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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에서 피렌체로 돌아오자 바로 우피치 미술관으로 갔습니다. 우피치 미술관 운영시간이 오후 6시 50분까지라서 피사를 다녀온 후에 관람하기에는 시간이 그다지 여유롭지 않습니다. 그나마 아침에 입장권을 구입해놓은 상태라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피치 미술관(Galleria degli Uffizi)'은 메디치 가문의 수집품을 소장한 곳으로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작품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1581년에 프란체스코 1세가 처음으로 보관하기 시작하여 르네상스의 문을 연 조토부터 르네상스의 꽃을 피운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그리고 르네상스를 종결짓고 새로운 화풍을 정립한 카라바조까지 당대 최고 화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1737년 메디치 가문의 마지막 인물인 안나 마리아 루이사가 피렌체 시민에게 기증했다고 합니다. 또한 우피치 미술관은 오늘날의 미술 작품 배치의 원칙을 세웠고, 관람객들을 위해 작품에 이름표를 단 최초의 미술관이라고 합니다.
우피치 미술관도 입장하려면 소지품 검사를 합니다. 소지품 검사를 마치고 입장권을 스캔하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1층부터 관람하지 않고 계단을 두번 지나 3층으로 올라갑니다.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는 계단과 달리(사실 거기도 유명세에 비해서는 너무나도 소박한 벽이었지만) 3층으로 오르는 계단과 양옆의 벽이 우피치 미술관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가건물을 세울 때 사용하는 재료 같아서 의외였습니다.

 

우피치 미술관에 대부분의 작품은 3층에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통은 3층에서부터 관람을 시작합니다. 이제 저 문을 들어서면 작품 관람이 시작됩니다.

 

입구를 지나 오른쪽을 보면 몇개의 조각상이 있는데 그중 하나인 켄타우로스의 머리를 잡고 있는 헤라클레스인가 봅니다.

 

반대편인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기다란 복도 양옆으로 많은 조각품들과 그림, 그리고 천정화가 보입니다.

 

천정화가 참 예뻐서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첫번째 전시실부터 구경을 시작합니다. 이곳에는 성당의 제단에 걸렸던 그림인 '제단화'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러 제단화 중에서 '서양 회화의 아버지'라는 조토의 '오니산티 마돈나'가 유명합니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금박으로 인해 화려함이 더한 것 같습니다.

 

전시실도 많고 작품들도 많아서 하나하나 살펴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유명 작품을 중심으로 관람했습니다.
이 작품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우르비노 공작 부부의 초상화'(1448년)라는 작품입니다. 귀족 부부의 초상화로 아내는 희고 잡티 없는 피부로 여성적인 면을, 남편은 거칠고 억센 남성적인 면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초기 르네상스 원근법의 대가 중의 하나인 파올로 우첼로의 '산 로마노의 전투'(1440년)입니다. 1432년 피렌체와 시에나 사이에 있었던 전투를 묘사한 것이라고 합니다. 세개의 대형 그림으로 구성된 연작 중 두번째에 해당되는 작품으로, 제목이 '베르나르디노 디 치아르다가 창에 찔리다'라고 합니다. 다른 두 작품은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 있다고 합니다. 그림 앞쪽의 창들과 뒤쪽의 창의 길이가 다른 원근법이 잘 나타난 작품이라고 합니다.

 

성모 마리아와 성녀들의 그림이 일렬로 전시되어 있는 특이한 작품을 만났습니다. 보티첼리의 작품처럼 섬세하고 화려한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림을 그린 화가가 서로 다르다고 하네요.

