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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전날(6월 5일 월요일)이 휴가가 되니 토요일부터 화요일까지 4일 동안의 황금연휴가 만들어졌습니다. 작년에 등산을 시작하면서 인터넷에서 몇번 봤던 영남 알프스의 멋진 풍경을 보고는 꼭 한번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겼습니다. 인천에서 울산까지 먼 거리이지만 4일 동안의 휴일이니 다녀올만 합니다.

토요일 새벽 일찍 출발해서 부지런히 운전해서 울산에 도착했습니다. 인천에서 울산까지는 부산까지의 거리랑 별로 차이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출발했으니 등산을 하기 전에 밥 먼저 먹어야겠습니다. 그래야 등산도 할 수 있겠지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이런 경우를 말하는 건가 생각됩니다.

자주 방문하는 등산 카페에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온양읍내에 있는 '원조옛날곰탕'이라는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60년 전통의 맛집이라고 하네요. 주차는 가까운 곳에 있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했습니다.

 

특곰탕으로 주문했습니다. '특'이라 그런지 내용물이 많아 보입니다.

 

이곳의 한우곰탕은 나주곰탕이랑 많이 다릅니다. 나주곰탕은 고기를 우려낸 국물처럼 맑은데 비해 이곳은 살짝 뽀얀 색깔입니다. 그리고 내용물도 고기만 들어가 있는 나주곰탕에 비해 이곳은 소머리국밥이랑 비슷하게 이런저런 부위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맛이 다르긴 하지만 둘 다 맛있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영남알프스 첫번째 방문지로 가까운 곳에 있는 가지산을 방문했습니다. 가지산은 영남 알프스 8개 중에서 제일 높은 산(1,241n)입니다. 영남 알프스는 이곳 가지산을 포함해서 운문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고헌산, 문복산의 아홉 봉우리를 말합니다. 그런데 문복산은 봄철 산불조심기간 인증제한과 관련하여 5월 이후에 방문을 권장했는데 오히려 1월 등산객들이 급증하면서 주변 주민들의 불편함과 사고 예방을 위하여 영남 알프스 인증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운문산과 가지산을 연계해서 등산하는 코스를 추천하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등산 시작시간이 좀 늦은 것 같아 가지산과 운문산을 따로따로 오르기로 했습니다.

가지산 등산은 석남터널 입구에 주차를 많이 하는데 다행히 어렵지 않게 차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주차한 후에 간단히 준비운동을 하고 등산로 입구를 향해 천천히 걸어갑니다.

 

가지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입니다.

 

등산로 초반부터 만만치 않은 긴 계단이 시작됩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올라갑니다.

 

계단이 끝나고 나니 이런 길이 나타나네요. 다행히 지금까지는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등산로여서 더운 날씨의 영향을 덜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슬슬 숨이 가빠집니다.

 

많이 오르지 않았는데 뒤를 돌아보니 조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좀 덥긴 하지만 맑은 날씨입니다.

 

차를 세워둔 곳이 보이네요.

 

등산로 입구와는 조금 다른 형태의 계단길이 나왔습니다.

 

갈림길이 나왔습니다. 가지산 정상까지 3.0km 남았다고 하니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네요. 능동산은 어디일까 검색해보니 그리로 가면 간월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네요.

 

일단 목적지인 가지산을 향해서 걸어 갑니다. 갈림길에서부터는 걷기 좋은 숲길이 이어집니다. 이런 편안한 길이 어디까지 이어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좋습니다.

 

응? 아까 지나온 갈림길에서부터 길진 않지만 어느 정도 걸어왔는데도 정상까지의 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습니다. 신기한 이정표네요...... 저 뒤로 보이는 높은 봉우리가 가지산 정상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깁니다. 그게 맞다면 좀 먼 거리네요.

 

아무튼 아직까지는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시원한 숲길을 비교적 편안하게 걸어 갑니다.

 

음, 겨우 300m 걸어왔습니다. 이정표의 거리가 점점 의심스러워집니다. 정상까지의 거리가 잘 줄어들지 않아요.

 

오늘 날씨 참 좋네요.

 

편안하고 완만한 숲길이 끝나고 언덕길이 다시 시작됩니다. 여전히 정상까지의 거리는 별로 줄어들지 않네요.

 

오, 정상방면 오른쪽으로 멋진 바위 봉우리가 보입니다. 가지산 정상은 저 바위 봉우리 왼편에 있습니다.

 

돌길도 지나갑니다.

 

가지산에도 철쭉나무 군락지가 있네요. 하지만 철쭉꽃을 구경하기에는 시기가 많이 늦었습니다.

 

어? 철쭉 군라지 입구에 작은 가게가 하나 있습니다. 음악소리도 들리고 문도 열려있는 것으로 보아 영업 중인가 봅니다. 등산을 마치고 내려올 때 쉬어가기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올라가는 중이니 그냥 지나칩니다.

