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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를 출발한 후 오후에 피렌체에 도착해서 숙소에서 짐 정리하고 피렌체 구경을 어디에서부터 시작할까 생각하다가 미술을 좋아하는 둘째를 생각해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찾아갔습니다.

숙소를 나서면 바로 피렌체 대성당을 마주하게 된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피렌체 대성당을 기준으로 북쪽으로 걸어서 5분 내외로 도착할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응? 구글맵을 보면 아직 미술관에 도착하지 않았는데 뭔지 모를 줄이 길게 서 있습니다.

 

그 줄의 끝이 어디인가 쭈욱 따라가봤더니 아카데미아 미술관 입장하는 줄이네요. 로마에서도 그랬지만 피렌체에서도 매월 첫번째 일요일은 미술관 무료입장을 실시하는 곳이 많은가 봅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도 오늘은 무료 입장이라서 줄이 이렇게 긴가 봅니다.

 

생각보다는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는 않아서(그렇다고 빠르지는 않습니다만)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면서 티켓을 받았습니다. 역시 '아카데미아 미술관' 하면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 대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술관 입장하려면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배낭 등은 숙소에 두고 카메라만 챙겨온 거니 검사에서 시간을 오래 끌만한 건 없었습니다. 소지품 검사를 통과하고 아까 받은 티켓의 바코드가 있는 부분을 출입구에서 확인하고 미술관 안으로 들어섭니다.

 

미술관에 입장해서 제일 먼저 만나는 작품은 벨기에 출신의 조각가 잠볼로냐가 만든 '겁탈당한 사바나 여인'입니다. 이 작품은 사방에서 볼 수 있게 제작한 르네상스 최초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겁탈당한 사바나 여인 조각상 주변에 많은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미술에 관한 지식이 미천한 제 눈에는 대체로 비슷해 보입니다.

 

두번째 전시실로 이동하니 드디어 다비드상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이 크네요.

 

아카데미아 미술관의 최고 인기 스타(?)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습니다.

 

다비드상으로 다가가는 통로 좌우에는 미켈란젤로의 다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다비드상으로 인해 큰 관심을 받지 못하나 봅니다.

 

미켈란젤로의 '팔레스트리나 피에타'입니다.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 안에 있는 세련된 피에타와는 많이 다릅니다.

 

다비드는 피렌체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이탈리아가 통일되기 전, 밀라노 공국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피렌체 공국을 공격하려다가 밀라노 통치자의 죽음으로 무산되었다고 합니다. 피렌체 사람들은 이를 신의 뜻에 따른 것이고, 밀라노를 골리앗에 피렌체를 다비드에 비유하였다고 합니다. 이때 거둔 승리를 기념하여 다비드상을 도시 곳곳에 세워놓았다고 합니다.
이 다비드상도 미켈란젤로가 피렌체 시의 의뢰로 만든 것으로, 높이가 5m가 넘는 대리석 조각입니다. 완성된 작품을 두오모 지붕에 세울 계획이었다가 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모습을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시뇨리아 광장 가운데에 전시했다고 합니다. 이후 1873년 작품의 손상을 막기 위해 이곳 아카데미아 미술관 안으로 옮겨지고, 시뇨리아 광장과 미켈란젤로 광장에는 복제품을 세워놓았다고 합니다.

 

단단한 대리석을 이렇게까지 섬세하고 부드럽게 다룰 수 있다니 정말로 대단한 미켈란젤로입니다.

 

관람하기 편하게 뒤쪽에 앉을 수 있는 길고 동그란 의자가 있습니다.

 

한참 동안을 다비드상 주위에 머물면서 관람했습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슈퍼스타를 보는 것 같습니다.

 

손등의 힘줄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네요.

 

한참 동안 다비드상을 구경하다가 옆의 전시실로 옮겨 갑니다.

 

아주 커다란 종교화들도 많습니다.

 

이곳은 연습한 조각품들과 그림들을 모아 놓은 곳인가 봅니다.

 

작품 설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 나름 유명한 작품들인가 본데 영어로 된 안내를 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전시실에서 구경하다가 만난 보나귀다의 '생명의 나무'라는 작품입니다.

 

생명의 나무 외에도 금박이 칠해진 그림들이 많습니다. 아마도 제단화인가 봅니다.

 

미술관 2층을 구경하려는데 피곤해진 가족이 먼저 미술관 밖으로 나가버려서 더 관람하지 못했습니다.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해는 이미 저물었지만 하늘의 파란 색깔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Coop에 들러서 식사거리를 구입했습니다.

 

숙소 거실에서 보는 피렌체 대성당 주변의 야경도 훌륭합니다. 이런 풍경을 이렇게 편안하게 볼 수 있다니 숙소가 참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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