예약한 버스는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습니다만 도로상황 때문에 그랬으려니 생각합니다.

예약할 때 버스 두번째 줄 일인석을 지정했습니다. 흔들림이 적은 건 좋은데 너무 앞쪽이어서 정면에서 도로의 밝은 불빛이 잘 들어옵니다. 그래서 잠드는데 방해됩니다. 다음에 예약할 때는 조금 더 뒷줄을 선택하거나 아니면 눈을 가릴 안대라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중간에 고속도로 휴게소 한번 들렀다가 천황사탐방지원센터 앞에서 한번 내려주고 산성대 주차장 앞에서 멈췄습니다. 안내산악회 버스를 같이 타고 온 분들 대부분은 천황사탐방지원센터에서 내렸습니다. 산성대 주차장에서 내린 사람은 저를 포함해서 여섯명 뿐입니다. 산성대 주차장에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다른 버스들은 없나 봅니다. 지금 이곳은 아주 조용합니다.

 

준비운동을 하고 헤드랜턴을 챙기고 장갑을 낀 다음 등산을 시작합니다. 버스에서 내렸을 때 기온이 영상 9도 정도여서 좀 쌀쌀하겠다 싶었는데 몸을 움직이니 그런 느낌은 금방 사라집니다.

산성대탐방로 입구에서 스마트폰 어플(램블러)을 실행하고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지금 시간은 대략 오전 4시 15분쯤입니다. 산성대탐방로 입구 너머는 깜깜한 어둠속입니다만 위험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등산객이 거의 없으니 혼자 걸어갑니다.

 

하현달이 늦게 떠올라 많은 별들과 함께 밤하늘에서 존재감을 뽐냅니다.

 

산성대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등산은 처음이어서 혹시라도 등산로를 헤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만 그럴만한 갈림길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정표가 자주 나와서 혹시나 하는 그런 걱정을 없애줍니다.

 

별로 안 오르는 것 같은데 영암 읍내의 모습이 잘 보입니다. 에전에 영암군청 근처에 있는 중원회관에서 먹었던 갈낙탕과 호롱구이가 잠시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럴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그냥 열심히 등산해야지요.

 

등산안내도가 있길래 잠깐 구경했습니다. 신선대 2봉이란 곳이 있네요. 다른 곳에서 보던 국립공원 등산안내도랑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등산을 마친 후에 가만히 살펴보니 등산로상에 안전쉼터가 표시되어 있네요. 등산 중에 앉아서 식사할 만한 장소를 선택할 때 좋은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만 이 안내도를 볼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함께 출발한 몇 안되는 등산객들을 뒤로 하고 혼자서 열심히 올라갑니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올라가면서 사진 찍으려니 눈에 보이는 풍경이 잘 담기지 않아 살짝 답답합니다. 하지만 어둠때문에 가야 할 먼곳이 잘 보이지 않으니 앞으로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심적으로 덜 힘듭니다.

 

영암시내가 잘 보이는 곳에서 잠시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한밤중인데도 시내 조명은 어둡지 않습니다.

 

보름달은 아닙니다만 월출산이라는 이름과 잘 어울릴 것 같은, 능선 너머로 달이 떠있는 멋진 풍경입니다.

 

한밤중에 등산을 하면 동서남북을 구분하는 방향감각을 잊곤 하는데 지금 상황이 그렇습니다. 예전에 천황사에서 등산할 때 바라봤던 풍력발전기가 있는 곳을 북동쪽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지금 왼쪽으로 보이는 곳은 북서쪽인가 싶습니다. 능선 너머로 불그스름한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 걸 보면 저기는 해가 떠오르는 동쪽입니다.

 

아침해가 떠오르려 하고 있는데 하현달은 아직도 한창 하늘에 머물고 있습니다. 사실 하현달은 원래 그렇지요. 늦게 떠서 늦게 지는 달이니까요.

 

실제 모습보다 사진이 더 밝게 찍히긴 했지만 나무 그늘을 벗어나면 조명이 없어도 주변이 어슴푸레하게 보입니다.

 

잠시 풍경을 살펴보고는 계속 올라갑니다.

