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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다 마을 구경을 하고는 저녁시간쯤 숙소인 '파라도르 데 론다'로 돌아왔습니다. 스페인 여행 중에 파라도르는 론다에서 딱 한번 이용해보는데 클래시컬(?)해 보이는 겉모습에 비해서 실내는 현대적인 깔끔한 모습입니다.

 

슈페리어 더블을 예약했는데 슈페리어 트윈으로 배정됐네요. 처음에는 부킹닷컴으로 예약했다가 블랙 프라이데이에 더 저렴한 가격이 나오길래 처음 예약한 걸 취소하고 다시 예약하는 과정에서 뭔가 착오가 있었나 봅니다.

 

아무튼 그래서인지 누에보 다리가 보이는 전망이 아니라 절벽 아래 평원이 보이는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쪽 전망도 괜찮네요. 아까 낮에 누에보 다리를 올려다보기 위해 걸었던 길이 보입니다.

 

구름이 없다면 숙소에서 멋진 노을진 풍경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숙소에서 잠시 쉬다가 저녁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습니다. 아내가 인터넷으로 음식점을 검색하다 괜찮은 빠에야 식당이 있다 길래 찾아 나섰습니다. 파라도르 앞 카페 골목은 평일 밤이라서인지, 아니면 손님들이 찾지 않는지 한산합니다.

 

구글맵을 켜도 제대로 위치가 안 나오길래 이리저리 골목을 돌아다니며 겨우 찾았는데 식당이 아니라 츄러스와 핫초코, 젤라또 등을 판매하는 카페네요.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안으로 들어가 식사 여부를 물어보니 역시나 간단한 디저트 종류 이외에는 안 된다고 하네요. 왜 이런 곳에서 빠에야를 판다고 했을까 싶어서 살펴보니 점심시간에만 한정해서 제공하는 식사인가 봅니다. 그런데도 맛있다고 글을 올렸다니 정말 그럴까 싶기도 하지만 지금은 확인할 수 없네요.

 

결국 빠에야를 먹을 수 있는 다른 식당을 찾아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는 중에 갑자기 엄청나게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우와~, 이 정도의 눈이면 우산이 필요하겠다 싶을 정도로 퍼붓기 시작합니다. 잠시 가게 앞에서 눈을 피하면서 어디로 가볼까 인터넷을 검색해봐도 딱히 만족할 만한 글은 나오질 않습니다.

 

낮에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숙소까지 찾아올 때 지났던 길을 다시 지나가면서 찾아봐도 마음 내키는 식당은 안 보이네요. 게다가 문을 닫은 가게가 많습니다.

 

문을 연 식당에 들어가봐도 생각보다 가격이 많이 높길래 그냥 나와서 파라도로 앞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윙 튀김을 구입해 숙소로 돌아와서 낮에 샀던 론다 맥주와 함께 안주 겸 식사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스페인 음식이 대체로 짠 편이라 덜 짜게 먹고 싶으면 음식을 주문할 때 "씬쌀"이라고 얘기해야 하는데 맥도널드는 우리나라에도 있는 다국적 프랜차이즈 기업이라 우리나라랑 별 차이가 있겠나 싶어 주문할 때 그런 얘기를 안 했더니 결과물은 아주 많이 짭니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비쥬얼이고, 실제로도 꽤나 맛있었지만 너무 짜서 몇개 먹고는 반 이상을 남겼습니다.

 

아무튼 맥주도 마시고, 간단하게(혹은 어렵게 ?) 저녁을 해결하고 난 후 원래 계획이었던 누에보 다리 야경 촬영은 퍼붓는 눈 때문에 고민거리가 됐습니다.

 

숙소 테라스에서 사진을 찍다가 플래시를 켜고 찍으니 그나마 눈이 사진에 나타납니다.

 

아내는 피곤하다고 해서 숙소에서 쉬고 저 혼자 카메라 매고 사진 찍으러 밖으로 나왔습니다. 파라도르 로비에 연결된 테라스에서 몇장 더 찍고는 숙소 밖으로 나섰습니다.

 

어두운 밤이라 플래시를 터뜨려야 사진에 눈이 나타납니다.

 

파라도르 앞 스페인 광장은 조용합니다. 눈이 많이 내리고 있지만 쌓이진 않고 바로 바로 녹고 있으니 지금 상태가 아침까지 이어진다면 내일 아침 일찍 기차역까지 가는 건 시간만 잘 맞추면 괜찮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눈 때문인지 누에보 다리 야경을 찍는 사람들도 거의 안 보입니다.

 

삼각대가 없으니 ISO를 높이고 플래시를 터뜨려가며 적당히 사진을 찍어봅니다.

 

카메라를 잘 움켜쥐고 눈 맞으며 다리 건너편으로 가서 사진을 더 찍었습니다.

 

삼각대가 없어 야경촬영이 만족스럽지 않긴 하지만 그건 한국에서부터 안 챙겨 온 거니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오늘처럼 사진에 눈 내리는 모습과 눈이 안 보이는 모습을 모두 담을 수 있으니 오히려 괜찮은 기회가 됐습니다.

 

도로에는 눈이 쌓지 않고 녹는데 작은 나무 위에는 조금씩 쌓이고 있네요.

 

택시나 자가용들은 속력을 줄이고 조심스레 도로 위를 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도 저처럼 사진 찍으러 나오는 사람이 있긴 하네요.

 

숙소로 돌아와 테라스에서 밖의 풍경을 확인했는데 맙소사! 바닥에 눈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기온이 더 낮아질 밤에도 눈이 계속 내린다면 내일 아침 일찍 기차역까지 갈 일이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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