 

다시 계단길이 이어집니다. 경사도 좀 되고, 길이도 좀 깁니다.

 

정상까지의 거리가 비교적 많이 줄었네요. 1.1km 남았습니다.

 

응? 벌써 도착했나? 푸른 하늘이 보입니다.

 

아, 정상이 아니고 '중봉'이라네요. 중봉의 높이도 만만치 않습니다. 1,167m나 됩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가지산 정상이 맞나 봅니다. 아직 많이 남았네요.

 

정상에 먼저 도착한 분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앗! 그런데 중봉 바위 가장자리에 뱀이 있네요.(왼쪽 아래) 햇빛을 즐기는 건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습니다. 건들지 않는다면 위험할 것 같진 않지만 모르고 있다가 발견하면 깜짝 놀라겠네요.

 

주변 풍경을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다가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조금 전에 중봉에서 뱀을 발견하고부터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등산로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게 됩니다. 혹시라도 모르고 뱀을 건드릴까 봐 걱정됩니다. 하지만 등산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이런 걱정은 금방 사라져 버렸습니다.

 

슬슬 하늘이랑 가까워(?) 집니다.

 

정상에 가까워질 때쯤 왔던 길을 되돌아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저 위에 정상이 있나 봅니다.

 

조금 덥긴 하지만 오늘 날씨 참 좋네요.

 

드디어 가지산 정상이 눈앞에 보입니다. 먼저 도착한 젊은 분들이 유쾌하게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오호! 영남 알프스 첫번째 등산에 성공했습니다. 가지산 정상은 1,241m로 영남알프스 8봉 중에서 제일 높습니다. 그런데 정상석이 두개 있네요?

 

음, 가지산 정상에서 운문산 정상까지는 5.6km라고 하니 꽤나 먼 거리네요. 운문산 정상까지 갔다가 주차해놓은 석남터널 입구까지 되돌아가려면 더 먼 거리를 걸어야 합니다. 가지산에서 출발해서 운문산까지 등산하고 가까운 등산로로 하산해서 택시로 석남터널로 돌아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운문산과 가지산을 연계산행하면서 원점회귀할 경우에는 운문산 아래 삼양마을에 주차하고 운문산을 먼저 오른 다음 건너편 가지산까지 갔다가 되돌아 내려오는 T자형 등산로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 멀리 오른쪽에 보이는 봉우리가 운문산인가 봅니다. 운문산도 높이가 좀 되네요.

 

어? 흑염소가 두마리 있네요? 바위틈 사이에 있는 풀을 뜯어먹나 봅니다. 아래쪽에 더 많은 풀들이 있는 것 같은데 여기까지 올라와서 먹고 있네요.

 

우와, 가지산 정상에서 보이는 주변 풍경이 꽤나 멋집니다. 많은 산봉우리들이 겹친 풍경이 보기 좋습니다. 경상남도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을 줄은 이곳을 방문하기 전까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정상에서 보는 풍경을 여유있게 즐겼습니다. 참 좋네요.

 

가지산은 울산광역시 울주군과 경상남도 밀양시에 걸쳐 있습니다.

 

2023년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물품을 받을 수 있는 인원 3만명이 넘어서인지 주말임에도 정상에는 등산객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별로 기다리지 않고 인증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완등 인증물품을 받을 수 없는 건 아쉽지만 덕분에 오히려 쾌적한(?) 산행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번 등산에는 스쿠버 반달이가 함께 했습니다.

 

정상 서쪽 아래에는 헬기 착륙장이 있네요.

 

이 건물은 뭘 하는 곳일지 궁금했습니다만 내려가서 확인하진 않았습니다.

 

커다란 정상석 옆에는 이렇게 조금 작은 크기의 정상석이 하나 더 있습니다. 영남 알프스 완등인증 어플용 사진은 큰 정상석 옆에서 하나 봅니다.

 

가지산은 영남 알프스 완등인증 사진도 찍고,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도 해야 하는 곳인데 통신이 잘 연결되지 않습니다. 정상석 주변을 왔다 갔다 하면서 통신 상황이 조금 나은 곳에서 어렵게 해결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유플러스 통신망의 문제인지 아님 다른 통신사도 비슷한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하산을 시작합니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오는 것보다는 힘들지 않습니다.

 

여유있게 내려갑니다.

 

중봉에서 가지산 정상을 한번 더 바라봅니다.

 

하산하면서 나무그늘이 드리워진 숲속 길을 걸어가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거의 다 내려왔습니다. 등산로 입구가 보입니다.

 

무사히 등산을 마치고 숙소에 체크인한 다음 언양읍내로 가서 간단하게 식사를 했습니다.

 

영남알프스 첫번째 목적지인 가지산 등산을 조금은 천천히, 그리고 여유있게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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