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보원사지(普願寺址)

마애삼존불을 구경하고는 멀리 떨어지지 않은 보원사지로 이동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공사로 인하여 차량이 가까이 들어가지 못하여 중간에 내려서 걸어가야 했네요.

하지만 날씨가 좋아서 천천히 걷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 됩니다.

저 멀리 보원사지의 당간지주와 오층석탑이 보입니다.

우와~, 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산의 모습이 아주 예쁩니다.

저 산은 보원사지를 구경한 다음 개심사까지 걸어갈 때 넘어가야 할 곳이기도 합니다.

 

 

산벚꽃은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보원사지(普願寺址)'는 백제시대에 창건되었다고 전하는 '보원사(普願寺)'라는 절의 옛터입니다.

한창 융성했을 때에는 주변에 100개의 암자와 1,000여명의 승려가 있었다고 전할 정도의 대사찰이었다고 합니다만 지금은 넓은 절터에 건물은 남아 있지 않고 당간지주와 오층석탑 등의 유물 정도를 만날 수 있는 정도입니다.

20여전에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에는 무성한 갈대와 풀들이 자라고 있는 잊혀진 폐사지같았는데 언제부터인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 예전에 방문했던 글 : http://hangamja.tistory.com/601

 

 

걸음이 빠른 분들은 벌써 당간지주에 도착하셨네요.

 

 

당간지주의 크기가 꽤나 큰 걸로 보아 절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응? 당간지주 뒤에 있는 다리는 2015년에 방문했을 때는 못 보던 건데 생겼네요?

모양으로 보아선 임시다리가 아닐가 짐작됩니다.

 

 

보원사지 오층석탑은 통일신라~고려초의 전형적인 석탑양식이라고 합니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만든 백제인이 경주 감은사탑을 살짝 날씬하게 바꿔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옥개석의 끝이 살짝 들어 올려진 것에서 백제양식이 느껴집니다.

 

 

아랫층 기단에는 사자상을, 윗층 기단에는 팔부중상을 새겨놓았다고 합니다.

 

 

오층석탑 뒤에는 금당터가 있습니다.

2015년에 방문했을 때에는 금당터 옆에 이런저런 석조물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안 보입니다.

 

 

금당터 뒤로 올라가는 길이 보원사지를 구경한 다음 개심사로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금당터 뒷쪽으로는 '법인국사 보승탑'과 '법인국사 보승탑비'가 있습니다.

 

'법인국사 보승탑'은 법인국사의 사리를 모셔놓은 부도탑입니다.
'법인국사'는 신라말~고려초의 고승으로, 고려 광종의 왕사와 국사로 지내다가 고려 광종 26년(975년)에 이곳에서 입적하였는데 당시 임금인 광종이 슬퍼하며 부도를 세울 것을 지시하여 세워졌다고 압니다.

 

법인국사 보승탑비는 법인국사의 탑비로, 내용은 법인국사의 일대기를 적어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봄 풍경이 잘 어울리는 폐사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원사지에서 개심사로 걸어가는 길은 작은 산을 넘어야 합니다.

많이 험한 산이 아닌 낮은 산이라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만 처음 가보는 길이라 어느 정도 걸어야 하는지를 몰라 살짝 답답하네요.

 

 

어느 정도 경사길을 올라가면 꽃나무와 솔향기를 맡으며 걷기 좋은 길을 만납니다.

 

 

정상 즈음에 쉼터가 있는데 아까 걸어오면서 중간중간에 쉬었기 때문에 주변 풍경을 잠깐 구경하고는 계속 걸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정표에 있는 화살표를 보고 걸어가다 뒤에 오던 일행들이 옆길로 가고 있길래 비탈길을 가로질러 길을 옮겨 따라 갔는데 나중에 산을 다 내려와서 보니 처음에 우리가 가던 길이 맞는 길이었네요.

 

 

결국 중간에 또 한번 화살표를 잘못 해석해서 길을 잘못 들어 일행들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네요.

그래서 가이드했던 분이 말씀하신 암자에서 내려다보는 개심사의 풍경은 만나질 못 했습니다.

자유투어라면 이런 경험도 즐거운 추억이 되겠지만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투어에서는 이런 일은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