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서 예수님이 태어난 말구유를 보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채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쇠사슬의 성 베드로 성당'으로 걸어갔습니다. 도로에서 성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계단을 올라가야 하네요.

 

'쇠사슬의 성 베드로 성당(Basilica di San Pietro in Vincoli)'은 5세기 중반에 발렌티아누스 3세 때 베드로를 묶었던 쇠사슬을 보관하기 위해 세운 성당입니다. 또한 이곳은 미켈란젤로의 3대 조각품 중의 하나인 '모세상'이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런 유명세에 비해 의외로 소박한 외관을 가진 성당입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지나간다면 성당이라기보다는 공공건물 정도로 생각할 것 같은 외관입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다섯칸 기둥의 중앙이 성당의 입구입니다.

 

성당 이름은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성당(Basilica di San Pietro in Vincoli)'인데 '산 피에트로(San Pietro)'는 '성 베드로', '빈콜리(Vincoli)'는 '쇠사슬'을 뜻한다고 합니다.

 

평범한 외관에 비해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느낌이 많이 달라집니다. 바닥을 보면 성당의 외관과 비슷하게 소박한 것 같지만 천정을 올려다보거나 옆의 예배당을 보면 역시나 성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면에 안내서가 있는데 한국어 안내는 없습니다.

 

조금 전에 봤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의 화려한 실내와는 조금 다른 평범(?)한 성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성당 내부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성당 정면의 오른쪽에 미켈란젤로의 모세상이 있습니다.

 

음...... '누가 왔나' 하고 고개를 돌려서 주변을 살펴보는 것 같은 자세입니다......

 

모세가 하나님에게 받은 십계명을 들고 막 일어서는 순간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미켈란젤로가 이 작품을 완성한 후 완벽하다고 생각했는지 "왜 말이 없는 거냐?" 하고 소리쳤다고 하는 일화가 전해진다 합니다.

 

모세상을 보면 머리에 뿔이 하나 있습니다. 구약성서에 '모세의 머리에서 빛이 났다'는 문구가 있는데 '빛(cornatum)'이라는 그리스어를 '뿔(cornatus)'이라는 라틴어로 잘못 번역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합니다.
미켈란젤로의 3대 조각상은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피에타',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있는 '다비드상', 그리고 이곳에 있는 '모세상'이라고 하는데 피에타는 3년 전에 성 베드로 대성당을 방문했을 때 봤고, 두번째로 모세상을 이곳에서 만납니다.

 

수수한 성당의 외관에 비해 성당의 중앙 제단은 꽤 화려합니다. 이 화려한 중앙 제단 아래에 성 베드로의 쇠사슬이 있습니다.

 

성당 정면 왼쪽에 있는 예배당에서는 예배가 진행되고 있네요. 방해되지 않도록 조용히 구경해야 겠습니다.

 

이곳에는 2개의 쇠사슬을 보관하고 있는데 하나는 성 베드로가 갇혀있던 마메르티노 감옥 지하에서 가져온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예루살렘의 감옥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합니다. 교황 레오 1세가 2개의 쇠사슬을 비교해보려고 나란히 놓았다가 하나처럼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대단한 작품과 성물이 있는 곳임에도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 관람하는 건 여유로웠습니다.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 천천히 여유있게 관람을 잘 관람했습니다. 많은 관람객들로 붐비는 대성당은 그만큼의 볼거리가 있겠지만 쇠사슬의 성 베드로 성당처럼 소박한 외관을 가진 곳에서 게다가 많은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대단한 작품과 성물을 만날 수 있다는 건 거의 행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