 

생각보다 많이 올라왔습니다. 천황봉까지 절반 조금 더 남았다네요. 등산코스로 산성대 입구를 택한 이유가 이곳으로 오르면서 보이는 풍경이 아주 멋지다고 하는데 지금까지는 어둠 속을 걷느라 기대했던 멋진 풍경을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주변이 점점 밝아집니다. 저 멀리 왼쪽으로 보이는 제일 높은 봉우리가 월출산의 정상인 천황봉이 아닐까 짐작합니다.

 

저기도 걸어가야 할 코스는 아닐 것 같은데 바위 능선이 예쁘게 보입니다.

 

아침해가 떠오를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가 봅니다. 붉은빛 위로 하늘이 점점 푸르게 보입니다. 기온이 많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슬슬 땀이 나는 것 같아 얇은 잠바는 벗어서 배낭에 넣었습니다.

 

지도 어플을 살펴보니 풍력발전기가 보이는 저곳은 월출산 북동쪽에 있는 활성산이라네요.

 

주변이 점점 밝아져서 헤드랜턴을 끄고 걸어도 될만합니다. 하늘은 점점 밝아지고 있는데 하현달은 언제 들어가려나 하는 괜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주변이 밝아지니 지금까지 만나지 못한 멋진 풍경이 제대로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걸어가야 할 방향의 풍경입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방향의 풍경입니다. 걷는 동안은 잘 몰랐지만 떨어져서 바라보니 멋진 곳을 지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가야할 곳의 풍경이 아주 잘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의 모습보다는 사진이 더 밝게 찍혔습니다.

 

천황사에서 올라가는 방향의 풍경일 것 같습니다.

 

산 너머로 보이는 곳은 어디일까 궁금해집니다.

 

어둠 속을 걸어왔던 탓에 언제 저기를 지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계속 걸어갑니다. 계단의 길이가 적당합니다. 아주 길어서 오르는 동안 힘들거나 반대로 너무 짧지도 않습니다.

 

영암시내 뒤로 보이는 풍경인가 봅니다.

 

등산로 주변의 풍경을 즐기면서 기분좋게 걸어갑니다.

 

이정표를 보고 거리를 짐작해 보니 천황봉까지 2/3쯤 걸어왔나 봅니다. 하지만 남은 거리는 지금보다 힘든 등산로일 겁니다. 탐방로 안내도를 보면 등산로의 색깔이 다릅니다.

 

조금씩 조금씩 점점 밝아집니다. '시나브로'라는 우리말이 아주 잘 어울리는 상황입니다.

 

고개를 돌려서 지나온 길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내가 정말 저기를 언제 지나왔나 하는 의심이 생깁니다.

 

밝게 보이는 서쪽 방향에 비해서 동쪽 하늘은 역광 효과인지 아직은 어둡게 보입니다.

 

고인돌 바위를 만났습니다. 안내판을 읽어보니 진짜 고인돌은 아니고 오랜 시간 침식작용과 풍화작용으로 인해서 형성된 바위라고 합니다. 전라남도 고창 등 남도지방에서 볼 수 있는 고인돌은 받침돌의 길이가 짧은 남방식 고인돌인데 이 고인돌은 받침돌의 길이가 긴 북방식 고인돌의 형태입니다.

 

계단을 올라가는 중 위쪽에 있던 등산객들의 환호성이 들립니다. 저보다 먼저 출발한 사람들이 있었나 봅니다. 아무튼 일출이 시작됐나 봅니다.

 

그 말을 듣고 서둘러 올라가니 막 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 등산을 시작할 때 밤하늘에 떠있는 많은 별들을 보고 오늘 날씨가 좋아서 일출을 기대했지만 실제로 보게 되니 감동입니다. 바람이 불어와 살짝 쌀쌀해졌지만 잠바를 꺼내 입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상쾌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아주 멋진 일출입니다. 장관입니다.

 

아이폰 프로14의 3배줌으로는 이 정도까지만 담을 수 있습니다.

 

일출을 구경하다 함께 등산하는 반달이가 생각나서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일출 풍경을 감상하다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아침해가 떠오르니 주변은 더 밝아졌습니다.

