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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월] 젊은달와이파크

한감자 2021. 5. 31. 19:27

강원도 영월에 자리 잡은 '젊은달 와이파크'는 '술이 샘솟는다'는 지명 '술샘'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진 술박물관 '술샘 박물관'이 2017년 11월에 오픈하였던 곳입니다. 하지만 운영되지 못하고 방치되다 2019년 6월 공간 디자이너 최옥영 작가의 새로운 기획으로 젊은달 와이파크가 탄생하였다고 합니다.

기존 건물의 내벽과 천정을 모두 뜯어내고 붉은 파빌리온, 목성, 붉은 대나무, 바람의 길 등 미술관의 공간을 연결하고 새롭게 공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작년 7월, 평창 청옥산을 다녀올 때 같이 들러보려고 했다가 시간이 늦어져 포기했었는데 이번에는 여행 일정을 잘 조정해서 다녀왔습니다.

 

☞ 젊은달 와이파크 웹사이트 : 젊은달와이파크 (ypark.kr)

 

젊은달와이파크

영월의 재생공간으로서 새롭게 탄생한 현대미술관

ypark.kr

방문객들이 많을 걸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주차장이 여유로웠습니다. 방문객의 입장에서는 다행입니다만 운영하시는 분에게는 어떨는지 살짝 걱정(?)이 됩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정면으로 최옥영 작가의 '붉은 대나무'라는 거대한 작품이 시선을 확 잡아 끕니다. 금속 파이프를 이용하여 만든 공간설치 미술 작품이라고 합니다. 작품 설명을 읽어보면 강원도 강릉의 오죽을 생각하며 영월 주천과의 연결고리를 붉은색 금속 파이프를 이용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자연의 색깔인 녹색과 가장 대비되는 붉은색을 사용하여 새롭게 재생공간으로 탄생한 젊은달 와이파크의 넘치는 에너지와 우주를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눈에 잘 띄는 빨간색과 커다란 규모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그늘진 대나무숲길을 걸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붉은 대나무를 지나 안으로 들어갑니다.

 

안내소를 겸한 달 카페와 카카오 팩토리가 있는 건물까지 붉은 대나무가 이어집니다.

 

젊은달 와이파크의 입구에는 달 카페와 카카오 팩토리가 있습니다. 먼저 달 카페(Cafe Moon)가 보입니다. 인터넷에서 봤던 일본 스타벅스 다자이후 지점을 보는 것 같과 비슷한 느낌의 막대기들(?)이 설치되어 있네요. 

 

차를 주문하는 카운터에서 젊은달 와이파크의 입장료도 구입합니다. 입장료를 할인받을 만한 별다른 사안이 없어 인터넷을 검색해서 소셜미디어에서 약간이나마 할인된 패키지 관람권을 발급받았습니다. 구입한 입장권에 음료도 한잔 포함되어 있는데 차를 마시는 건 관람을 마친 후에 해야겠습니다.

 

카운터 앞에 여러 상품들을 전시되어 있습니다만 관람하는 동안 들고 다닐 번거로움을 생각하면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스마트폰으로 구입한 입장권을 확인받고 티켓을 발급받아 안으로 들어갑니다.

 

달 카페를 지나 입구를 들어서기 전에 카카오 팩토리를 지나게 됩니다. 카카오 팩토리는 초콜릿의 원료로 사용되는 카카오를 직접 로스팅하고 초콜릿을 만드는 공방이라고 합니다. 미술관을 입장하지 않고 달 카페를 이용하면서 들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천정과 벽면에 설치된 작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카카오 팩토리를 지나 입장권을 찍고 미술관 안으로 들어섭니다.

제일 첫번째 만나는 작품은 최옥영 작가의 '목성(木星)'입니다. 

 

아주 많은 나무들이 동그랗게 얽혀있는 커다란 작품입니다. 미술 작품을 관람한다는 느낌보다는 뭔가 신기한 조형물을 만나는 것 같은 두근거림이 생깁니다.

 

우와! 작품 안으로 들어서면 넓고 동그란 돔처럼 생긴 공간이 나타납니다.

