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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여행 3일째,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셀로나에서 조금 떨어진 곳인 '몬세라트(Montserrat)'입니다.

바르셀로나 한인민박에서는 가우디투어 때문에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서야 하는 경우 말고는 아침식사를 한식으로 잘 먹었습니다.

 

숙소에서 가까운 역으로 이동해서 메트로를 이용하여 에스파냐역에 도착해서 몬세라트 통합권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점검으로 인하여 산악열차는 운행이 되지만 케이블카가 운행이 안 되고, 수도원에서 산호안으로 올라가는 푸니쿨라도 운행이 안 돼서 그런지 통합권의 가격이 19.30 유로입니다.(원래는 27.50 유로) 아무튼 도착한지 얼마 안 되어 운 좋게도 시간 맞춰 잘 탔습니다.

 

R5 열차를 이용하여 대략 1시간쯤 가는 것 같습니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려면  Montserrat Aeri역에서 내리고(하지만 이때에는 운행 안 함), 산악열차는 그 다음 역인 Monistrol de Montserrat  역에서 내려 산악열차로 갈아타야 합니다.

 

산악열차를 타고 수도원까지 올라가는 동안 보이는 풍경이 꽤나 괜찮습니다. 산악열차에서 내려 에스켈레이터를 타고 올라간 다음 돌아갈 때의 열차 시간표를 미리 확인해 둡니다.

 

오늘은 날씨가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위로 올라온 후 주변을 잠깐 돌아본 다음에 지도를 얻고 계단을 통해 산타 마리아 광장으로 올라갑니다.

 

어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수난의 파사드에서 만났던 수비라치의 작품을 또 만났습니다. 

'산 조르디' 라는 이 작품은 얼굴을 음각으로 조각하여 어느 쪽에서 보던지 눈동자가 바라보는 사람을 향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음...... 신기한 일입니다만 이곳 말고 다른 어디에선가 이런 작품을 또 만났던 것 같습니다. '산 조르디' 성인은 용을 무찌르고 제물로 바쳐진 공주를 구해낸 용감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산타 마리아 광장'은 '성모 마리아'와 관련이 있는 이름인가 봅니다. 광장을 마주 보고 오른편으로는 몬세라트 산 아래와 연결된 풍경이, 정면으로는 '몬세라트 바실리카'가, 왼편으로는 수도사님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보입니다.

 

산타마리아 광장에는 기독교 수도자 출신으로 교육에 이바지한 여섯명을 기리는 동상이 있습니다.

 

광장 아래로 아까 산악기차를 타고 올라왔던 산악열차의 철로가 보입니다.

 

그리고 저 멀리 절벽 위에 검은 십자가가 보입니다.

 

'몬세라트'라는 이름은 '톱으로 자른 산'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이름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만 꽤나 특이한 바위산입니다.

 

산타마리아 광장 주변을 대충 둘러보고는 바실리카(Basilica) 안으로 들어갑니다. 다섯 개의 아치문 중에서 가운데 문만 열려 있습니다.

 

아치문을 지나면 작은 광장이 있는데 '아트리움(Atrium)'으로 고대 로마의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뜰이라고 합니다. 초기 기독교 교회에서는 교회 입구에 이런 공간을 두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건물 정면 파사드에는 예수와 열두 제자상이 있습니다.

 

광장 한가운데 둥근 원이 있는데, 옛날부터 이곳에 서서 두손을 하늘을 향해 벌리고 기도하면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원 안에 표현된 물고기와 수초 등을 보면, 그런 것보다는 물로 이루어지는 세례의식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응? 방문한 날이 일요일이라 소년 성가대의 합창시간이 평일과 달라 홈페이지를 봐도 뭔 말인지 몰라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미사 시간 중에 에스콜라니아 성가대의 합창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미사 시간에는 사진 촬영이 안 되기 때문에 눈과 귀로만 감상하고 미사가 끝난 후 1시부터의 합창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때는 사진 촬영 제한을 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기차를 탈 때부터 기대하지 않게 시간이 잘 맞는 운이 좋은 날인가 봅니다.
에스콜라니아 성가대 공연시간과 미사시간은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확인해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escolania.cat/

 

https://www.escolania.cat/

La Residència és un espai pedagògic atès per un equip d’educadors que, coordinats amb les famílies dels escolans, contribueixen al creixement dels nois com a persones, ajudant a pensar, a actuar de forma autònoma i coherent, a conviure, i en defini

www.escolania.cat

 

성가대 뒤로 검은 성모상이 보입니다.

 

소년성가대의 합창은 대략 10분 정도입니다. 합창이 끝난 후부터 검은 성모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어 교회 안을 먼저 구경하고 나중에 보기로 했습니다.

 

아주 예쁜 등잔이 여럿 있습니다.

 

파이프 오르간이 꽤나 멋집니다.

 

교회 밖으로 나와 아까 봤던 검은 십자가가 있는 곳까지 트래킹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편도 기준으로 2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고 하니 그리 힘들지 않겠네요.

 

완만하기는 하지만 경사가 있어 조금씩 높이가 올라가는 길이니 수도원이 보이는 풍경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조금 걸었을 뿐인데 수도원을 조망하기에 좋은 위치가 됐습니다.

 

광장과 바실리카 광장에서 많은 관람객들의 소리에 시끌시끌했던 분위기와는 많이 다른 조용한 산책로를 걷는 동안 차분한 기분이 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살짝 먼 것 같지만 걷기에 그리 힘든 길이 아니기에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걸어갑니다.

 

검은 십자가랑 조금 가까워 졌습니다.