 

산성대 탐방로는 주변의 풍경을 가리는 것 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등산로입니다.

 

다시 걸음을 멈추고 일출풍경을 더 감상했습니다. 참 멋집니다.

 

해가 뜨는 반대편은 넓은 평야지대인가 봅니다.

 

이제는 앞으로 걸어가야 할 등산로가 아주 잘 보입니다. 정상에 도착하려면 저 바위 봉우리들을 지나가야 합니다. 계단이 보이는 않는 곳은 등산로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월출산을 등산하기 전에 산성대에서 오르는 등산코스를 검색할 때 많이 본 풍경이라 왠지 모를 반가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잠시 월출산 풍경을 감상하고 다시 출발합니다.

 

봉우리 위에 보이는 세분은 일출풍경을 아주 여유있게 즐기나 봅니다. 저보다 먼저 저 봉우리에 올랐던 분들인데 아직도 저기에 남아 있습니다. 등산을 충분히 잘 즐기는 것 같습니다.

 

월출산은 바위가 참 많습니다. 바위 사이 조그만 틈에서도 나무와 꽃을 자랍니다. 철쭉꽃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아직 올라가야 할 거리는 많이 남았는데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만나면 반갑지 않습니다. 그만큼 더 올라가야 하니까요.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우니 오늘은 괜찮습니다.

 

계단과 바위길이 적당히 반복되는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걷기가 즐거운 등산로입니다.

 

지금까지 지나온 길을 뒤돌아 봤습니다. 걸어온 길이 다 보이지는 않지만 참 예쁜 등산로를 지나왔습니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도 아주 예쁩니다. 산성대 탐방로 참 마음에 듭니다.

 

예쁜 풍경을 사진에 담느라 자꾸만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그래서 속도를 높일 수 없지만 이 멋진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습니다. 등산로를 설계하는 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암터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월출산 정상인 천황봉까지는 0.6km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처음 계획으로는 이곳에서 천황봉으로 바로 올라갈 예정이었지만 다른 코스를 잠깐 고민했습니다.

 

안내산악회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시간이 여유있는 것 같고, 아직 몸이 힘들지 않은 것 같아 생각을 바꿔서 바람폭포가 있는 아래로 내려가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이번 안내산악회 등산코스는 산성대 주차장에서 출발해서 지금 서있는 곳인 광암터삼거리를 지나 천황봉에 오른 후에 바람재와 구정봉을 지나 도갑사에 도착합니다. 그렇게 하면 예전에 왔을 때 올라가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아 있던 구름다리 위에 있는 사자봉을 지나지 못합니다. 광암터삼거리에서 사자봉을 지나 천황봉에 도착하려면 한참을 내려갔다가 두배 이상의 높이를 다시 올라가야 하는 거라 힘들 걸로 예상됩니다만 언제 또 월출산 등산을 오겠나 싶어서 이번 기회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마음을 정했으니 아래로 출발합니다.

 

광암터삼거리에서 바람폭포까지 내려가는 등산로는 경사가 좀 있습니다. 계단길이어서 다행입니다만 이런 편한 길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오호! 눈앞에 작은 전망대가 보이고 왼쪽 멀리 구름다리가 보입니다.

 

조금 전에 내려온 길이 보입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봉우리들이 사자봉과 천황봉인가 봅니다.

 

겨우 200m 내려왔다네요. 바람폭포까지 0.4km 남았다니 한참 더 내려가야 하나 봅니다.

 

아까 본 곳이 육형제 바위 전망대인가 봅니다.

 

전망대에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육형제바위가 보입니다. 안내판의 설명에 따르면 '육형제바위'는 여섯명의 형제들이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구름다리에서 육형제바위를  봤는데 지금은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봅니다.

 

음, 가야 할 구름다리가 꽤나 멀게 보입니다. 구름다리 위에 있는 두번째 봉우리가 사자봉이고, 그 뒤가 천황봉인가 봅니다. 대단한 경사도네요.

 

아침해가 붉은빛으로 산을 물들였습니다.

