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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설악산 등산 #1(오색-대청봉-희운각대피소)

오대산 노인봉 등산을 마치고 식사까지 잘하고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면 내일 날씨는 비는 없지만 구름이 많다고 했는데 지금 하늘이 딱 그렇네요. 오늘 낮까지는 아주 맑았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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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운각대피소는 아직 공사가 완료되지 않아서 나무다리 옆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새로 짓는 건물이라서 그런지 대피소가 꽤나 깔끔하고 예쁩니다. 정식 운영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등산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정표를 보면 희운각대피소에서 비선대까지 5.5km라고 안내하는데 아마도 이 거리는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갈 때를 말하는 건가 봅니다. 공룡능선과 마등령삼거리를 지나 비선대까지는 대략 8.5km 정도입니다. 그리고 내리막길이 쭈욱 이어지는 천불동계곡 길에 비해서 공룡능선은 거의 5km 정도를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여러번 반복해서 걸어야 하니 천불동 코스보다 훨씬 힘든 코스입니다. 하지만 오늘 계획은 그리로 가는 것입니다.

 

식사는 핫앤쿡을 준비했습니다. 집에서 출발할 때 컵라면도 함께 준비했는데 보온병 챙기는 걸 깜빡해서 소용없게 됐습니다.(이런 실수를......) 짧은 등산코스라면 모르겠지만 오늘 정도의 긴 등산코스라면 컵라면보다는 핫앤쿡이 조금 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은 둘 다 있으면 더 좋았겠다 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면 국물까지 다 먹어야 해서 액상스프를 좀 적게 넣었습니다. 딱 좋네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핫앤쿡 비빔밥보다는 국물이 있는 라면애밥을 더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 김치찌개맛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희운각대피소에서는 다람쥐들이 등산객들 주변을 아주 부지런하게 왔다 갔다 합니다. 정말 부지런합니다. 먼저 도착해있던 등산객이 뭔가 먹을 걸 줬더니 여러 마리가 주변을 맴돌면서 떠나지 않습니다. 심지어 가방을 뒤적거리는 녀석도 있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나도 견과류를 준비할 걸 그랬습니다.

 

천천히 식사를 마치고 쓰레기를 잘 접어서 배낭에 넣은 후에 공룡능선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지금까지는 날씨가 나쁘지 않습니다.

 

희운대대피소에서 무너미고개까지는 대략 200m 정도의 짧은 거리여서 금방 도착했습니다. 무너미고개가 삼거리라서 이정표가 복잡하게 붙어 있습니다. 양폭대피소로 내려가면 천불동 계곡을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조금은 쉬운 길을 걸을 수 있고, 공룡능선길은 경사도 높은 오르락 내리락을 여러번 반복되는 꽤 힘든 길입니다. 처음 계획했던 대로 공룡능선으로 걸어갑니다.

 

무너미고개에서 마등령삼거리까지 이어지는 공룡능선은 4.5km라고 하네요. 등산안내도나 다른 이정표랑은 거리를 조금 다르게 안내하고 있습니다만 크게 차이 나진 않습니다.

 

공룡능선길로 출발합니다.

 

배낭에 넣어둔 등산스틱을 다시 꺼낼까 생각하다 난간을 붙잡고 올라야 하는 구간이 여러번 나타나는 길이라 맨손이 편할 것 같아서 그냥 걷기로 했습니다.

무너미고개에서 시작하는 공룡능선의 초반은 여유있게 걷기 좋은 평탄한 길로 시작합니다.

 

식수로 적합한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씩 등산객들이 물을 보충하는 곳이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냥 걷기 좋은 동네 뒷산길 같은 모습입니다.

 

난간이 설치된 바위길이 나왔네요. 이제 슬슬 업다운을 시작하나 봅니다.

 

경사로를 한참 올라가면 평탄한 길이 잠깐 나타납니다만 아주 짧습니다.

 

또 올라갑니다.

 

뒤를 돌아보니 아까 올라갔던 대청봉과 중청봉은 구름에 둘러싸였습니다.

 

여기를 넘어가면 신선대일 것 같은데 기상상황이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이런, 완전한 곰탕이네요...... 아까 대청봉에서 공룡능선을 봤을 때만 해도 괜찮은 날씨였는데 어느새 뿌연 운무로 둘러싸였습니다.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공룡능선의 뷰가 아주 멋진데 많이 아쉽습니다.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릴까 잠시 생각해 봤는데 별로 나아질 것 같지 않고, 그러다 보면 하산시간이 늦어질 것 같아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그냥 출발했습니다.

 

멀리 보이는 전망은 뿌옇지만 가까운 거리는 잘 보입니다. 그리고 해가 뜨지 않으니 조금은 덜 덥습니다. 걷기에는 괜찮은 날씨이지만 산에서 보는 전망은 꽝인 날입니다.

 

나무들 틈 사이로 조금씩 주변의 풍경이 보입니다. 공룡능선 서쪽은 조금 낫습니다.

