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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륜산 케이블카를 타고온 다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두륜산 대흥사를 방문했습니다.

 

☞ 대흥사 웹사이트 : http://www.daeheungsa.co.kr
☞ 예전에 다녀온 글 : http://hangamja.tistory.com/222
                              http://hangamja.tistory.com/366

 

주차장에 차를 세워둔 후에(실제로는 꽤나 덥지만 길 양쪽의 나무들로 인해서 사진으로는 시원해 보이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방향으로 길 왼쪽에 동백숲이 있는데 꽤나 크고 굵은 동백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줄기가 크고 굵은 만큼 이른 봄철 동백꽃이 필 때면 빨갛게 숲이 물드는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동백숲길을 지나 길을 따라 조금 더 걸어가면 유선여관을 만납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관광객들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거리였지만 무더운 날씨 속에 걸어 왔으니 잠시 쉬면서 유선여관도 구경할겸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유선여관(遊仙館)'은 1915년에 지어졌다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여관이라고 합니다.

이전에도 많이 알려진 곳이지만 KBS 2TV 1박 2일에 방영되고 나서 또 다시 유명해졌는데 오늘은 관람객들이 별로 보이지 않아 여유롭게 사진 찍기에 좋았습니다.

 

 

2009년에 왔을 때랑 별로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 오랫만에 친구를 만난 것처럼 괜스레 반가워집니다.

 

 

예전에 항아리들이 모여있는 곳 앞에 있는 저 의자에 아이들을 앉히고 사진을 찍었는데 아직까지 그대로 남아 있네요.

 

 

오늘은 숙박하는 손님도 별로 없나 봅니다.

아니면 기존 손님들은 체크아웃하고 나가고 새로 오는 손님들은 아직 체크인하지 않은 시간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네요.

 

 

음...... 일단 자리에 앉아서 잠시 쉬다 보니 부실하게 먹은(?) 아침식사를 보충하기 위해서라는 핑계로 파전 하나랑 막걸리 작은 병을 하나 주문했습니다.

 

 

다 먹고 계산할 때 보니 파전 한장에 1만원인가 본데 두께는 두툼하면서도 겉은 바삭하고, 속까지 잘 익힌 맛있는 파전입니다.

 

 

천천히 한잔 마시면서 주변의 풍경을 구경하면서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이런 풍경을 시끄럽지 않은 상황에서 여유롭게 바라보고 있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유선여관 안에서 적당히 쉬다가 대흥사를 향해서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피안교(彼岸橋)'라 이름 붙은 저 다리 아래로는 맑은 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이었는데 올 여름에는 비가 별로 내리지 않아서인지 물이 많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걸어가니 대흥사 일주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대흥사 일주문 앞에 도착했습니다.

유네스코에서 한국의 산사 일곱을 세계유산에 등재했는데 두륜산 대흥사도 포함되었습니다.

7~9세기 창건 이후 현재까지의 지속성과 한국불교의 깊은 역사성이 세계유산 등재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기준(Outstanding Universal Value)'에 해당된다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전남 해남의 대흥사와 경남 양산의 통도사, 경북 영주의 부석사, 안동의 봉정사, 충북 보은의 법주사, 충남 공주의 마곡사, 전남 순천의 선암사가 포함됩니다.

이 일곱 사찰은 모두 가본 곳이라 기분이 살짝 으쓱해집니다.

 

 

일주문을 지나면 왼쪽으로 80여기의 부도와 탑비들이 모여 있는 '부도전(浮屠殿)'이 있습니다.

 

 

이 안에 보물 제1347호인 서산대사 부도전이 있다고 하는데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많이 본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도 꽤나 멋진 부도탑이 있습니다.

 

 

반야교(般若橋)를 지나야 본격적인 경내 구경이 시작됩니다.

 

 

일주문을 지났으니 천왕문이 나오려니 생각했는데 이곳에는 '해탈문(解脫門)'이 있네요.

대흥사 해탈문에는 사천왕상이 없는데 그 까닭은 '북으로 영암 월출산, 남으로는 송지 달마산, 동으로는 장흥 천관산, 서로는 화산 선은산이 대흥사를 감싸고 있어 풍수적으로 완벽한 형국을 취하고 있어서' 라고 합니다.

 

 

날씨가 여전히 무덥지만 해탈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더위를 잠시 잊을 만큼 멋지고 푸릅니다.

 

 

해탈문 너머로 보이는 산봉우리들은 아까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던 두륜산의 고계봉보다 남쪽에 있는 봉우리들인가 봅니다.

 

 

병풍처럼 사찰을 감싸고 있는 멋진 산세입니다.

 

 

이번 여행기간 내내 무더위가 기승이지만 구경하려면 참고 계속 걸어야 합니다......

