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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해인사(伽倻山 海印寺)'는 화엄종의 근본 도량이자 팔만대장경을 모신 법보종찰(法寶宗刹)입니다. 불보사찰(佛寶寺刹) 통도사, 승보사찰(僧寶寺刹) 송광사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삼보 사찰로 꼽히는 곳입니다. 의상대사의 법손인 순응(順應), 이정(利貞) 두 스님이 신라 제40대 애장왕 3년(802년), 왕과 왕후의 도움으로 창건하였다고 합니다. '해인(海印)'이라는 말은 화엄경의 해인삼매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심법계의 세계를 가리키는 말이자 부처님의 정각의 세계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합니다.
여러번 다녀온 곳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블로그를 찾아보니 2011년 방문이 마지막이었네요. 10년 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 해인사 웹사이트 : http://www.haeinsa.or.kr
☞ 예전(2011년)에 다녀온 글 : https://hangamja.tistory.com/99
그리 늦진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여유있게 도착했더니 주차장에서 빈 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자리를 찾아서 몇번 왔다 갔다 하다가 운 좋게 먼저 나가는 차량의 자리를 발견했습니다. 해인사를 찾아오는 방문객에 비해서는 주차장이 좀 부족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입장료 외에 주차요금도 별도로 받는데 말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해인사롤 걸어가는 길 양옆의 은행나무길이 참 예쁩니다. 쭉쭉 곧게 자란 은행나무에는 아직 푸르름이 많이 남아 있는데 노랗게 단풍이 물들어갈 때면 지금과는 다른 멋진 풍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인사 입구에는 상가 건물들이 있습니다. 저기를 지나야 해인사 성보박물관이 보입니다.
해인사 성보박물관은 해인사 관람을 마치고 나올 때 구경하기로 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아직 걸어야 할 거리가 먼데 여기부터 관람하면 올라가는 발걸음이 지금보다 무거워질 걸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생각대로 하다 보면 정작 나중에 보기로 한 곳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인사 성보박물관은 해인사 일주문 밖에 있습니다. 그래서 좀 걸어야 해인사 관람을 할 수 있습니다.
해인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걷기 좋은 숲길입니다. 둘레길을 걷는 것처럼 기분좋게 걸어갑니다.
여름철이라면 발을 담그기 좋을 계곡을 지납니다.
숲속 생물들을 설명하는 안내자료가 있습니다.
걷는 동안 들려오는 물소리는 기분을 좋게 해줍니다.
일주문 앞에는 사리탑과 비석들이 있습니다.
사찰의 전통이 오랜만큼 많은 비석들이 있나 봅니다.
짧은 데크길을 지나면 일주문 앞에 도착합니다.
일주문 앞으로 왼쪽에는 원표, 오른쪽으로는 당간지주가 보입니다.
커다란 나무 사이에 자리잡은 일주문이 주변 풍경 속에 잘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봤던 여러 사찰의 일주문 중에서 주변 풍경과 제일 잘 어울리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당간지주 안쪽에는 '나무아미타불 南無阿彌陀佛'이 새겨 있습니다.
국화꽃이 한창 예쁘게 피어납니다. 활짝 핀 모습도 보기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피어날 때가 더 보기 좋습니다.
연휴라서 방문객들이 많은가 봅니다. 게다가 날씨까지 이렇게 좋으니 많은 사람들이 찾겠네요. 10월 초순인데도 기온이 높아서 반팔, 반바지 차림을 한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10월치고는 기온이 높다지만 더운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햇빛이 강해서인지 그늘이 참 시원하게 보입니다.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은가 봅니다.
일주문을 지나면 '해인총림(海印叢林)'이라고 쓰인 '봉황문(鳳凰門)'을 만납니다. 다른 사찰에서는 대부분 '천왕문' 또는 '사천왕문' 등으로 불리는데 해인사에서는 이렇게 부르네요.
봉황문을 지나면 계단 위로 세번째 문인 '해탈문(解脫門)'이 보입니다. 해탈문을 지나면 부처의 세계로 들어섭니다.
'해동원종대가람(海東圓宗大伽藍)'이라는 커다란 현판이 보입니다. 일주문에서 해탈문까지의 계단 수가 33개인데, 이는 불교에서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 정상의 33개의 하늘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해탈문 앞에는 커다란 느티나무와 '국사단(局司壇)'이 있습니다. 국사단은 가야산의 수호신인 '정견모주(正見母主)'를 보신 전각이라고 합니다. 이 국사단에서 정성을 다하여 기도하면 소원 하나를 들어준다고 합니다.
