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조토의 종탑을 올라갔다 내려와서는 잠시 쉬기 위해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비가 안 내리지만 새벽에 내렸는지 바닥이 아직 젖어 있습니다. 대성당에 입장하기 위한 줄은 여전히 길게 서있습니다. 숙소가 가까우니 힘들면 편안하게 쉴 수 있어서 참 좋네요.

 

산 조반니 세례당의 꼭대기에 있는 십자가는 대성당의 쿠폴라에 있는 것과 같은 모양이네요.

 

조금 전에 올라갔던 조토의 종탑 꼭대기의 모습입니다.

 

숙소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가 쿠폴라 입장시간이 가까워져서 숙소를 나섰습니다. 쿠폴라 입장은 시간을 예약해야 올라갈 수 있는데 한번에 입장하는 인원이 많은지 벌써 줄이 길게 서있습니다. 쿠폴라에 입장하는 곳은 대성당 뒤쪽으로 남쪽과 북쪽 두곳이라고 하는데 남쪽은 공사 중이어서 북쪽 입구 한곳으로만 입장하나 봅니다. 줄이 길어도 예약한 사람들은 다 들어갈 테니 별로 걱정스럽지는 않습니다.
'피렌체 대성당 쿠폴라(Cupola di Brunelleschi)'는 1437년 르네상스 건축의 아버지 브루넬레스키에 의해 완성되었습니다. 고딕성당의 높은 벽을 지탱해주는 부벽 없이 쿠폴라를 세우기 위해 기중기와 권양기를 발명해서 15년 만에 쿠폴라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미켈란젤로가 성 베드로 대성당의 쿠폴라를 설계해달라는 의뢰를 받자 "피렌체의 두오모보다 더 크게 지어드릴 수는 있지만 아름답게 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라고 답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주인공 준세이와 아오이가 10년 만에 다시 만나는 장소로 유명하며, 그 때문인지 연인과 함께 쿠폴라에 오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로 인해 연인의 성지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이 이야기때문에 2003년에 나온 영화 '냉정과 열정'을 아주 오랜만에 다시 봤습니다.

 

입장시간에 맞춰서 문이 열립니다.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 티켓을 스캔하고 입장하면 꽤나 어두운 곳을 지나갑니다.

 

이제부터 계단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조토의 종탑을 올라갔다 내려온지 얼마 안 되어서 다들 잘 올라갈는지 걱정됩니다.

 

아까 올라갔던 조토의 종탑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거니 줄맞춰서 앞사람을 따라서 계속 걸어야 합니다. 중간에 멈추기라도 한다면 뒷사람들에게 실례가 될 테니 살짝 부담감이 생길 수도 있지만 아직은 그리 힘든 정도는 아닙니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이런 작은 공간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잠깐 구경하면서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계속 올라가 쿠폴라 안쪽에 그려진 천정화 바로 아래까지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올라가는 사람들과 우리보다 먼저 올라가서 구경하고 내려오는 사람들과 어딘가 좁은 공간에서 겹쳐지는 상황인가 봅니다. 이곳이 쿠폴라를 본격적으로 올라가는 길목쯤 되는 곳인데 여기에서 한참을 대기해야 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투명한 벽면에 조용히 해달라는 안내가 붙어 있네요.

 

저 멀리 사람들이 보이는 곳이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의 반대편일테니 쿠폴라의 지름이 42m나 된다는 말이 실감 나네요. 저 사람들은 아마도 구경을 마치고 내려가는 사람들인가 봅니다.

 

음...... 계속 움직이라고 하지만 앞이 막혀있어서 그러질 못하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고개를 들어 천정화를 구경했습니다. 하지만 그림의 내용을 제대로 모르니 그냥 바라보는 정도의 수준입니다. 색감이 참 예쁩니다.

 

저기 보이는 창문이 있는 곳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고개를 내려 아래를 보니 지금 대성당 안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네요.

 

한참을 천정화를 바라보면서 기다리다가 앞에 서있던 사람들이 움직이게 되어 따라 갑니다.

 

음...... 벽에 낙서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하지만 다행히(?) 올라가는 동안 한글 낙서는 못 봤습니다.

 

창문이 거의 없으니 이런 조명이 드문드문 설치되어 있습니다.

 

동그란 계단을 빙글빙글 돌면서 올라갑니다.

 

어느 정도 올라가다 직진도 합니다......

 

아까와는 다른 계단을 올라갑니다. 계단의 폭이 좁아 내려오는 사람들을 만나면 중간쯤에서 서로 비켜줘야 합니다. 그런데 맨 앞에서 마주 보는 사람들이 서로 눈치가 없으면 어찌하지 못하고 마냥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곳에도 창문이 있네요.

 

좁은 계단에서 오래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멈춰서 기다리다 조금 움직이는 걸 반복하면서 점점 위로 올라갑니다. 이렇게 천천히 움직이니 계단을 오르는 일이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이제부터는 계단이라기보다는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 같은 경사로가 나옵니다. 이 공간을 보니 쿠폴라의 벽이 두겹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네요. 인터넷에서 본 바로는 이곳이 계단의 마지막이라고 하네요.

 

오호! 드디어 쿠폴라 밖이 보입니다.

 

우와! 드디어 다 올라왔습니다. 하늘이 흐린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아까 들렀던 조토의 종탑 꼭대기와 피렌체 시내의 풍경이 시원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쿠폴라 꼭대기에는 조토의 종탑처럼 철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개방감이 좋습니다. 그래서 조토의 종탑에서보다 피렌체 시내의 모습을 구경하기에 더 좋습니다. 그렇다고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망원경을 보려면 동전을 넣어야 합니다.

 

한참을 멀리까지 보다가 고개를 내려 아래를 보면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의 높이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아까 쿠폴라 안쪽의 천정화를 보면서 기다릴 때 봤던 유리창입니다.

 

쿠폴라에는 안전을 위하여 이런 난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산 로렌초 성당이 생각보다 크네요.

 

구경을 마치고 내려가는 길은 아까 올라왔던 길과 같은 계단입니다. 꼭대기와 가까운 계단은 경사가 심해서 조심해서 천천히 내려가야 합니다.

 

얼마 동안 내려오니 아까 한참 동안 기다렸던 쿠폴라 바로 아래입니다. 천정화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면 아래에서 보던 것과는 느낌이 다르네요.

 

구경을 마치고 내려가는 것이니 마음이 홀가분(?)하고 여유가 생겨서인지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응? 여기는 아까 올라올 때는 못 봤던 곳인데 지나가게 되네요. 아마도 내려가는 경로와 올라가는 경로가 다른 구간이 있나 봅니다.

 

올라오는 사람들과 겹치지만 않는다면 여유있게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제 저 문을 나서면 쿠폴라 관람은 끝이 납니다.

 

계단을 다 내려오면 대성당 안입니다. 경로를 따라 성당 밖으로 나갑니다.

 

소설은 읽지 않았고,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를 볼 때 참 멋진 곳에서 촬영을 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곳을 직접 올라 주변의 멋진 풍경을 보고 있으니 정작 영화의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멋진 구경을 했습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