 

 

응? '범종각(梵鐘閣)'이 아니라 '범종루(梵鐘樓)'입니다.

범종(梵鐘)·운판(雲板)·목어(木魚)·홍고(弘鼓) 등을 비치하는 2층의 누각(樓閣)으로 되어 있을 때는 '범종루'라고 한다네요.

이쪽에서 보면 단층 건물로 보이지만 아랫쪽에 한층이 더 있나 봅니다.

그런제 지금 봐서는 운판과, 목어, 홍고는 안 보이고 범종만 보입니다.

 

 

범종루를 지나 조금씩 위로 올라가면서 구경을 이어갑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이 작은 문 뒤로  계단이 이어지는 풍경이 꽤나 멋있어 보이는데 출입을 제한하고 있네요.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문 앞에서 쪼그려 앉거나 낮은 담장 위로 손을 올려 담장 안쪽의 풍경을 담아 봤습니다.

 

 

'관음33응신전(觀音三三應身殿)'이라는 긴 이름이 붙은 관음전이 있는데, 다른 사찰에서는 대웅전처럼 별도의 독립된 건물로 세워져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곳은 특이하게도 담장과 이어져 있습니다.

 

 

성보박물관은 그 안에 있는 불교 문화재를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요즘 날씨에는 에어컨 바람을 쏘이며 무더위를 잠시 피하는 즐거움이 있는 공간입니다.

 

 

성보박물관 위에 서산대사와 관련있는 표충사가 있어 그 옆에 계신 분은 서산대사일 걸로 생각했는데 초의선사라고 합니다.

초의선사께서 각지로 운수행각(雲水行脚, 발길 닿는 대로 정처없이 떠도는 것) 하다 대흥사 10대 강사인 완호윤후 스님으로부터 '초의(草衣)'라는 법호를 얻으셨다고 합니다.

초의선사는 불교 뿐만 아니라 유학, 도교 등 당대의 여러 지식을 섭렵하며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의 학자나 사대부들과도 폭넓게 사귀었다고 합니다.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는 전혀 다른 시대를 산 분들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초의선사를 매개로 이어지네요.

그리고 차(茶)와 선(禪)이 하나라는 '다선일미(茶禪一味)' 사상을 바탕으로 다도의 이론을 정리하고 차를 만들어 널리 폄으로써 전래의 차 문화를 중흥시켰다고 합니다.

 

 

대흥사에는 다른 절에서는 보기 힘든 특이한 유교 형식의 '표충사(表忠祠)' 라는 사당이 있습니다.

경남 밀양의 표충사랑 같은 이름인데, 서산대사의 은덕을 추모하여 1669년에 건립한 것이라고 합니다.

 

 

표충사 정문의 이름은 '호국문(護國門)'입니다.

 

 

표충사의 건물 배치는 북향으로 사당이 있고, 그 좌우편으로 조사전과 표충비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정조 12년(1788년) '표충사(表忠祠)'라 사액하였으며, 매년 나라에서 예관과 헌관을 보내 관급으로 제향케 하였다고 합니다.

 

 

표충사 정면에는 정조대왕이 하사한 '표충사(表忠祠)' 편액과 '어서각(御書閣)'이란 편액 두개가 있는데 호조판서 서유린이 서산대사의 사적과 사우 건립의 정당성을 왕에게 주청하여 건립 허가와 함께 '표충사'란 사액을 받게 됐다고 합니다.

 

 

표충사 안에는 '표충비각(表忠碑閣)'이라는 별도의 비각이 있는데 하나는 표충사건사적비, 다른 하나는 서산대사표충사기적비입니다.

 

 

표충사 왼편에는 '조사전'이 있는데 내부에는 창건주 아도조사(阿度祖師)를 비롯하여 대흥사 13대 종사와 13대 강사의 진영을 모신 조사진영을 봉안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건물과는 달리 현판이 한글입니다.

 

 

표충사 안을 구경한 다음 밖으로 나와 건너편으로 걸어 갔습니다.

아랫쪽에서는 출입이 금지되었는데 윗쪽에서는 관람에 제한이 없네요??

 

 

대흥사 윗쪽에는 '문수전(文殊殿)'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문수전 앞 마당이 꽤나 넓네요.

 

 

문수전 왼편에 있는 작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랑 연결됩니다.

 

 

문수전이 대흥사 안에서는 꽤나 윗쪽에 자리잡고 있어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볼만합니다.(개인적으로......)

 

 

저 아래에 보이는 삼층석탑은 사리탑이라고 합니다.

 

 

문수전 윗쪽에도 건물이 있길래 구경을 갔지만 출입을 제한해서 들어가볼 수 없습니다.

