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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경주] 국립경주박물관

한감자 2022. 3. 28. 22:29

처음 계획으로는 보문호수나 불국사에서 벚꽃 구경을 해야 하는데 올해는 개화 시기가 많이 늦어졌습니다. 꽃은 커녕 꽃봉오리도 잔뜩 오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어디를 가볼까 생각하다 국립경주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수학여행이 아니어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박물관이어서 여러번 방문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최근에 방문한 것이 2017년이네요. 5년이나 지났네요. 박물관이라는 곳이 문화유산을 전시하는 곳이라 시간이 지난다고 달라지는 건 거의 없겠지만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본 정보로는 전시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네요.

 

☞ 국립경주박물관 웹사이트 : https://gyeongju.museum.go.kr/

 

국립경주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gyeongju.museum.go.kr

주말이긴 하지만 조금 이른 시간에 방문한 덕분인지 주차장에는 차량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벚꽃이 피는 시기가 된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질 걸로 예상됩니다. 국립박물관 입장이 무료가 된 건 꽤 오래됐는데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인지 입장권도 발급하지 않네요. 체온 측정을 하고 정문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하늘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습니다. 어제 밤에 비가 내린 여운이 아직 남아 있나 봅니다. 하지만 비가 내린 덕분인지 가시거리는 참 좋습니다. 멀리까지 아주 맑게 보입니다.

 

박물관 정문을 통과하면 제일 먼저 보이는 건물은 신라역사관입니다.

 

오른쪽으로 비석을 얹고 있었을 걸로 추측되는 쌍거북 석물이 있습니다. 이렇게 거북 두마리가 나란히 붙어있는 받침돌은 이곳에서 처음 봅니다. 예전에 왔을 때도 본 적이 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신라역사관 주변에 산수유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그래서 역사관 관람을 잠시 뒤로 미루고 꽃 구경을 먼저 했습니다. 산수유 꽃이 아주 화려하게 활짝 피었습니다. 산수유 꽃이 크지 않은데 멀리서도 눈에 잘 뜨일 만큼 이렇게 잔뜩 피었습니다.

 

어? 그 앞에는 매화꽃이 화려하게 피었네요? 우와! 예상하지 못한 화려한 꽃 구경을 합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매화가 아니라 살구나무 꽃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매화랑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고요.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매화꽃이랑 다르게 살구나무 꽃은 꽃받침이 뒤로 젖혀진다고 합니다.

 

그림과 설명을 보고 나니 이제서야 그게 보이네요. 역시나 아는 만큼 보이네요.

 

모과나무는 5월이 되야 꽃이 핀다고 합니다.

 

목련도 꽃이 만개했습니다. 꽃잎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활짝 꽃이 피었습니다.

 

꽃구경을 하다 보니 신라역사관과 어린이 박물관, 특별전시관을 지나갑니다. 신라미술관 앞 옥외 전시장에는 고선사 삼층석탑이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국보 제38호인 고선사 삼층석탑은 감은사 삼층석탑과 더불어 통일신라시대 일반형 석탑의 시원양식으로 평가받는다고 합니다. 설명을 읽고 보니 석탑 상륜부에 찰주만 있다면 감은사 탑과 비슷하게 보일 것 같습니다.

 

어? 박물관 안에 이디야 커피가 생겼는데 카페 근처에 살구나무 꽃이 화려하게 피어 있습니다. 살구나무가 그리 크지 않은데 꽃이 활짝 피어서 실제보다 더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의외로 화려한 꽃구경을 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풍경과 아주 잘 어울리는 멋진 모습입니다. 화려하게 꽃핀 살구나무가 조금 전에 본 삼층석탑만큼 빛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직 방문객들이 많지 않아서 사진 찍는 건 여유가 있습니다.

 

전에는 못 본 '신라천년보고'라는 수장고가 생겼네요. 경상도 지역에서 발굴된 문화재를 보관하기 위해서 지어진 전용 보관시설이라고 합니다.

 

건물 형태가 좀 특이하네요.