 

천정 중앙에는 동그란 구멍이 있어 그곳을 통해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을 통해 햇살이 작품 안으로 들어옵니다.

 

판테온의 천정에 있는 거대한 구멍인 오큘러스를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참 재미있네요.

 

강원도에 많은 소나무를 장작으로 엮어서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소나무 벽면이 춤을 추는 듯 리듬감 있게 배열되었습니다.

 

목성의 옆으로 돌아가면 두번째 공간의 입구와 이어집니다.

 

두번째 공간은 '젊은달미술관 Ⅰ'입니다. 그레이스 박(작가 이름인가 봅니다)의 "시간의 거울-사임당이 걷던 길"이라는 제목만 봐서는 무슨 내용일지 짐작하기 어려운 이름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수많은 꽃들과 칡넝쿨이 빼곡하게 벽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화려하지만 좀 어수선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덩그러니 의자가 하나 놓여 있네요. 작품의 제작 의도를 알지 못한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구성입니다. 안내 팜플렛의 해설을 보면 사물을 비추는 거울의 성질을 작품을 통해서 풀어낸 것이라고 합니다. 이 시대의 여인들과 과거의 여인들, 그 정체성을 찾는 여정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2전시실에서는 최옥영 작가의 '우주정원'이 있습니다. 작업하고 남은 나무 파편들을 모아 원으로 엮어서 별똥별이 떨어질 때 회전하는 빛들의 집합체(?)처럼 형태를 만들고 우주로 가는 통로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주변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안쪽에만 조명을 비추니 집중해서 바라보게 됩니다. 하지만 우주로 가는 통로로 사용하기에는 몸이 온전히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걱정이 생겨납니다......  마치 백상아리가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3전시실에는 재생을 주제로 한 공간이라고 합니다. 폐차된 차량이 꽃으로 덮혀있고, 그 앞에는 많은 도르레들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도르레들은 지금은 사라진 선박회사의 배에서 사용하던 오래된 도르레라고 하니 '재생'이라는 의미가 이해되는 것 같습니다.

 

젊은달미술관 Ⅰ의 관람을 마치고 붉은 파빌리온 Ⅰ로 이동합니다. 바닥에 놓인 두개의 돌덩이는 일본계 미국인 토마스 마츠다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돌을 쪼개서 태극문양을 새겨 넣었다고 하는데 서로 맞추면 하나의 태극 모양이 된다고 합니다. 일본 사람이 태극문양을 이용한 작품이라니 특이하다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작품 설명을 보니 한국이 평화롭게 통일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일본과 한국 사이의 과거사에 대해 사죄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붉은파빌리온 Ⅰ의 계단을 올라가면 꽤나 괴이한 형태의 작품을 만납니다. 최옥영 작가의 '거울 도마뱀'이라고 하네요.  머리 부분(?) 동그란 부분 아래에 서서 위를 바라보면 거울처럼 물체가 일렁이는 것처럼 비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괴이한 작품의 형태에만 주목하느라 거울 부분을 살피지 못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의 느낌이 이어지는데 붉은색이 참 강렬한 이미지를 남깁니다. 색깔을 제외하고 나면 별다른 특징이 눈에 띄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진한 붉은색 때문에 머릿속에 진한 여운이 남습니다.

 

아까 구경했던 목성이 보이네요.

 

붉은 파빌리온 Ⅰ을 지나 붉은 파빌리온 Ⅱ의 영역에 들어서면 붉은색과 대비되는 파란 사슴 세마리와 그 위로 특이한 형태의 커다란 그물(?) 작품을 만납니다.

 

이 거대한 설치 미술 작품은 'Spider web'이라고 합니다. 설치 Spider web은 미술뿐만 아니라 놀이와 체험공간이기도 합니다. 저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젊은달 와이파크 입장료 외에 별도의 이용요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오늘은 운영하지 않나 봅니다.

 

탁명열 작가의 '푸른 사슴'이라는 작품인데 붉은 색깔의 파빌리온과 강하게 대비됩니다. 세마리는 스파이더 웹 아래에 있고, 다른 한마리는 붉은색 파빌리온 꼭대기에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마다 직원의 인솔을 받아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저 안에 들어가 걸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용자가 없어서인지, 아님 운영시간이 아니라서인지 스파이더 웹의 입구는 막혀 있습니다.