 

구름다리는 이렇게 먼곳에서 보는 것이 제일 멋진 것 같습니다.

 

전망대를 지나 계속 아래로 내려갑니다. 국립공원 등산안내도에 검은색으로 표시된 코스입니다. 올라가려면 힘 좀 들겠습니다.

 

예상보다 많이 내려갑니다. 이정표에 있는 0.4km가 이렇게 먼 거리였가 의심됩니다.

 

잠깐 쉬면서 풍경을 열심히 구경합니다.

 

광암터삼거리에서 20분 정도를 부지런히 내려와서야 바람폭포에 도착했습니다. 폭포의 위쪽에서 석간수가 흘러내리는데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적은 수량이지만 폭포수가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바람골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마주쳐 물보라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합니다. 

 

바람폭포를 지나면 구름다리로 오르는 등산로가 바로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네요. 0.2km를 더 내려가야 합니다. 생각보다 많이 내려가네요. 여기까지 내려온 만큼 천황봉이랑 거리는 더 멀어졌습니다. 

 

다 내려왔으니 이제부터는 올라갈 일만 남았습니다. 구름다리를 향해서 힘차게 출발합니다. 하지만 다리가 힘듭니다. 지난주에 내장산을 등산하면서 마지막 코스인 서래봉을 올라갈 때 허벅지 경련이 일어날 뻔한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되지 않도록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구름다리까지 긴 계단이 이어집니다. 지루하기는 하지만 다행입니다. 발걸음을 딛기에는 경사로보다 계단이 낫습니다.

 

낙석주의를 알리는 경고음성이 쉬지 않고 방송됩니다. 안전을 위한 조치이겠지만 꽤나 시끄럽습니다.

 

드디어 구름다리 앞 쉼터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난 뒤에 구름다리로 올라갑니다. 전에 몇번 와봤던 곳이라 오랜만에 다시 보니 반갑네요.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구름다리 위에 등산객이 한명도 안 보입니다. 마음껏 사진 찍기 좋은 상황입니다. 바람도 세지 않아서 건너가기 어렵지 않습니다.

 

등산을 시작한 산성대 주차장 주변에는 보리가 한창인가 봅니다. 유채꽃밭은 안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까 광암터삼거리에서 저리로 내려왔는데 등산로가 보이지 않습니다.

 

저기가 아니었나 싶었는데 스마트폰 카메라 줌을 좀 당겨보니 육형제바위 전망대가 보이네요. 전망대 뒤로 비스듬히 아래로 내려왔는데 나무에 가려져 등산로가 안 보이는 건가 봅니다.

 

광암터삼거리에서 바람폭포까지 내려와서 구름다리로 오르지 않았다면 건너편에 보이는 능선을 따라서 천황봉으로 올라갔겠네요.

 

구름다리를 건넜으니 그동안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던 사자봉을 향해서 출발합니다.

 

계단이라기보다는 사다리 같은 등산로를 올라갑니다.

 

구름다리가 눈 아래에 보입니다.

 

10년 전에 왔을 때 봤던 풍경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여기까지 올라왔다 다시 내려갔습니다.

 

위로 보이는 봉우리가 사자봉과 천황봉인가 봅니다.

 

웬만큼 올라온 것 같은데도 아직 멀었나 봅니다. 높은 봉우리가 또 나타났습니다. '산넘어 산'이라는 문장이 생각나는 상황입니다.

 

구름다리에서 겨우 0.4km 왔다네요. 짧지만 쉽지 않은 구간입니다.

 

사자봉을 넘어가지 않고 옆으로 우회합니다. 다행입니다.

 

잠깐 동안 편한 길을 걷더니 금방 경사진 돌길로 바뀌었습니다. 힘들기는 하지만 아까 게단을 지날 때 만큼의 급경사는 아니어서 오를만합니다. 그리고 그늘진 등산로여서 덥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천황봉까지 아주 조금 더 가까워졌네요. 겨우 0.2km

 

이제 슬슬 능선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 계단을 다 오르면 사자봉을 통과하나 봅니다.