 

 

문수전 앞마당은 그냥 공터로 보이지만 아랫쪽으로 내려오면 아랫층 건물의 지붕에 해당됩니다.

 

 

'천불전(千佛殿)' 안에 모셔진 천불상은 순조 13년(1813년) 완호윤우선사께서 천불전을 중건하시고 화순 쌍봉사 화승 풍계대사의 총지휘로 경주 불석산에서 나오는 옥석으로 6년에 걸쳐 완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경주에서 완성된 천불을 두척의 배에 나누어 싣고 경주 장진포를 지나 울산을 거쳐 부산 앞바다를 지나 해남 대흥사로 향하던 중 768여구의 옥불을 싣고 있는 배 한척이 울산진에서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가 일본의 축전 대포도에 표착하였다고 합니다.

배를 발견한 일본사람들이 기쁜 마음으로 서둘러 절을 짓고 불상을 봉안하려 했는데 대포도 현감의 꿈에 조선국 해남 대흥사로 가는 중이니 이곳에 봉안해서는 안 된다고 여러번 현몽하자 사람을 보내 사정을 확인한 후 그 다음 해에 대흥사로 돌려보내게 했다고 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옥불을 돌려보내기 아쉬워 불상 밑면에 '日'자를 새겨 보냈다고 합니다.

참으로 먼곳까지 다녀오신 사연 많은 부처님들을 모신 곳이지만 사방이 담장과 다른 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천불전 안은 조용한 편입니다.

 

 

천불전 서쪽에는 스님들의 강당 겸 선방으로 사용하는 '용화당(龍華堂)'이 있습니다.

 

 

천불전 등이 있는 대흥사의 남원(南院)의 출입문은 '가허루(駕虛褸)'입니다.

가허루와 연결된 담장과 담벼락의 모습만 본다면 이 건물이 사찰이라기보다는 규모가 큰 고택을 보고 있느낌입니다.

 

 

대흥사 남원에서 북원으로 가는 곳에 연리지가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 몇번 봤던 연리지는 나무 아랫쪽 줄기가 서로 얽혀진 모습을 많이 봤는데 대흥사의 연리지는 뿌리 부분이 서로 얽혀진 모습입니다.

 

 

연리지를 지나 작은 계곡(개울인가?) 건너편으로 대흥사의 북원구역이 보입니다.

 

 

대흥사의 남원과 북원을 가로지르는 계곡의 이름은 '금당천(金塘川)'입니다.

 

 

금당천을 가로지르는 심진교 너머 북원의 출입문은 2층 누각 건물인 '침계루(枕溪樓)'입니다.

침계루 정면의 편액은 원교 이광사의 글씨라고 합니다.

 

 

침계루 뒷면에는 '원종대가람(圓宗大伽藍)'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는데 정면의 편액과는 글씨가 많이 다릅니다.

 

 

신진교와 침계루를 지나면 정면에 '대웅보전(大雄寶殿)'이 보입니다.

 

 

대웅보전에서 눈길을 많이 끄는 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소개됐던 원교 이광사의 대웅보전 편액입니다.

대웅보전 우측에 있는 백설당에 걸린 무량수각의 편액과 함께 대흥사의 명필로 손꼽힌다고 합니다.

 

 

침계루를 지나 대웅보전까지 걸어가는 길 위에 연꽃 모양의 바닥돌 장식도 이곳에서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대흥사에 왔을 때는 도자기 모양의 초를 넣는 이런 조형물이 연리지 앞에 있었는데 지금은 대웅보전 앞에 놓여 있네요.

 

 

대웅보전 오른쪽에 있는 '백설당(白雪堂)'은 대흥사 안에서 가장 규모가 큰 요사채라고 합니다.

 

 

백설당 동쪽에는 추사가 제주도 유배중에 쓴 '무량수각(無量壽閣)'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고, 그 옆에는 구한말 명신으로 미불체를 구사한 해사(海士) 김성근(金聲根)이 쓴 '백설당(白雪堂)'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대웅보전 우측, 백설당 윗쪽으로는 '명부전(冥府殿)'이 있는데 이곳의 편액도 해사 김성근의 글씨라고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윤장대는 원래의 목적보다는 그냥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고정된 감상장치가 되버린 것 같습니다.

 

 

대웅보전 왼쪽에는 '응진당(應眞堂)'과 '산신각(山神閣)'이 한 건물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제 구경을 마치고 대흥사를 떠나 갑니다.

 

 

무더위 속에 걸어 다니느라 땀을 많이 흘리고 힘들기는 했지만 관람객들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대흥사 일주문을 지난 주차장까지 계속 걸어야 하지만 주변의 나무들이 만드는 시원한 풍경이 참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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