 

아래를 내려다 보고서야 이곳이 높은 지형이라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음...... 한국 아가씨가 엄청 씩씩한 걸음으로 우리 앞을 지나갑니다.

 

어느 정도 걸어간 다음 갈림길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갑니다.

 

오! 이곳에서 보면 몬세라트 수도원의 전경이 아주 잘 보입니다.

 

우와! 바위 가장자리에 멋지게 자리 잡고 있는 십자가입니다. 의외로 이곳은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유 있게 머물면서 사진 찍기에도 좋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에는 눈이 쌓여 있나 봅니다.

 

검은 십자가 구경을 마치고 조금만 더 올라가면 작은 예배당이 있습니다.

 

밖에서 보이는 모습은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는데 문이 잠겨 있고,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근래에는 이용하지 않았던 곳인가 봅니다.

 

구경을 마치고 수도원으로 다시 내려갑니다.

 

음...... 이 위로 올라가면 구경거리가 또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구경하다가는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 그냥 왔던 길로 돌아갑니다.

 

광장 아래쪽에는 몬세라트 수도원에서 유일하게 돈을 내고 입장하는 '몬세라트 박물관'이 있습니다. 박물관 안에는 이집트의 석관부터 21세기 조각상까지 1300여 점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어 관람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또한 달리, 엘 그레코, 모네, 샤갈, 피카소 등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만 이곳에서 계획에 없던 시간을 소비할 수 없어 관람은 포기했습니다.

 

계단 아래로 내려와 식당에서 간단하게 점심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처음 계획으로는 검은 십자가가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와서 오후가 되면 검은 성모상을 만나려는 줄이 많이 줄어들을 거라 생각했는데 시간 맞춰 단체 관람객들이 도착해서 다시 줄이 길어졌습니다. 
밖에서부터 줄 서서 기다리면 적당하게 실내로 들어가는 줄을 조절합니다. 우리 바로 뒤에 아주 시끄러운 대가족분이 서서 계속 큰 소리로 얘기하며 정신없게 만들고 있어 빨리 안으로 입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했습니다.(실내로 들어가면 덜 떠들 테니까 싶어서......)

 

열쇠를 들고 계시면 베드로.....

 

앞에 선 줄이 천천히 줄어들면서 따라가다 보면 '천사의 문'이라는 계단과 연결된 아치형 문을 지나게 됩니다. 아치에 많은 부조들이 새겨져 있는데 가운데 위에는 천사들에 둘러싸여 하나님을 생각하는 마리아, 왼편에는 낙원 추방, 오른편에는 수태고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천사의 문을 지나 위로 연결된 계단 주변에도 화려한 장식들이 있습니다.

 

천사의 문 계단을 지나면 작은 분수대를 만납니다.

 

검은 성모상을 만나는 계단 바로 앞에는 소년이 조각상이 있습니다. 큰 병을 앓고 있었던 소년의 소원이 에스콜라니아 소년 성가대에 들어가는 것이었는데, 그 사연을 알게 된 수도원에서 단 하루지만 에스콜라니아 성가대원이 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고, 소년은 그토록 원하던 성가대복을 입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 소년은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소년은 부모는 아들의 소원이 영원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에스콜라니아 성가복을 입은 아들의 조각상을 만들어 수도원에 기증했다고 합니다.

 

드디어 검은 성모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검은 성모상(La Moreneta)'은 카탈루냐 말로 '검은 피부의 작은 것'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성 루카에 의해 만들어져 50년에 성 베드로에 의해 몬세라트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스페인이 무어인들의 지배를 받던 시절 박해를 피해 몬세라트의 산 중턱에 있는 산타코바의 동굴에 숨겨놓았는데 880년 신령스러운 빛이 동굴을 비추는 것을 목동들이 보고 찾아가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 조각상의 손을 만지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퍼져나가면서 순례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11세기 초에 아바트 올리바 수도원장이 지금의 자리에 수도원을 세우면서 몬세라트 수도원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의 손길에 성모상이 닳게 되자 유리를 씌웠는데, 사람들의 항의로 손부분만 개방했다고 합니다.

 

검은 성모상을 만나고 아래로 내려와 밖으로 나가다 보면 날개가 달린 좀 낯선 조각상을 만나게 되는데 대천사 가브리엘이라고 합니다.

 

'아베 마리아의 길'에는 수많은 소원을 담은 촛불들이 있습니다. 촛불이 있는 곳의 위를 보면 많은 카톨릭 성인·성녀들의 그림이 그려진 타일이 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다 촛불을 밝히면 됩니다.

 

여기까지 온 김에 저도 촛불 하나 밝혔습니다.

 

산 후안으로 가는 푸니쿨라는 저렇게 높은 경사를 올라가는군요. 레일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수처럼 보입니다.

 

아까 들렀던 검은 십자가가 있는 건너편 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이제 광장 아래로 내려가 수도원 동쪽 구경을 시작합니다.

동쪽으로 걷다가 난간 아래를 보니 산타코바로 가는 길이 보입니다.

 

여기까지 자동차가 올라올 수 있군요.

 

수도원 동쪽 끝에는 '천국의 계단'이라고 불리는 '라몬 율 기념비'가 있습니다.

 

아래쪽으로 시간적 여유만 있다고 한번 걸어보고 싶은 트래킹 길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작은 건물이 산타 코바 예배당인가 봅니다.

 

푸니쿨라를 타고 가도 걸어가야 할 구간이 짧지는 않겠네요.

 

산악열차 출발 시간에 맞춰 구경을 마치고 내려가면서 열차 창문 밖으로 보이는 경치에 감탄하며 몬세라트 구경을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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