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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동안의 밀라노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로마까지는 이탈로 고속열차를 이용했습니다. 로마는 이탈리아 여행을 시작한 곳이지만 출국하는 비행기가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되돌아와야 합니다. 처음부터 로마 in-밀라노 out 항공편을 예약했으면 이동하는 동안의 시간낭비를 좀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탈로 기차를 몇번 이용했더니 이제는 좀 익숙해졌습니다. 서둘러 기차에 오른 다음 짐칸에 캐리어 올려놓고 좌석에 착석. 응? 그런데 4명이 마주 보는 좌석이었네요? 인터넷으로 예약할 때는 한쪽 방향으로 나와있는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네요. 하지만 이번 기차는 밀라노에서 중간에 정차하는 역 없이 로마까지 이동하는 거고, 빈자리가 많아서인지 앞자리에 앉은 가족이 승무원과 이야기를 나누더니 다른 자리로 이동했습니다. 아마도 코로나19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닐까 싶은데 살짝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 좀 예민한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로마에 도착해서 바로 숙소에 찾아갔는데 체크인 시간이 아직 안 되었지만 방이 비어 있어 바로 짐을 넣어둘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울렛에 가기 위해 테르미니역 앞으로 갔습니다. 셔틀버스를 타는 곳에 도착해서 버스 왕복이용권을 구입했습니다.

 

테르미니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버스(14:30)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테르미니역에서 카스텔 로마노 디자이너 아울렛까지는 대략 50분 정도 걸렸나 봅니다. 음....... 그런데 아울렛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규모가 크지 않아서 살 만한 게 별로 안 보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피렌체에서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더 몰에 다녀올 걸 그랬나 봅니다.

 

쇼핑몰에서는 딱히 살만한 것이 없어서 물건을 구입보다는 구경하는 걸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말았습니다.

테르미니역으로 돌아와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판테온 가까이에 있는 'La Tavernetta 48' 라는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에서 살짝 벗어난 골목 안쪽에 있는데 택시 기사님이 잘 찾아주셨네요.

 

응? 브레이크 타임이 끝난지 얼마 안 된 건지 식당 안에 우리 말고는 손님이 한 테이블 밖에 없네요.

 

까르보나라 파스타와 스테이크, 그리고 연어 스테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먹는 파스타는 대체로 국물이 거의 없는 걸 먹게 되네요. 우리나라와 달리 이탈리아에서는 생크림을 사용하지 않고 달걀 노른자와 치즈가루만 사용해서 만들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식사를 맛있게 먹고 가까운 곳에 있는 지올리띠에 들러 젤라또를 사서 산책 겸 걸었습니다. 

 

멀지 않은 트레비 분수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지 않네요. 이번 여행에서 두번이나 왔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못했던 분수에 동전 던지기를 했습니다.

 

트레비 분수를 들렀다가 계속 걸어서 스페인 광장에 도착했는데 이곳에도 사람들이 많지 않네요. 이제 스페인 계단에는 앉지 못한다고 하는데 밤에는 눈치껏 단속을 피하나 봅니다.

 

트레비 분수 근처에 왔으니 폼피 티라미슈에 들러야 하겠지요.

 

티라미수를 산 후 지하철을 타고 테르미니역에서 내려 숙소에 들어가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오늘 하루는 오전에는 밀라노에서 로마로 이동하기, 오후에는 실속없던 아울렛 쇼핑으로 그다지 알찬 하루는 아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이탈리아 여행의 마지막입니다.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출발하는 인천국제공항행 비행기가 밤 10시에 출발이라 오늘도 여행 일정을 잡았습니다. 우선 두 딸아이를 유로자전거나라 바티칸 반일투어에 예약하고 모임 장소까지 지하철을 타고 데려다줬습니다. 3년 전에 아내랑 로마에 왔을 때도 유로자전거나라 바티칸 반일투어 오전에 진행하는 걸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두 딸아이만 참여시켰습니다. 모이는 장소도 그때랑 같은 cipro역 광장입니다. 오늘의 바티칸 반일투어는 예약자가 많네요. 그래서 가이드분들도 많습니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참가했던 유로자전거나라 로마야경투어와 로마워킹투어 가이드님들도 계시길래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예약인원을 체크하고, 현지 지불금을 계산한 후 팀별로 모이길래 나는 다시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밤에 출국해야 하니 짐 정리를 한 다음 체크아웃하면서 캐리어를 호텔에 맡겼습니다. 그런데 저녁 때쯤 찾아간다고 하니 약간의 보관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네요. 그리 비싼 요금은 아니었으니 맡겨놓고 편하게 돌아다니는 게 더 좋습니다.
아이들이 바티칸 반일투어에 참석하고 있는 동안 아내랑 둘이서 어딜 가볼까 생각하다 두번이나 갔지만 기대했던 걸 못 봤던, 그리고 숙소에서도 가까운 곳에 있는(걸어서 5분 이내)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숙소에서 걸어서 3분 정도면 도착하는 가까운 곳입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Basilica Papale di Santa Maria Maggiore)'은 4세기 무렵 교황 리베리우스 1세의 꿈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8월 5일, 눈이 내릴 것이니, 그곳에 나를 위한 성당을 세우라."는 예언을 했다고 합니다. 예언대로 한여름에 에스퀼리노 언덕 위에 눈이 내렸고, 교황은 성모 마리아를 위한 성당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 후 여러 번의 증축공사를 거쳐 1743년에 지금에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성당 정문 앞에는 포로 로마노의 바실리카 막센티우스에서 있던 기둥을 옮겨온 오벨리스크가 있습니다.

 

만든 재료는 다르지만 밀라노 대성당의 첨탑 위에서 본 성모 마리아와 비슷합니다.

 

지난번에 들렀을 때는 일요일 오전이라 미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성당에 입장하기 전에 짐 검사하는 곳에서부터 줄을 섰습니다. 성당 안으로 입장하면 미사가 진행중이어서 관람이 제한되는 곳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평일인 월요일이어서인지 사람들이 별로 없는 조용한 상황입니다. 3년 전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가 지금과 비슷했습니다. 물론 오후가 되면 방문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성당의 정면 안쪽에는 교황의 제단인 화려한 발다키노가 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이 참 보기 좋습니다.

 

이곳에는 아기 예수가 베들레헴에서 태어날 때 누웠다는 말 구유의 일부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발다키노 앞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말 구유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 두번이나 찾아왔을 때 여길 보지 못해서 이번에 또 찾았는데 세번 방문해서야 구경하네요.

 

말 구유 앞에는 성모 공경이 각별했다는 '교황 비오 9세'의 기도하는 모습의 조각상이 있습니다.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성물을 이렇게 눈앞에 보게 되니 참 신기합니다.

 

이곳의 발다키노는 꽤나 화려합니다.

 

발다키노 뒤에 밖으로 둥글게 튀어나온 부분에 '성모 마리아의 대관식'이라는 유명한 모자이크가 있습니다.

 

예배당들도 하나하나가 모두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황금을 입힌 화려한 격자형 천정은 16세기 줄리아노 다 상갈로의 작품인데, 콜롬부스가 아메리카에서 가져온 첫번째 금을 이사벨 여왕이 스페인 출신의 교황 알렉산데르 6세에게 헌정한 걸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화려한 대성당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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