 

키가 작은 쑥부쟁이꽃인가 봅니다. 공룡능선 등산로 주변에서 이 꽃들을 자주 봅니다.

 

1/3쯤 왔네요. 작년에 반대 방향으로 한번 걸었던 길이지만 잘 기억이 안납니다.

 

짙은 안개로 주변 풍경이 기대했던 만큼 시원치는 않으니 묵묵히 걸어가기만 합니다.

 

경사가 높긴 하지만 난간을 잡고 올라가면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운무(? 안개인가?)가 공룡능선을 넘어가네요. 그럼 걷히기는커녕 점점 진한 곰탕이 되겠네요.

 

이 쓰러진 큰 나무가 있는 등산로 사진은 여러번 봤습니다.

 

어? 상황이 조금 나아지는 건가 싶은데 지금 보이는 곳은 공룡능선 서쪽의 풍경이고, 공룡능선의 풍경을 제일 멋지게 볼 수 있는 신선대는 이미 지나왔습니다. 신선대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으니 지금 볼 수 있는 걸 머릿속에 담아봅니다. 

 

용아장성 방향의 풍경입니다. 지금 서있는 공룡능선보다 고도가 더 높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지나가야 할 봉우리들은 운무로 가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봉우리는 그런대로 잘 보입니다. 조금 아쉽지만 지금 보이는 것만으로도 멋진 풍경입니다.

 

운무가 덜 낀 용아장성 방향의 풍경을 자꾸 보게 됩니다.

 

오늘 공룡능선에는 등산객들이 별로 안 보입니다. 맞은 편에서 오는 분들이나, 또는 뒤에서 오는 분들에게 길을 비켜주는 일 없이 내 페이스로 계속 걸어 갑니다.

 

아주 가끔씩 맞은편에서 등산객들이 나타납니다. 혼자서 다니는 분도 가끔 만납니다. 공룡능선처럼 힘들고 위험한 구간은 등산로가 익숙하지 않으면 저는 겁이 나서 혼자 등산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여럿이 함께 오신 분들인가 봅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큰 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시네요.

뒤로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들이 천화대인가요? 숲 때문에 보이지 않던 등산로에서 등산객이 나타납니다.

 

공룡능선 서쪽 방향도 그다지 맑진 않지만 다른 방향보다는 그런대로 볼만합니다.

 

짧지만 평평한 등산로를 만나면 발걸음이 저절로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음, 아직 절반도 못 왔네요.

 

계속 갑니다.

 

응? 운무가 점점 짙어지려나 봅니다. 이러다가 혹시 비라도 내리지 않을까 살짝 걱정됩니다.

 

큰 바위언덕을 하나 넘어가면 그 뒤로 더 큰 바위언덕이 나타나곤 합니다.

 

그것을 넘어서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할 길이 더 길고 높아졌습니다.

 

꽤나 긴 오르막길이 나타났습니다. 저 위가 1275봉입니다.

 

사진 한장 찍고 올라갑니다. 난간을 잡고 올라가는 거라서 보기보다 힘들진 않습니다.

 

촛대바위인가요?

 

1275봉 바로 아래에 도착했습니다. 공룡능선에서 제일 긴 경사로를 올라왔나 봅니다. 이제서야 절반을 넘었네요.

 

1275봉 이정표 뒤에 있는 바위 봉우리입니다. 진한 운무에 휩싸여 있습니다.

 

1275봉 위로 잠깐 올라가보려고 했는데 다른 등산객이 없으니 올라가는 길을 모르겠고, 운무가 짙어 보이는 풍경도 신통치 않을 것 같아 금방 내려왔습니다.

 

계속 걸어갑니다. 운무가 점점 짙어지는것보다 흐려지는 날씨에 비라도 내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커집니다.

 

하지만 다행히 아직 비가 내릴 기미는 없습니다. 그냥 흐린 날씨에 운무만 짙은 건가 봅니다. 부디 그러길 빕니다.

 

어...... 공룡능선의 인기 스팟인 킹콩바위 앞에 도착했는데 짙은 운무로 뿌연 상황이네요. 킹콩이라기보다는 배트맨의 옆모습처럼 보입니다.

 

작년에 왔을 때는 이곳에서 울산바위와 동해바다를 봤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오호, 공룡능선의 2/3쯤을 지나왔습니다. 이제 큰새봉과 나한봉만 지나면 됩니다.

 

킹콩바위 정면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정면에서만 본다면 킹콩바위의 옆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잠깐 내려가는 듯하더니 금방 올라가는 길로 바뀝니다.

 

어? 공룡능선 서쪽에도 운무가 짙어졌습니다. 이러면 풍경이 문제가 아니라 날씨가 걱정됩니다.