 

우와~, 보티첼리의 '라 프리마베라'(1482년)을 만났습니다. 보티첼리가 신화를 주제로 그린 최초의 작품인데 '라 프리마베라'는 이탈리아어로 '봄'을 뜻한다고 합니다. 미의 여신인 비너스를 중심으로 꽃의 여신이 플로라, 사랑의 신인 큐피트가 꽃이 활짝 핀 정원에서 즐겁게 노닐고 있는 장면이라고 합니다. 유명한 작품인 만큼 인기가 많아 다른 작품들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 전시실에는 보티첼리의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본 종교화와는 많이 다른 섬세하고 화려한 색감이 마음에 드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보티첼리의 또 하나의 명작 중에 하나인 '비너스의 탄생'(1485년)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미의 여신인 비너스가 바다에서 탄생해 육지에 도착하는 순간을 묘사한 것이라고 합니다. 바다의 신 넵튠이 내준 거대한 조개배를 타고 수줍게 얼굴을 붉히는 비너스와 오른쪽에는 계절의 여신 호라이가 비너스를 가릴 옷을 들고 있습니다. 왼쪽에는 서풍의 신 제피로스와 클로리스가 바람을 일으켜 비너스를 육지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휴고 반 데르 구스의 '포르티나리 제단화'라고 합니다. 그동안 봤던 다른 제단화에 비해서 크기가 꽤 큽니다.

 

다른 전시실로 이동하던 중 조각상과 그림이 같이 전시되어 있는 방을 지납니다. '트리뷰나(Tribuna)의 방'이라고 하는데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어 어떤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응? 중앙에 '카피톨리노의 비너스'랑 비슷한 작품이 있네요? 하지만 그건 로마의 카피톨리니 미술관에 있을 테니 아닐테고. 그렇다면 이 작품은 뭘까 궁금하지만 알 수 없습니다.

 

나중에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찾아보니 '메디치의 비너스(Venus de Medici)'라고 합니다. 기원전 2세기경 헬레니즘 시대의 그리스 원작을 로마시대에 모각한 것이라고 합니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의 모델이었다고 합니다.

 

빛이 잘 들어오는 우피치 미술관의 복도는 보기 좋습니다.

 

조금 전의 조각품과 그림이 있는 전시실처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관람해야 하는 곳이 또 있네요. 천정은 복도랑 비숫합니다. 전시실 중앙에는 네모난 작은 탁자가 하나 놓여있고, 벽에 붙어있는 액자 안에는 여러 인물들의 그림이 들어가 있습니다.

 

3층의 서쪽에 있는 전시실을 모두 구경한 다음 건너편으로 건너갑니다.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복도에서는 베키오 궁전의 시계탑이 보입니다.

 

유럽연합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면서 그럴듯한 사진을 만들어 줬습니다.

 

사람들이 창가 쪽에 모여서 밖을 내다보길래 뭐가 보이는지 궁금해서 다가갔습니다.

 

오호! 이곳에서 베키오 다리가 잘 보이는 군요. 베키오 다리의 2층을 통하면 이곳까지 걸어올 수 있나 봅니다.

 

응? 이쪽에서는 조각품이 있는 전시실을 먼저 구경하게 되네요.

 

우피치 미술관의 복도는 여러번 봐도 마음에 듭니다.

 

오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1472년) 작품을 만났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의 잉태를 예고하는 장면이라고 합니다.

 

다빈치의 그림은 미켈란젤로의 그림과 많이 다릅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드러운 선과 예쁜 색감의 다빈치 작품을 좋아합니다.

 

이 그림도 다빈치의 작품으로 '동방박사의 경배'(1481년)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작업을 하는 중에 밀라노로 떠나 이렇게 미완성 작품으로 남았다고 합니다.

 

작은 그림인데 황금이 칠해진 액자 안에 넣어졌고, 유리 보호막이 씌워져 있네요.

 

다빈치의 작품과 멀지 않은 전시실에 미켈란젤로의 '세례 요한과 성가족'(1507년) 그림이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와 예수, 성 요셉을 그린 미켈란젤로의 초기 작품이라고 합니다. 미켈란젤로의 초기 작품은 이렇게 부드럽고 화사한 색감의 그림을 그렸나 봅니다. 그림도 멋지지만 화려한 둥근 액자도 대단합니다. 

 

역시나 유명 작품 앞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 있습니다. 단체 관람객들과 걸음이 겹치기라도 하면 작품 관람이 조금은 곤란해지니 겹치지 않도록 걸음을 적당히 서둘렀습니다.

