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무성서원(武城書院)

주말 동안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많이 내립니다. 원래 여행계획으로는 숙소랑 가까운 곳에 있는 축령산 편백나무숲이나 백양사, 혹은 고창의 학원농장을 구경해볼까 생각했는데 무섭게 쏟아지는 비바람를 맞으며 구경하기에는 무리일 것 같아 어찌할까 고민이 됐습니다. 일단 숙소랑 가까운 곳에 있는 무성서원에 들렀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기는 하지만 아직은 그런대로 구경하면서 걸어다닐만 합니다.

 

 

사적 제166호인 '무성서원(武城書院)'은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선생이 태산내수로 부임하여 8년 동안 선정을 베풀고 치적을 남기자 주민들이 생사당(生祠堂)을 세우고 태산사(泰山祠)라고 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1544년(중종 39년) 태인현감으로 부임한 신잠 선생이 6년에 걸쳐 선정을 베풀고 떠나자 주민들이 생사당을 세워 배향하다가 고운 선생의 태산사와 합하였고, 숙종 22년(1696년) 사액(賜額)을 받아 사액서원인 무성서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홍살문에서 서원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당같은 넓은 공간을 지나가야 합니다.

 

 

무성서원에는 외삼문 대신 2층 누각인 '현가루(絃歌樓)'가 있습니다. 논어의 '현가불청(絃歌不輟)'에 나오는 말로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그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어려움을 당하고 힘든 상황이 되어도 학문을 계속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현가루 오른쪽에는 흥선대원군의 형인 이최응(李最應)의 불망비(不忘碑) 등 무성서원의 보존에 공이 있는 사람들을 기념하는 비석과 무성서원의 중수기념비 등이 서있습니다.

 

 

현가루를 지나 서원 안으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서원의 강학 공간인 '강당(講堂)'이 보입니다. 지금 보이는 모습은 서원이라기보다는 넓은 마당을 가지고 있는 옛 한옥을 보는 것 같습니다.

 

 

강당의 중앙은 앞뒤로 시원하게 트여져 있고, 좌우에 방이 있습니다.

 

 

강당 중앙에 걸려 있는 현판을 보면 1699년에 사액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확인을 못 했습니다......

 

 

강당 뒤로 '사우(祠宇)'가 보입니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집니다......

 

 

내삼문을 지나 '사우(祠宇)' 안으로 들어서면 '태산사(泰山祠)'라는 현판이 보입니다. 태산사 안에는 고운 최치원을 비롯한 일곱분의 신위를 모시고 있다고 합니다.

 

 

신발을 벗고 강당 안으로 들어가 잠시 쉬면서 주변을 구경했습니다.

 

 

어제, 오늘 이틀 동안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려 구경하거나 사진 찍는 일은 불편해졌지만 차분하게 비오는 풍경을 구경하기에는 참 좋습니다.

 

 

이름난 서원의 들보에는 많은 글들이 붙어 있습니다.

 

 

강당의 서쪽에는 비각이 두개 있습니다.

 

 

아랫쪽에 있는 비각은 강당을 중수한 태인현감 서호순의 공덕을 기리는 '현감서호순불망비'와 비각이 있다고 합니다.

 

 

비각 반대편으로 건너갑니다.

 

 

기숙사에 해당하는 동재인 '강수재(講修齋)'와 두개의 비각이 있습니다.

 

 

 

두개의 비각은 '정문술 중수의조비(丁汶述 重修義助碑)'와 '최영대 영세불망비(崔永大 永世不忘碑)'라고 합니다.

 

 

두개의 비각 옆에 있는 비석은 을사능약이 체결되자 이듬해인 1906년 면암 최익현, 둔헌 임병찬의 주도로 무성서원에서 호남 최초로 의병이 일어난 걸 기념하기 위해서 세운 '병오창의기적비(丙午倡義紀蹟碑)'라고 합니다.

 

 

보통 서원에는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 두개가 있는데 무성서원에는 동재인 강수재만 있습니다.

 

 

강수재 뒷쪽은 그냥 비어있는 공간입니다.

 

 

강수재 처마 아래에서 비를 피하면서 조금 더 구경했습니다.

 

 

구경을 마치고 떠나려하니 그제서야 비가 좀 잦아드네요......

 

 

이번 여행 동안에는 의도치 않게 유네스코에 지정된 서원을 세군데나 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