해탈문을 지나기 전 계단에서 내려다보는 초가을 풍경이 보기 좋습니다.
해탈문 앞 계단을 지나면 이제부터는 불법의 세계입니다.
해탈문을 지나면 제일 먼저 보이는 건물은 '구광루(九光樓)'입니다. 구광루는 화엄경에서 '부처님이 아홉 곳에서 설법할 때마다 백호에서 빛이 나와 세계를 비췄다.'는 데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여기를 방문했을 때는 카페와 함께 부처님 진신사리를 전시하는 공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북카페와 갤러리로 사용중이네요.
구광루 앞 넓은 마당에는 '해인도'가 있는데 국화꽃이 줄 맞춰서 놓여 있습니다.
아직은 단풍을 구경하기 힘든 날씨이지만 예쁘게 활짝 핀 국화꽃에서 가을을 만나는 것 같습니다. '해인도(海印圖)'는 미로처럼 생긴 길인데 54번 꺾은 길을 걷는 동안 결국은 출발점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는 본래의 모습이 곧 부처님이며, 우리가 사는 세계가 곧 부처님의 세계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대적광전 앞에 커다란 괴불이 걸려 있네요. 무슨 행사라도 있는지, 아님 평상시에도 이렇게 걸어놓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당간지주의 쓰임새를 제대로 확인하는 것 같아 보기는 좋습니다.
삼층석탑 앞에는 석등이 하나 서있습니다. 석등은 불교의식을 행할 때 불을 밝혀두는 시설인데, 부처님의 광명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삼층석탑은 전형적인 통일신라 석탑 형태인데, 해인사 창건 당시 세워진 것이라고 합니다.
살짝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비로자나불을 주불(主佛)로 모신 '대적광전(大寂光殿)'입니다.
석가탄신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알록달록한 예쁜 색깔로 매달린 등이 참 보기 좋습니다.
대적광전 동쪽에는 '응진전(應眞殿)'과 '명부전(冥府殿)'이 있습니다. '응진전(應眞殿)'은 '나한전(羅漢殿)'이라고도 하는데 , '나한'은 일체의 번뇌를 끊고 깨달음을 얻어 중생의 공양을 받을 만한 자격을 지닌 불교의 성자를 말합니다. '명부전(冥府殿)'은 '지장전(地藏殿)'이라고도 하는데, 지옥 중생을 모두 제도하기 전에는 성불하지 않겠다는 지장보살을 모신 곳이라고 합니다.
대적광전 앞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참 좋습니다.
대적광전의 서쪽에는 '대비로전(大毘盧殿)'이 있습니다. 쌍둥이 부처님으로 알려진 두분의 비로자나불을 모시고 있다고 합니다.
응? 대적광전 옆면에 '금강계단(金剛戒壇)'이라는 현판이 있네요? 양산의 통도사와 하동 상계사에서 금강계단을 본 적은 있지만 해인사에서 금강계단이라는 현판을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런데 금강계단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대적광전 뒤로 '장경판전(藏經板殿)'으로 오르는 계단이 이어집니다.
포토 스팟으로 인기가 많은 곳인가 봅니다. 계단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좀 기다려야 합니다.
이제 계단을 올라 장경판전 앞에 도착했습니다.
해인사 장경판전은 국보 제52호이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입니다. 10년 전에 방문했을 때는 대장경판은 물론 장경판전 앞에까지 다가가거나 사진 촬영조차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대장경판과 장경판전 구경에 큰 기대를 안고 방문했다가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금지하고 있어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장경판전 외부에 가까이 다가오는 걸 제한하는 라인이 설치되어 있지만 소중한 문화재 보존을 위한 시설이니 이해가 됩니다.
장경판전 내부는 온도와 습도 조절 등의 기능을 자연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건물 앞면과 뒷면에 각각 크기가 다른 창살을 통하여 들어온 바람이 건물 내부 전체에 골고루 퍼진 후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설계했다고 합니다. 내부 바닥에는 황토와 강석회, 숯, 소금이 차례로 다져져 있어 대장경판을 보관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ㅇ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장경판전 안에 들어 있는 대장경판은 국보 제32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해인사 대장경판은 고려 고종 23년(1236년)부터 고종 38년(1251년)까지 16년에 걸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해인사 대장경판은 현존하는 대장경 가운데 가장 완벽한 대장경이라고 합니다. 경(經), 율(律), 논(論) 삼장(三藏)의 구성이 완벽하며 새겨진 글자가 마치 한 사람이 새긴 것처럼 동일하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8만 4천 법문이 수록되어 있으며, 총 81350판이라고 합니다. 경판을 모두 쌓으면 3200m, 나란히 놓으면 60km나 된다고 합니다.