 

수장고라서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전시 수장고와 로비 전시실은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일반 수장고 안에는 신라 토기와 기와가 변화하는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수장고 내의 모든 전시품에 대한 세부 정보는 QR코드를 이용해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유명한 작품 한두개가 아니라 이렇게 잔뜩 모여 있으니 이전과는 구경하는 느낌이 달라지네요. 구경하는 동안 뭔지 모르 겠지만 기분이 조금 더 풍성해지는 듯한 느낌(?)이 생깁니다.

 

로비 전시실과 전시 수장고를 구경하고 다시 박물관으로 돌아갑니다.

 

때마침 이디아 커피 쿠폰이 있어서 잠시 들렀습니다. 카페 밖에 살구나무와 박물관이 보이는 멋진 자리들이 있었는데 먼저 온 분들이 앉아 있네요. 아까 수장고를 갈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방문객들이 좀 늘었나 봅니다. 커피를 주문하고 카페 안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유리창 밖으로 월지관이 보입니다. 좋네요. 갑자기 바람이 많이 불어와 밖에 앉아 있던 분들이 실내로 들어오네요. 처음부터 실내에 자리 잡길 잘했네요......

 

커피를 다 마시고 카페 밖으로 나왔습니다. 노란 산수유꽃과 엷은 분홍색의 매화꽃이 문화재보다 먼저 시선을 끕니다. 

 

응? 월지관 아래에 새로운 건물이 생겼네요.

 

한옥처럼 보이는 건물의 이름은 '수묵당(樹墨堂)'이고, 그 앞에 있는 연못의 이름은 '고청지(古靑池)'라고 합니다. 2007년부터 우리 박물관의 교육과 행사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 진달래꽃이 벚꽃보다 먼저 피었네요? 그동안의 경험으로는 벚꽃이 떨어질 때쯤 진달래꽃이 피는 순서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바뀌었네요.

 

진달래뿐만 아니라 개나리도 벚꽃보다 빨리 피었습니다. 올봄의 날씨는 예전과 많이 다르네요.......

 

월지관 아래에 있는 서별관 뒤로 목련이 화려하게 피어 있는데 가까이 갈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시설 보호를 위한 조치일 테니 이해해야지요.

 

수묵당은 교육과 행사를 위한 장소라서인지 개방하고 있지 않습니다. 옆에 있는 계단을 통해 월지관으로 올라갔습니다.

 

옥외 전시관을 기준으로 가장자리를 따라 구경하면서 걸어가고 있네요.

 

월지관으로 들어갑니다. 예전에는 안압지관이라고 불렀는데 '안압지'가 '동궁과 월지'로 바뀌었으니 전시관의 이름도 그에 맞게 바뀐 것이겠지요.

 

월지관은 여러번 관람한 곳이라 새롭지 않습니다. 기본 전시는 예전과 다르지 않지만 아까 수장고에서 봤던 것처럼 비슷한 문화재를 여러개 모아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벽면의 색깔이 진한 파란색으로 바뀌었네요.

 

월지관 밖으로 나와 성덕대왕신종을 잠깐 구경했습니다. 국보 제29호입니다. 2004년 말부터 보존을 위해 타종을 중지하고 녹음한 종소리를 매시 정각, 20분, 40분에 틀어주고 있습니다. 박물관을 구경하는 동안 종소리가 생각보다 자주 들립니다.

 

드디어 신라역사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오호! 전시 방식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신라역사관은 기원전 57년부터 기원후 935년까지의 신라를 만날 수 있는 전시관입니다. 3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번째인 1실은 신라 천년의 태동을 소개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아까 수장고에서 봤던 것처럼 비슷한 문화재가 여러개 모아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문화재들 중에서 대표 작품 몇개를 골라서 전시하던 예전과 다르게 이렇게 여러개가 많이 모여 있으니 훨씬 더 풍성해진 느낌이 듭니다. 

