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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 석파정(石坡亭)

한감자 2017. 8. 27. 23:17

서울미술관 3층 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오면 흥선대원군의 별서(別墅)였던 '석파정(石坡亭)'으로 연결됩니다. 석파정은 조선말기 문신 김흥근의 별장이었던 걸 고종 즉위 후에 흥선대원군이 꾀를 내어 소유하게 된 곳인데, 한국전쟁 이후에 고아원, 병원 등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개인소유가 되었습니다. 석파정 관람에 별도의 요금은 없지만 서울미술관을 통해서 입장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미술관 관람을 하면서 같이 구경하는 코스로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요일이지만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생각보다 관람객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작은 계곡 너머로 삼층석탑이 보입니다. 삼국시대 신라의 삼층석탑이라고 하는데 별다른 특징이나 설명은 없나 봅니다.

 

 

작은 계곡 건너편 바위에 '소수운련암(巢水雲漣庵)'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물을 품고 구름이 발을 치는 집'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계곡을 건넌 김에 이쪽으로 이어진 길로 걸어갔습니다.

 

 

올 여름에는 배롱나무꽃을 제대로 구경하지 못 했네요.

 

 

이렇게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만큼 여유로운 풍경이 보입니다.

 

 

계곡 건너편으로는 '물을 품은 길'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길이 이어지는데 나무 아래에 맥문동 꽃이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예쁜 길 이름처럼 걷는 동안 많지는 않지만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물줄기의 소리가 숲길 사이로 들려옵니다.

 

 

조금 더 걸어가니 흥선대원군 별서의 모습이 잘 보입니다.

 

 

옛날 길은 아니지만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는 걷기 좋은 예쁜 길이 이어집니다.

 

 

해가 뜨지 않은 흐린 날이지만 나무 사이로 솔솔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으니 절로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이렇게 작은 계곡에서 물이 흘러들어오고 있군요.

 

 

아랫쪽으로 석파정이 나뭇잎 사이로 살짝 보입니다.

 

 

걷는 내내 기분이 상쾌했던 걷기 좋은 길이 끝났습니다.

 

 

물을 품은 길이 끝나는 곳에 커다란 너럭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에서 코끼리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상상해봐도 코끼리 모습이 연결이 안 되네요.....

 

 

조금 더 뒤로 떨어져서 바라봐도 모르겠습니다......

 

 

너럭바위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가면 석파정이 있습니다.

 

 

'석파정(石坡亭)'은 한국 전통 건축양식과 중국(청나라) 건축양식이 적절히 조합된 정자라고 합니다. 김홍근이 청나라 장인을 불러와 만들었다는 설이 있지만 기록이 전해지지 않아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다고 합니다. 청나라 풍의 문살문양과 평석교(平石橋)의 형태 등을 통해 당시 이국 취향의 정자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유추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나무로 바닥을 마감하는 한국 정자와는 달리 화강암으로 바닥을 마감한 점도 특이하다고 합니다.

 

 

바닥에 앉거나 기댈만한 공간이 없어 정자 안에 머물면서 시원한 물소리와 바람을 잠시 즐겼습니다.

 

 

석파정 구경을 마치고 별서로 내려왔습니다. 아까보다는 관람객들이 조금 늘었지만 번잡할 정도로 많지 않아 가족 나들이하기에 좋은 장소가 될 것 같네요. 별서 옆에는 오랜시간을 별서와 함께 했을 것 같은 꽤나 멋진 노송이 있습니다.

 

 

소박해 보이지는 않지만 화려함이 지나치지 않은 깔끔한 아름다움이 마음에 드는 풍경입니다.

 

 

별서 사랑채 서쪽 뒤에 있는 커다란 바위 윗쪽에는 '삼계동(三溪洞)'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김흥근이 이 별서를 지어 경영할 당시 이곳이 '삼계동정사', '삼계동' 등으로 불렸다는 것과 관련이 있나 봅니다. 이 바위 옆으로도 산책길이 이어집니다.

 

 

지금은 맥문동이 참 예쁘게 피는 시기입니다.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구름길'이 이어지는데 별서 뒷쪽으로 연결된 길로 빠졌습니다.

 

 

이 의자에 앉아서 차분하게 풍경을 바라보는 재미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경사진 지형에 만들어진 건물이기 때문에 아랫쪽과 건너편을 내다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서울성곽길 인왕산 코스를 넘어올 때 지났던 길이 저멀리 보입니다. 그때에는 이런 시설이 있다는 걸 전혀 몰랐네요.

 

 

익숙하지 않은 조용한 서울의 모습이 마음에 듭니다.

 

 

마루에 잠시 걸터 앉아 여유있게 풍경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누려봅니다.

 

 

응? 바로 아랫쪽 건물은 들어갈 수 없는 공간입니다.

 

 

옆쪽으로 나오면 별서 뒷쪽 산책길인 '구름길'과 연결됩니다.

 

 

옆으로 나오면 서울미술관 옥상공간이랑 이어집니다.

 

 

뒷쪽에서부터 관람을 시작하니 정작 정면쪽을 제대로 보지 못했네요.......

 

 

가까이에서 보면 전성기가 살짝 지난 것 같지만 여전히 화려한 진분홍빛을 뽐내고 있는 예쁜 배롱나무꽃입니다.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이 마음에 드는 건물입니다. 유홍준 교수님이 자주 얘기했던 '화이불치(華而不侈)'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서울 성곽길 북악산 구간이 보입니다. 내친김에 저기까지 걷고 싶지만 들러야할 다른 코스가 더 있어서 오늘은 포기해야 합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마음이 흡족한 기분 좋은 관람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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