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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 관람을 한 다음 이동한 곳은 '오페라의 유령'의 배경이 됐던 '팔레 가르니에'입니다.

오페라의 유령의 배경이 이탈리아 아니었나 하고 별다른 근거없이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파리였군요.

 

'팔레 가르니에(Palais Garnier)'는 1860년 디자인 콩쿨에서 샤를 가르니에의 작품이 뽑혔는데, 1978년까지는 '오페라 극장'으로, 그 후에는 '국립 오페라 극장'이라고 불렸지만 1989년 이후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이 생기면서 건축가의 이름을 따서 '팔레 가르니에'로 불리게 됐다고 합니다. 화려하게 꾸민 내부 장식이 아주 멋지다고 하는데 우리는 입장하지 않고 밖에서 설명을 듣는 걸로 대신하였습니다.

 

설명이 끝나고 난 다음 가이드님이 사진 찍는 포인트까지 잘 알려줬는데, 방돔(Vendome) 광장 방향을 바라보고 사진 찍으면 잘 나온다고 합니다. ^^

 

음, 말씀하신대로 잘 나온 듯합니다......

 

팔레 가르니에를 구경한 다음 이동한 곳은 '오페라 파사쥬(Passage)'입니다.
'파사쥬'는 '통로'라는 의미의 프랑스어인데, 백화점이 들어서기 전 부르주아 계급의 사람들이 깨끗한 거리에서 비를 피하며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된 거리를 말합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통로에 투명한 천정을 씌워놓은 형태라 지금처럼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비를 피하면서 구경하기에 좋습니다. 파리라는 곳이 오래된 도시의 느낌이 많지만 이곳은 그보다도 더 오래된 느낌이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하나의 파사쥬를 구경한 다음 이어서 다른 파사쥬를 하나 더 구경했습니다.

 

그다음으로 들른 곳은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영화로도 유명한 '물랭루즈(Moulin Rouge)'입니다.
1900년부터 댄스홀로 사용된 이곳은, 건물 앞에 있는 붉은 풍차 장식 때문에 '붉은 풍차'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1890년대 이곳은 캉캉춤의 발생지는 아니지만 프렌치 캉캉으로 명성을 날리기도 했지만 점차 관객들의 무관심으로 1902년 12월의 마지막 공연 이후 잠시 영화관으로 바뀌었다가 현재는 공연장으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예전 모습이 남아 있는 건 입구에 있는 풍차뿐이지만 저녁식사나 음료와 함께 화려한 쇼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몽마르트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 '사랑해 벽(Le mur des je t'aime)'이 있습니다.
이 벽은 프레데릭 바롱(Frederic Baron)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프레데릭이 동생과 함께 80년대 곳곳의 외국 대사관을 다니면서 모은 300개의 사랑의 단어를 다른 언어와 사투리로 적은 1,000번의 '사랑해'라는 말이 벽에 쓰여 있다고 합니다. 한국어는 세군데 있는데 '사랑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 너 사랑해'라고 합니다.

 

'사랑해 벽'을 지나 계속 걸어 올라갑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라면 이곳의 바게트 빵이 아주 맛있다고 하여 하나 사먹었는데, 오! 바게트 빵의 바삭하면서 단단한 껍질과 촉촉한 속이 잘 어울려 아주 맛있습니다.

 

파리에서 가장 높은 지역인 몽마르트는 '순교자의 언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점점 위로 올라갈 수록 파리 시내가 멀리까지 내려다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로 인해 시야거리는 기대한 것 만큼 멀지는 않습니다.

 

드디어 몽마르트 언덕의 중심이자 화가들이 모여 있는 광장인 '테르트르 광장(Place du Tertre)'에 도착했습니다.
'테르트르'란 말은 '언덕의 꼭대기'라는 뜻인데, 실제로 이 광장은 작은 언덕 꼭대기에 있는 광장입니다. 한때 이곳은 처형 장소였지만 19세기 후반 마티스와 피카소, 고흐 등 유명한 화가들이 광장 주변에 자리를 잡아 예술인 마을이 형성되었고, 지금은 무명 화가들이 관광객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도착한 때는 겨울비가 내리는 저녁시간이라 대부분의 화가들이 자리를 비운 상태였습니다. 아, 여행책을 보니 이곳 화가들은 자신의 그림을 촬영하는 것을 상당히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답니다.

 

테르트르 광장 옆에는 '사크레 쾨르 성당'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동안의 자유시간을 가졌습니다. 간단하게 먹을 만한 곳을 찾아 가이드가 안내해준 카페를 찾아갔는데 벌써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다른 곳을 찾아갈까 하다 식사하기에는 아직 배가 고프지 않고, 딱히 눈에 띄는 곳도 없는 것 같아 결국 만만한 스타벅스에 들어갔습니다.

