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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_광주

[구례] 화엄사 홍매화

한감자 2023. 3. 13. 22:00

꽃피는 봄이 왔습니다. 복수초나 변산바람꽃 등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들도 있지만 여럿이 함께 무리 지어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 봄꽃은 매화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매화꽃을 보러 광양을 찾아갔습니다. 한때는 거의 매년마다 찾아가던 곳이었는데 몇년 건너뛰고 나더니 코로나19까지 겹치니 한동안 찾지 않았습니다.

인천에서 광양까지는 그리 만만치 않은 거리여서 조금 덜 먼 곳에서 숙박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들르기로 생각했습니다. 이번 여행의 숙소는 구례 화엄사 근처에 있는 곳을 예약했습니다. 다행히 도로가 별로 막히지 않아서 저녁시간 조금 지나서 잘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보니 막 해가 넘어가려나 봅니다. 오늘 아침에 엄청난 안개가 끼더니 걷힌 후에도 하루 종일 뿌연 대기상태여서 예쁜 노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숙소에 체크인만 하고 짐을 내려놓지도 않은 채 저녁식사를 하러 구례 읍내로 이동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식당을 찾아가 흑돼지 삼겹살 구이를 주문했습니다. 두툼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김치와 마늘도 올리고 정성껏(?) 구웠습니다.

 

적당히 잘 익은 것 같습니다. 맛있게 먹어야겠습니다.

 

어? 기대했던 것만큼의 맛은 아니네요. 나쁘지는 않지만 맛이 뛰어나단(?) 생각은 안 드네요. 너무 기대했나 봅니다.

아무튼 저녁을 잘 먹고 가까운 시장에 들렀습니다. 예전 경험으로 매화가 필 무렵은 아침, 저녁이 쌀쌀하거나 조금 추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옷을 따뜻하게 준비했는데 오늘 낮의 기온은 20도를 넘어가는 놀라운 날씨였습니다. 바뀐 날씨에 알맞은 얇은 옷을 준비하지 않은 채로 내일 돌아다니기는 무리일 것 같아 옷을 구입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멀지 않은 화엄사를 잠깐 들렀습니다. 밤이라서 입장이 될려나 생각했는데 막는 곳이 없네요.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하늘을 보니 아주 많은 별들이 보입니다. 카메라를 꺼내서 삼각대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어볼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 귀찮음에 그냥 지나쳤습니다.

화엄사 안으로 들어서니 일주문 뒤에 있는 홍매화가 반갑게 맞이해줍니다. 각황전 옆에 있는 홍매화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 홍매화도 꽤나 멋집니다.

어두워서 손전등을 켜고 사진을 찍으니 빛이 바랜 것처럼 색감이 이상하게 나오네요. 스마트폰 화면으로 확인할때는 잘 몰랐는데 컴퓨터로 옮기니 기대했던 것과 차이가 많네요. 괜한 욕심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사진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화엄사 경내에는 방문객이 전혀 없습니다. 아주 조용한 상태에서 스님의 염불소리와 목탁소리만 들려옵니다. 덕분에 어둡기는 하지만 아주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각황전 옆에 있는 홍매화가 꽃을 피웠나 봅니다. 멀리서도 붉은 꽃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오호! 아직은 좀 이른 시기라서 매화꽃이 만개한 건 아니지만 그런대로 볼만한 수준은 됩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개화상황이 좋습니다. 다른 방문객이 없는 상황이라 아주 여유있게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두운 밤이긴 하지만 홍매화를 비추는 조명이 하나 켜져 있습니다. 하나뿐이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구경하는 거라 그리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매화향이 진하진 않네요. 아마도 만개한 후에 살짝 시들기 시작할 때쯤이 향기가 제일 진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차에서 디지털카메라를 꺼내올걸 그랬습니다. 이렇게 멋진 상황일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진도 아쉽긴 하지만 그리 나쁘진 않습니다. 낮에는 많이 더웠는데 밤이 되니 기온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적당히 서늘합니다.

 

아래에서 위로 비추는 조명때문인지 홍매화 나무에서 빛이 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뒤로 수많은 별자리들이 보였는데 스마트폰으로 눈에 보이는 걸 모두 나타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참 동안 홍매화를 구경했습니다. 화엄사를 방문하면서 이렇게 여유있게 마음껏 홍매화를 구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스님의 염불까지 끝나고 나니 절 안은 더 조용해집니다.

 

조금 더 구경하다 주차장으로 돌아갔습니다.

 

화엄사에서 홍매화 축제를 다음주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때쯤이면 화려하게 만개한 홍매화꽃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처럼 높은 기온이 계속된다면 더 일찍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좋은 구경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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