 

음...... 이 전시실의 조각상들은 왜 모두 손을 들고 있을까요......

 

천정이 꽤나 화려하네요.

 

이 조각품은 '잠자고 있는 헤르마프로디테(Sleeping Hermaphrodite)'라고 합니다. 전령의 신 헤르메스(Hermes)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 사이에서 태어난 미소년이었으나 헤르마프로디테에게 한눈에 반한 살마키스(Salmacis)의 기도에 의해 양성과 음성을 모두 가진 자웅동체가 되었다고 합니다.

 

왼쪽 그림은 한스 발동의 '아담과 이브', 오른쪽 그림은 르카 크라나흐의 '아담과 이브'라고 합니다.

 

전시실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구경하다 보니 같은 전시실을 또 왔네요...... 하지만 아까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단체 관람객들이 빠져나간 상태라 관람하기에 조금 나아졌습니다.

 

이쪽 복도의 천정은 아까랑 조금 다릅니다. 그림이 더 많이 채워진 것 같습니다.

 

어? 바티간 미술관에 있는 '라오콘 군상'이 왜 이곳에 있을까요?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이 작품은 교황 율리오 2세가 프랑스에 선물로 보내기 위해 제작한 복제품이라고 합니다.

 

우피치 미술관 3층 테라스에는 카페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베키오 궁전뿐만 아니라 두오모와 조토의 종탑까지 볼 수 있는 명당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오픈하지 않았네요...... 게다가 난간이 있는 곳은 가려놨습니다.......

 

다시 미술관 안으로 들어와 구경을 이어갑니다.

 

파르미자니노의 '목이 긴 성모'(1540년)이라는 작품입니다. 우아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목과 허리를 길게 그린 매너리즘의 대표작이라고 합니다.

 

아놀드 브론치노의 작품들입니다.

 

전시실에서 작품들을 구경하는 동안 베키오 다리 너머로 노을이 저무는 풍경이 보입니다. 어제보다 오늘이 구름이 적어서 노을이 더 예쁠 것 같습니다만 미술관 관람을 마저 해야 합니다.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1538년)이라는 작품입니다. 가장 완벽한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그림으로 꼽히며 후대 화가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2층 전시실을 구경하던 중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무엇이 있길래 모여있을까 다가가 보니 카라바조의 '메두사의 머리'(1598년)가 있네요.

 

카라바조의 '메두사'는 둥근 방패에 메두사의 두상을 그린 것으로 프란체스코 마리아 델 몬테 추기경이 토스카나의 대공 페르디난도 1세에게 선물로 보낸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메두사의 얼굴은 작가인 카라바조 자신의 얼굴이라고 합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니트'(1602년)입니다. 유니트를 표현한 여러 작품들 중에서 가장 강하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루벤스의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는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와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렘브란트의 자화상'이 있는 전시실입니다.

 

렘브란트의 20대 청춘 시기의 모습과 중년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입니다.

 

전시실이 아닌 곳에 영상이 상영중이길래 무슨 내용일까 잠깐 봤는데 내용을 모르겠습니다.

 

미술관 1층은 기념품샵이 많습니다. 사고 싶은 기념품들은 많지만 가격을 생각하니 그냥 구경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허둥지둥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이미 날이 저물었습니다. 베키오 다리 너머로 노을이 지는 풍경을 본 것이 조금 전 같은데 겨울이라 그런지 빨리 어두워집니다.

 

우피치 미술관의 출구는 입구랑 많이 떨어진 곳입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입구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시뇨리아 광장이 가까워집니다.

 

서둘러 보느라 제대로 관람하지는 못 했지만 그런대로 구경은 한 것 같습니다. 이전에 바티칸 미술관이나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할 때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구경하니 그림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는데 미술에 관한 지식이 미천하고, 사전 준비까지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로 관람하다 보니 그냥 구경만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능하면 가이드랑 같이 관람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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