 

문화재 설명판도 검은색 바탕에 흰 글씨나 주황색 바탕에 검은 글씨 등으로 눈에 확 띄는 색깔로 바뀌었습니다. 문화재를 전시하는 박물관의 전통적인(?) 방식보다는 상업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작품 전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예전에 여러번 봤던 문화재들이지만 전시 방식이 달라지니 구경하는 재미가 새로워집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문화재와 역사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주시는 부모님들도 많네요.

 

2전시실은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관과 금제 허리띠, 금제 관식 등의 장식물 등을 전시하는 공간입니다.

 

3전시실은 신라의 영토확장과 삼국통일의 과정을 중심으로 삼국통일 이후의 문화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국은기념실은 '국은(菊隱)'은 고(故) 이양선 선생(1916~1999)이 평생 동안 모은 귀중한 문화재 666점을 국립경주박물관에 기증하였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전시실입니다.

 

전시관 밖으로 나와서 실내에 앉아 잠시 쉬었습니다. 뭔가를 달라고 조르는 듯한 귀여운 사자 석물이 있습니다. 츄르라도 하나 먹이고 싶어 집니다.

 

잠시 쉬었다가 전시실 관람을 이어갑니다.

 

'신라의 미소'라고 부르는 수막새입니다. 간판 스타급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신라역사관 전시실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봄 날씨이긴 하지만 햇빛이 닿지 않는 그늘은 살짝 서늘합니다.

신라역사관 동쪽에 있는 특별전시관은 전시 준비 중이어서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귀여운 아기부처를 보기 위해 '신라 미술관'으로 걸어갔습니다.

 

1층 로비에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이 생겼네요. 뭔진 잘 모르지만 일단 신청하고 난 다음에 기다리는 동안 전시관을 구경했습니다. 1층의 불교미술1실에는 경주지역에서 출토된 불교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경주 남산에서 출토된 미륵삼존불이 가장 눈길이 가는 미술품입니다. 30년 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처음 읽고 난 후부터 국립경주박물관을 방문하면 미륵삼존불을 관람합니다.

 

예전과 다르게 지금은 이 아기 부처님의 발가락에 손이 닿지 않도록 관람 제한선을 멀리 떨어뜨려 놨네요. 예전의 추억을 다시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문화재 보존을 위한 선택일 테니 수긍이 됩니다.

 

미륵삼존불 뒤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위 풍경이 달라지는 모습을 디지털 영상으로 재현해 줍니다. 문화재 관람이 점점 재미있어지네요.

 

불교미술2실에서는 신라의 소형 금동불상과 대형 석조불상을 유형별, 시대별로 구분하여 전시하고 있습니다. 

 

국보 제28호인 '백률사 금동약사여래입상' 등 많은 불상이 있지만 저는 이런 귀여운 석물들에 시선이 갑니다.

 

2층의 불교사원실을 구경하기 위해 계단을 올라갑니다. 1층과 2층 중간에 있는 넓은 창문 너머로 박물관 옥외 전시장의 풍경이 아주 멋지게 보입니다.

 

오늘의 가시거리 참 좋네요. 아주 멀리까지 잘 보입니다.

 

2층에 있는 불교사원실은 신라 최초의 사창인 흥륜사부터 황룡사 구층목타바과 분화사 모전석탑에서 발견된 다양한 사리기와 공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2층까지 관람하고 다시 1층으로 내려와 뮤지엄 샵을 잠시 구경하다 예약한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 시간에 맞춰 입장했습니다.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은 동시에 6인까지 입장할 수 있습니다.

 

성덕대왕신종과 관련된 이야기가 상영됩니다.

 

성덕대왕신종 소리를 좋은 오디오 시설로 좀 더 실감나게 들을 수 있을 걸로 기대했는데 그렇지는 않네요......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 관람을 마치고 신라미술관을 나왔습니다.

 

오후가 되면 방문객들이 많이 늘었을 걸로 예상했는데 별로 많지 않네요.

 

국립경주박물관 안은 지금 대체로 조용합니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나가기 전에 살구나무 꽃 사진을 한장 더 찍었습니다.

 

벚꽃 개화 시기를 잘 못 맞춰 방문한 경주여행이지만 대신 박물관 구경을 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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