그 이전에 만들었던 초조대장경이 몽골의 침입으로 소실되나 국난극복을 위해 다시 대장경을 조성하여 '재조대장경'
대장경판을 가까이에서 볼 수는 없지만 이렇게 장경판전 창살 사이로 만날 수는 있습니다. 15년 전에도 왔었는데 그때는 장경판전 외부의 벽면에 있는 창살 사이로 대장경판을 정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장경판전은 앞, 뒤로 기다란 두개의 건물과 좌우의 작은 건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적광전의 비로자나 부처님께서 대장경을 머리에 이고 있는 형국이라고 합니다.
뒷 건물의 중앙에는 '법보전(法寶殿)'이라고 쓰인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남쪽에 있는 앞 건물은 '수다라전'이라고 합니다.
법보전 중앙에는 부처님을 모신 작은 법당이 있지만 좌우에는 앞의 건물과 마찬가지로 대장경판을 보관하는 장경판전이 이어집니다.
기다란 두 건물 사이에 작은 두동의 건물이 마주 보고 있는데 이 안에는 사간판대장경이 모셔져 있다고 합니다. 이 건물은 조선 초기 건축물 가운데에서 건축양식이 빼어난 건축사적으로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장경판전에 대한 설명을 읽고 나서 그런지 장경판전 앞이 햇살도 좋고, 바람도 잘 통할 것 같은 구조로 보입니다.
장경판전 중 서쪽에 있는 작은 건물이 그나마 대장경판을 제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해인사 웹사이트를 방문해보니 팔만대장경 인터넷 사전예약 탐방제를 실시하고 있네요. 웹사이트에서 행사사진을 검색해보니 장경판전 안에도 들어가 볼 수 있나 봅니다. 나중에 해인사를 또 방문하게 되면 사전 예약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장경판전을 구경하고는 다시 아래로 내려갑니다. 방문객들이 꾸준히 찾아옵니다.
이렇게 조금 떨어져서 장경판전을 바라보니 단아한 멋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일체의 군더더기가 없는 깔끔한 아름다움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읽었던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라는 문장 중 '儉而不陋'라는 낱말이 어울리는 풍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경판전보다 대적광전 앞에 더 많은 방문객들이 보이네요.
대비로전 서쪽에는 독성 용왕 삼신상을 모셔서 삼성각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독성 한분만 모신 '독성각(獨聖閣)'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신라 말기 고운 최치원 선생이 말년에 가야산에 은거하면서 시서에 몰입했다는 '학사대(學士臺)'가 있습니다. 최치원 선생이 이곳에서 가야금을 연주할 때 수많은 학이 날아와 경청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때 꽂아놓은 전나무 지팡이가 지금까지 살아있다고 합니다.
독성각 앞에서 대비로전 아래 전각들의 지붕들이 보이는 풍경은 참 멋집니다. 저 멀리 산봉우리들이 겹친 풍경을 눈앞에서 지붕의 모습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웬만큼 구경을 했으니 천천히 여유롭게 내려갑니다.
대비로전 아래로 내려갑니다.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 구광루와 범종각 앞마당에 있는 해인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많은 분들이 해인도 안을 걷고 계셨습니다.
음......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인데 54번이나 꺾는 구조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오래 걸어야 출구로 나올 수 있습니다.
해인도를 걷고 난 다음 다시 아래로 내려갑니다. 해탈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참 예쁩니다.
해탈문을 지나면 봉황문 너머로 예쁜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봉황문을 지나기 전에 고개를 돌려 해탈문 방향을 한번 더 바라봅니다. 뭔가 아쉬움이 남아서 그러는 건 아닙니다. 그냥 습관적인 행동입니다.
봉황문을 지나 눈앞에 보이는 일주문까지 지나면 해인사 관람을 거의 다 끝납니다. 아까 입장할 때보다 더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있네요.
이상으로 해인사 관람을 모두 마쳤습니다. 몇번 방문했던 곳이지만 조금은 더 여유롭게 관람해서인지 이전보다 더 잘 구경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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