 

음..... 파리에서의 스타벅스라.......
우리나라 스타벅스에서의 커피맛이랑 별 차이는 없는 것 같은데(사실 맛을 잘 모르겠어서......) 우리나라 스타벅스 매장의 깔끔함과는 아주 많이 다릅니다. 손님이 자리를 비우면 바로 치우지 않아 다음에 앉을 사람이 치우기도 하고, 테이블 위나 바닥도 그리 깨끗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커피 마시면서 잠시 쉬다가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판매용 물품 중에서 에스프레소 컵 세트가 세일하니 그리 비싼 것 같지 않아 하나 구입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나오니 밖은 조금 더 어두워졌고, 광장에는 조명이 켜져 있네요.

 

테르트르 광장 옆에 있는 '사크레 쾨르 성당'으로 걸어갔습니다.

 

'사크레 쾨르 성당(Sacré-Cœur)'은 콘스탄티노플의 성 소피아 성당을 본떠 로마 비잔틴 양식으로, 콩쿠르에서 뽑힌 폴 아바디에(Paul Abadie)의 설계로 1914년에 완공된 것이라고 합니다.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성당 안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안에 계신 분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관람했습니다.

 

성당의 제대 뒤에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그리스도의 대형 모자이크가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아래쪽에는 그 당시 프랑스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고, 위쪽에는 성인들의 모습을 장식했다고 합니다. 사크레 쾨르 성당은 파이프 오르간 연주도 유명하다고 해서 그걸 기다렸는데 결국 그 소리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대성당 안에 있는 채플들도 구경거리가 많습니다.

 

성당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파리 시내가 멀리까지 보입니다만 계속 내리고 있는 비로 인해서 그리 만족스러운 풍경은 아닙니다.

 

여기까지는 걸어왔는데 아래로 내려가는 건 편안하게 모노레일 같은 걸 탑니다.(유료)

 

모노레일이 내리는 곳에서 흑인들이 자신들이 판매하는 팔찌를 관광객의 손목에 억지로 채운 뒤 돈을 요구한다고 하길래 우리 일행들에게 말 시키는 걸 대꾸도 안 하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사크레 쾨르 성당의 타원형 돔은 에펠탑 다음으로 파리에서 높은 곳이라 날씨가 좋으면 아주 멀리까지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르세로맨틱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카데로(Trocadéro)'입니다.
파리의 상징이자 프랑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에펠탑은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세계박람회를 위해 세워진 구조물로, 비행기에서도 박람회의 위치를 잘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구스타프 에펠(Gustave Eiffel)의 설계로 세워져 박람회가 끝나면 철거될 계획이었지만 당시 파리 시민들의 많은 비난을 들으면서도 1909년에 송신 안테나를 세우기에 적합하다는 이유로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에펠탑이 세워졌을 당시에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축물이었고, 건물 전체가 철골 구조로 되어 있어 강한 바람에도 잘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방문한 장소는 인터넷에서 많이 보던 곳과는 다른 반대 방향인가 봅니다. 아마도 에펠탑 아래로 보이는 반대쪽 방향이 많이 보던 곳인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내린 비로 바닥이 살짝 젖어 있어 에펠탑의 반영을 만들어 줍니다. 삼각대를 가져왔다면 더 멋지게 촬영할 수 있겠지만 많이 걸어야 하는 투어에서 삼각대는 무거운 짐이 될 것 같아 챙겨 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ISO를 많이 높여 여러장 찍어 봤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은 맑은 날 푸른 하늘이 에펠탑의 배경이 되는 것도 멋진 풍경이겠지만 오늘처럼 에펠탑 조명이 바닥에 비춰지는 모습도 괜찮네요. 하지만 맑은 날의 에펠탑을 본 적이 없으니 그 모습도 꽤나 기대됩니다.

 

투어 가이드님이 사진이 잘 찍히는 위치까지 알려주며 사진을 찍어주십니다.

 

하루 종일 내리는 비를 맞으며 많이 걸어다닌 투어라 힘들기는 하지만 파리의 많은 걸 본 즐거운 여행이 됐습니다. 그런데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문제가 발생했는데 투어가 종료되는 장소가 아침 모임장소와 달리 에펠탑 앞에서 해산합니다. 구글맵을 켜고 숙소를 찾아 메트로를 탔는데 우리가 가는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워 두번이나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다 건너편으로 갈아타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우리나라 지하철처럼 현재 역을 기준으로 이전 역과 다음 역을 보여주는 안내가 없으니 내가 서있는 곳이 맞는 방향인지 아님 반대방향에 서있는지는 계단을 내려오기 전에 벽에 붙어있는 이 전철의 최종역을 확인하고 방향을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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