 

큰 봉우리를 우회해서 통과했습니다. 만약 저 봉우리를 넘어야 했다면 엄청나게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정면에 또 다른 바위 봉우리가 나타납니다. 저기가 천황봉이었으면 좋겠지만 아닌 것 같습니다. 어이쿠, 이런...... 힘들기는 하지만 내가 원해서 스스로 선택한 등산로이니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제대로 걸을 수 있을지 걱정될 뿐입니다.

 

풍경을 구경하면서 잠시 쉬었다가 출발합니다.

 

다음 봉우리를 향해서 발걸음을 옮깁니다. 햇빛에 온전히 노출되는 등산로이지만 덥지는 않습니다. 다행입니다. 무더운 날씨였다면 훨씬 더 빨리 지쳤을 겁니다.

 

멋진 풍경과 드문드문 남아있는 철쭉꽃이 혼자 걷는 지루함을 줄여줍니다.

 

제일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천황봉인가 봅니다.

 

말소리가 들리는 것 같길래 자세히 바라보니 저 멀리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음 봉우리를 지나면 천황봉까지는 어떤 길이 펼쳐질지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생겨납니다.

 

구름다리와 천황봉 사이 중간쯤 왔네요. 꽤나 걸은 것 같은데 아직 절반도 못 왔습니다.

 

어?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또 나타났습니다.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또 내려가다니 좋지 않습니다.

 

짧은 구간이지만 잠시 동안은 편안하고 즐거운 발걸음으로 걸었습니다.

 

천황봉 왼쪽으로 보이는 저기는 또 어디일지 궁금해집니다.

 

구름다리에서 천황봉까지의 거리 중 절반을 넘었습니다. 여기까지 45분이나 걸렸네요.

 

응? 천황봉이 아까보다 더 멀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 천황봉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저리로 가면 되겠지요. 하지만 어떻게 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계단 전까지는 그리 힘들지 않게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강진군 경포대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갑니다. 경포대능선삼거리라고 하네요.

 

탐방로 안내에 따르면 경포대에서 오르는 길은 다른 코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힘든가 봅니다. 난이도가 '보통'으로 표시됩니다.

 

아까 지나왔던 길인 것 같은데 등산로가 안 보이니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응? 구름다리와 산성대 주차장이 보입니다. 이 풍경을 보면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 이해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왼쪽에 보이는 봉우리들을 넘어와서 아래로 내려온 다음 반대편 오른쪽으로 올라온 후에 여기까지 도착했을 겁니다.

 

드디어 천황봉까지 0.3km 밖에 남았습니다. 산성대에서 올라온 등산로와 사자봉을 지나온 등산로가 만나는 지점입니다. 아까 광암터삼거리에서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이리로 바로 올라왔다면 0.3km의 거리입니다. 그 짧은 거리를 참 멀리 힘들게 돌아서 왔습니다만 걷고 싶었던 등산로였으니 저는 만족합니다.

 

이제 천황봉까지 0.1km 밖에 안 남았습니다. 전에 올라왔던 기억으로는 내리막길이 한번 나오는데 아직 못 만났습니다. 그러면 실제 거리는 더 많이 남은 걸로 짐작됩니다.

 

통천문이 나타났습니다. 천황문에 이르는 문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 '통천문'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사진으로는 좁아 보이지만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이 없다면 힘들지 않게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폭입니다.

 

벌써 정상에서 내려오는 분이 있나 봅니다. 대단하네요.

 

역시나 잠깐 내려갔다가 오르막길이 나타납니다.

 

이 계단 끝이 마지막일까 싶었는데 정상석 바위가 보이지 않으니 아닌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아직 정상이 아닙니다. 100m 거리 참 멉니다.

 

이제는 정말로 정상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입니다.

 

드디어 월출산 정상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 다음 이야기 : https://hangamja.tistory.com/2073

 

[영암] 월출산(천황봉-바람재-구정봉-억새밭-도갑사)

☞ 앞 이야기 : https://hangamja.tistory.com/2072 [영암] 월출산 등산(산성대-광암터삼거리-바람폭포-구름다리-사자봉-천황봉)전라남도 영암군에 위치한 월출산은 10년 전에 몇번 다녀왔고, 그로부터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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