 

날씨를 어찌할 순 없으니 조금 서두르며 꾸준히 걸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공룡능선은 일단 발을 내딛으면 끝날 때까지 중간에 탈출할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왔던 길로 되돌아가거나 아니면 끝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음, 여기는 어디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마등령삼거리까지는 1.2km 남았다고 합니다.

 

이 철난간이 있는 바위언덕을 넘어가도 또다른 언덕길이 이어집니다.

 

나도 모르게 큰새봉을 지나갔나 봅니다.

 

예쁜 쑥부쟁이꽃을 자주 만납니다.

 

어? 어느새 공룡능선을 모두 지나 마등령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운무가 점점 짙어지면서 발걸음을 서둘렀더니 주변의 풍경을 잘 살피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세존봉까지 지나갔나 봅니다. 공룡능선을 또 올 것 같진 않지만 이정표를 보고 있으니 오세암 코스를 한번 걸어보고 싶습니다.

 

마등령삼거리에서부터 비선대까지는 내리막길입니다. 공룡능선을 지나오는 동안 체력이 많이 소비된 상태에서 경사도 높은 하산길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올라가는 것보다는 덜 힘듭니다.

 

하산길에서는 편안하게 발을 딛을 수 있는 계단이 제일 반갑습니다.

 

하산길이지만 오르막 구간도 나타납니다. 하지만 여기를 지나면 그다음부터는 계속 내리막길입니다.

 

작년 가을에 왔을 때는 깜깜한 밤중에 올라와서 마등령고개길 주변의 풍경이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냥 이런 길을 걸었나 보다 생각해 봅니다.

 

체력이 많이 소비된 상황이라 힘들지만 내려가는 길이니 주변 풍경을 살피는데 조금 여유가 생깁니다.

 

비선대까지 남은 거리가 점점 줄어듭니다.

 

돌계단의 폭이 넓지 않은 구간에서 발을 딛다가 미끄러지면서 엉덩방아를 두번 찧었습니다. 다리힘이 좀 풀렸나 봅니다. 하지만 넘어진 정도는 아니어서 아프진 않습니다. 다행입니다.

 

비선대까지 0.8km 남았으니 이제 마음속으로 카운트다운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오면 저 아래 계곡을 지났을 것 같습니다.

 

작년 가을에 올라올 때는 깜깜한 한밤중이어서 못 보고 지나친 금강굴이 지금 눈앞에 보입니다.

 

금강굴에서 보는 설악산의 풍경이 멋지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라갔다 다시 내려와야 하는 길이어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이제 비선대까지 400m 밖에 안 남았습니다.

 

쨔잔! 드디어 비선대에 도착했습니다. 입산시간이 지난 상황이라 문이 닫혀 있습니다만 하산하는 등산객이 다가가면 자동으로 열립니다. 그리고 통과하면 자동으로 다시 닫힙니다.

 

오색에서 출발해서 대청봉과 희운각대피소, 그리고 공룡능선과 마등령삼거리를 지나는 긴 등산을 비선대에서 마칩니다.

 

경험해보지 않은 긴 구간을 등산하는 거라 서둘지 않고 걸으니 평균속도는 낮게 나왔습니다. 힘들었지만 즐거운 산행을 했습니다.

 

비선대를 지나갑니다. 비선대에서부터 소공원까지도 3km나 되는 긴 거리입니다. 

 

비가 내린지 며칠 안 지나서인지 비선대 계곡에 물이 많습니다.

 

비선대에서 소공원까지는 경사가 거의 없는 비교적 평탄한 길입니다. 등산을 마치고 하산하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가족 단위로 비선대까지 다녀오시는 분들도 많이 보입니다.

주차를 해놓은 오색약수터까지 되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걸음을 서둘렀습니다.

 

소공원 입구에서 시내버스 7번을 타고 설악산 입구에서 하차했습니다. 그런데 버스가 무시무시하게 빨라서 놀랐습니다.

도로 건너편 정거장에서 오색약수터까지 가는 시외버스가 있는데 대략 1시간 25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더 일찍 도착하는 시내버스 9번을 타고 양양종합여객터미널에에서 내렸습니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1번 시내버스를 타거나 오색약수터까지 가는 시외버스를 타면 됩니다. 시외버스는 한번에 도착하는 거라 이게 더 편하지만 출발 시간이 되면 좀 더 일찍 출발한 시내버스는 이미 오색약수터에 도착할 시간입니다. 양양종합여객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일요일 저녁시간이라서인지 손님은 형과 나 둘 뿐입니다. 중간에 할머니 한분이 타셨다가 내리신 후에는 오색약수터까지 손님은 쭈욱 우리 둘 뿐이었습니다.

 

아무튼 오색공영타워주차장에 잘 도착해서 차량을 찾아서(주차요금 1만원) 저녁식사하러 양양 낙산사 근처로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땀 많이 흘리고, 힘이 많이 들어서인지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이 땡기길래 곰치국을 먹으러 갔습니다.

 

한번 끓여서 나온거라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기대한 만큼은 아니지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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