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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마을에서 식사를 하고 황리단길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다음 숙소로 돌아가다 동궁과 월지로 야경을 촬영하러 갔습니다. 너무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고, 어제밤에 부산 동백섬 야경 촬영할 때에도 추위 때문에 덜덜 떨어가며 고생했던지라 계획했던 오늘 야경 촬영을 어찌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생길까 싶어서 그냥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예전 경험으로 동궁과 월지를 방문하려면 국립경주박물관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와야 했는데 지금은 옆에 주차장이 생겼네요.

동궁과 월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터라고 합니다. 왕자가 거처하는 동궁과 부속건물이 있어 나라의 경사가 있거나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이곳에서 연회를 베풀었고, 경순왕이 고려 태조 왕건을 초청하여 위급한 상황을 호소하며 잔치를 베풀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문무왕 14년(674년) 큰 연못을 파고 연못 가운데 세개의 섬과 북동쪽에는 열두 봉우리의 산을 만들어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심고 진귀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고 전해집니다. 신라가 멸망한 뒤 고려와 조선을 지나며 이곳이 폐허가 되자 화려했던 궁궐은 간데없고 기러기와 오리만 날아든다 하여 기러기 '안()'자와 오리 '압()'자를 써서 '안압지(雁鴨池)'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이후 1980년대 '월지'라는 글자가 새겨진 토기 파편이 발굴되면서 '달이 비치는 연못'이라는 뜻의 '월지(月池)'로 불렀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동궁과 월지'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입장권을 구입하고 안으로 들어서는데 추운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와 걱정했던 것보다도 더 춥습니다. 삼각대 위에 카메라를 고정하고 서둘러 움직이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너무 늦은 밤 시간이라 조명이 비추는 밝은 곳과 조명이 닿지 않는 곳의 밝기 차이가 사진에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복원된 전각이 세개 있는데 현판이 붙어있지 않아 그 이름을 알 수가 없습니다.

 

월지는 추운 날씨로 꽝꽝 얼어 있네요......

 

조금 더 욕심내서 구도도 잘 잡고 노출값과 촬영 시간도 잘 맞추고 싶지만 추위 때문에 대충 찍고는 서둘러 자리를 이동하게 됩니다......

 

해가 진 후 매직아워 시간대에 방문했다면 멋진 사진을 만날 수 있겠지만 사실 아직까지 그래 본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월지가 얼어서 전각의 모습이 반영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얼지 않았더라도 지금처럼 바람이 불면 원하는 장면은 만들어지지 않았겠네요.

 

삼각대 펼치고 사진 찍은 다음 삼각대 접어서 손에 들고, 카메라 어깨에 매고 종종걸음으로 다음 장소로 옮겨 다시 삼각대 펼치고 사진 촬영하는 일이 계속 반복됩니다. 너무 추워서 두터운 장갑을 끼고 있어도 손이 시렵지만 이곳에 야경 찍으러 또 올 것 같진 않으니 참으면서 찍어야지요.

 

지금처럼 엄청나게 추운 날씨만 아니라면 이렇게 멋진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을 텐데요......

 

추위에 떨면서 동궁과 월지 촬영을 마치고는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가까운 곳에 있는 월정교를 찾아가 사진을 몇장 찍었습니다. 월정교는 아직 공사 중인지 가까이 다가가거나 다리 위로 올라갈 수는 없습니다. 월정교 아래 물이 말라 있어 반영이 비치치 않아 안타깝네요. 반대편은 조금 더 물이 있어 살짝 반영이 나타나지만 공사를 위해 쌓아 놓은 흙더미가 시야를 가립니다.

 

다리 양 옆으로 2층 누각이 연결되는 화려한 다리입니다.

 

언제부터인지 '달빛투어'라는 이름으로 동궁과 월지뿐만 아니라 첨성대까지 포함해서 돌아보는 여행이 유행되고 있는데 오늘처럼 추운 날씨에는 좀 무리가 될 것 같네요...... 하지만 무리를 해서 방문해도 만족스러울 만큼 아름다운 장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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