 

푸른 사슴을 지나면 최옥영 작가의 '실버 피쉬'를 만납니다. 공사 후에 남은 부재료들을 모아서 설치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철줄을 이용하여 천정에 설치되어 미세하게 움직인다고 합니다.

 

붉은 파빌리온Ⅱ을 지나면 젊은달 미술관 Ⅱ로 들어섭니다. 최정윤 작가의 '실과 소금의 이야기 展'입니다. 얼음처럼 굳어버린 소금검과 여러 색깔의 실로 만들어진 청동검이 서로 상충되면서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작품의 설명에 상관없이 하얀 소금기둥을 바라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젊은달 미술관Ⅲ에는 최옥영 작가의 '우주 展'이라는 거대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폐선박에서 수집한 나무들을 이용하여 용과 사람을 상징하는 조각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미술관 Ⅱ와 미술관 Ⅲ을 나도 모르게 오가고 있네요.

 

최옥영 작가의 '타이어 재생 설치미술'이라는 작품입니다. 폐타이어를 이용한 설치미술 작품으로 붉은 파빌리온Ⅱ의 2층 천정에서부터 타이어를 늘어뜨렸습니다.

 

 

최옥영 작가의 실버 피쉬 아래에는 김경환 작가의 '황금 물고기'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푸른색의 바닥을 헤엄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강릉 하슬라 아트월드에서 본 것 같습니다.

 

키네틱과 오토마타를 이용한 '춤추는 피노키오'라는 작품입니다. 노래에 따라 춤을 추며 움직입니다.

 

응? 벽면이 편평하지 않은지 흔들리는 것 같은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젊은달 미술관 Ⅲ까지 구경하면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새의 깃털처럼 보이는 저 작품은 최옥영 작가의 'Silver Dragon'이라고 합니다. 젊은달 와이파크를 리모델링하면서 남은 건축자재를 이용하여 만들었는데 하늘을 향해 승천하는 은빛의 이무기를 나타내고자 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도 폐선박의 나무들을 이용한 것이겠지요?

 

젊은달 미술관Ⅳ에는 맥주 뮤지엄이 있습니다. 최명보, 최지완 남매가 555년 된 독일의 마이센 맥주공장에서 일하면서 수집한 맥주 골동품과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맥주 골동품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는 50년 된 자개장은 길정숙 선생님이 사용하던 것이라고 합니다.

 

미술관을 나와 밖의 모습을 잠깐 동안 구경합니다. 젊은달 와이파크 외부에서 볼 수 있는 색깔은 주로 빨간색과 흰색 두가지인가 봅니다.

 

미술관을 여러 군데 구경한 것 같은데 이렇게 보면 별로 넓어 보이진 않네요?

 

응? 니트로 만든 동근 원들이 떠오르는 열기구처럼 보입니다.

 

수많은 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젊은달 미술관Ⅴ에는 '술샘박물관'이 있습니다. 젊은달 와이파크가 술샘박물관을 재생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술샘박물관의 형태와 전시는 그대로 보존하였다고 합니다.

 

이제 웬만큼 구경을 다 한 것 같습니다.

 

젊은달 와이파크 구경을 마치고 카페 달로 돌아와 구입한 입장권에 포함된 음료를 한잔씩 주문했습니다. 입장할 때보다는 방문객들이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카페 달 밖으로 나가면 붉은 대나무를 편안하게(?) 볼 수 있습니다. 붉은 대나무는 젊은달 와이파크로 입장하는 통로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통행하는 이용객들로 인해서 편치 않은데 이렇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사진을 찍으니 여유 있네요.

 

카페 달 옆으로 '淸虛樓'라는 누각이 하나 있습니다.

 

누각 자체의 구경보다는 누각에서 바라보는 붉은 대나무의 모습이 더 보기 좋습니다.

 

이제 관람을 마치고 젊은달 와이파크 출구로 나갑니다.

 

구경 잘했습니다.

 

평소 미술작품에 그다지 관심은 없었지만 관람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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