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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서 이번주에도 안내산악회를 이용해서 등산을 다녀왔습니다. 지리산 성중종주를 꼭 한번 해보고 싶은데 제 등력이 가능한 정도인지 몰라서 일단 지리산 서북능선 등산부터 경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도 버스 탑승지는 죽전간이정류장으로 정했습니다. 안내산악회를 신청할 때는 탑승장소를 신갈간이정류장으로 정했었는데 저 혼자만 그곳에서 타길래 거리상 큰 차이가 없는 죽전간이정류장으로 변경했습니다. 몇번 이용해본 곳이라 큰 어려움없이 잘 도착했습니다.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겹친 5월 연휴 기간이지만 밤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풍덕천공영주차장은 여유 있었습니다.
풍덕천공영주차장에서 죽전간이정류장까지는 천천히 걸어갑니다. 밤 11시 40분쯤인데 거리는 조용합니다.
어제 오후까지 비가 내려서 오늘 날씨는 어떨런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일기예보의 말처럼 비는 그쳤습니다. 구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푸른 하늘이 보이는 것 같아 해가 뜨면 맑아질 것을 기대합니다. 반달이 아직 서쪽 하늘에 남아 있습니다.
안내산악회 버스는 늘(?) 그랬던 것처럼 안내된 시간보다 일찍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구례를 지나 성삼재휴게소까지 구불길을 올라오는 동안 멀미가 납니다. 살짝 속이 거북했습니다. 그런데 성삼재휴게소에서 내리는 줄 알았는데 지나쳐서 등산로 입구에 세워준다고 합니다. 성삼재휴게소에서 이런저런 정리를 한 다음에 출발하려고 했는데 안내산악회 대장님의 배려가 예상 못한 일이 돼버렸습니다. 게다가 버스는 얘기한 등산로 입구를 조금 지나쳐서 세웠습니다. 음......
아무튼 버스에서 내려서 가방 꺼내고 신발 끈을 정리하고 등산스틱을 펼치고 난 후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오호! 하늘이 맑게 개었습니다. 수많은 별들이 가득합니다. 은하수도 보이는 것 많큼 많은 별들이 너무 많은 별이 보여서 알고 있는 별자리도 찾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별자리 어플을 이용하면 은하수도 찾을 수 있겠지만 다른 분들은 벌써 등산을 시작하는데 처음 가는 등산로에서 많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적당히 별을 보다가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지리산 서북능선 등산은 만복태 탐방로 입구에서 시작합니다. 만복대 탐방로 입구에서 만복대까지의 거리는 5.3km라고 합니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입니다. 그런데 지금 기온이 좀 낮습니다. 손가락 부분이 없는 등산장갑을 착용했는데 손끝이 살짝 시립니다. 밤공기여서 더 춥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추위에 몸을 떨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움직이기 시작하면 좀 낫겠지 생각하면 걷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출발한 분들은 벌써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다들 등력이 좋은가 봅니다. 오늘 등산로 초반은 갈림길이 나오지 않는 경로여서 혼자였지만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하면서 꾸준히 걸었습니다.
1km 쯤 걸었습니다.
고리봉에 도착했습니다. 서북능선에는 고리봉이 두군데 있는데 첫번째 고리봉입니다. 다른 고리봉보다 높이가 낮아 작은 고리봉으로 부른다고도 합니다. 주변이 어두우니 특별히 볼만한 풍경이 보이지는 않아 사진만 찍고 지나갑니다.
걸어가다 뒤를 돌아보니 성삼재 휴게소의 밝은 불빛이 보입니다.(카메라 초점을 잘못 맞췄네요.) 그 뒤로 보이는 봉우리는 노고단이겠지요?
한참 걸어가니 묘봉치라는 곳을 지납니다. 이곳에서 상위마을로 내려갈 수 있네요. 상위마을은 산수유꽃을 보러 여러번 방문했던 곳인데 그곳에서 올려다본 지리산의 풍경을 여기에서는 반대로 바라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지금은 한밤중이어서 그 모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만복대로 올라가는 도중에 만복대 쉼터를 만납니다. 쉼터 가운데에 있는 옷걸이처럼 생긴 건 배낭걸이인가 봅니다. 배낭을 바닥에 내려놓는 걸 싫어하는 분들께는 좋은 시설이 될 것 같습니다. 기온이 많이 내려간 탓인지 바닥에 서리가 내려앉았습니다. 등산 초반이니 앉아서 쉴 만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해가 뜨지 않았지만 슬슬 하늘이 밝아집니다. 등산을 시작할 때 봤던 수많은 별들은 거의 다 사라졌는데 유독 밝게 빛났던 별 하나가 반야봉 윗쪽에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스마트폰 어플로 검색해 보니 금성이라고 합니다. 샛별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밝기입니다. 맑은 하늘에서 홀로 빛나서인지 많이 보던 목성보다도 더 환하게 빛나는 것 같았습니다.
어제 내린 비 때문에 바닥상태가 안(?) 좋은 구간들이 있습니다. 평지이거나 경사가 완만한 곳에서는 괜찮은데 경사로에서는 미끄러지기 쉬운 길이 돼버립니다.(결국 다른 곳에서 한번 미끄러졌습니다......)
고개를 돌려 얼마나 걸어왔는지를 살펴봅니다. 생각보다 많이 왔네요. 그래도 만복대는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많이 밝아졌습니다. 헤드랜턴을 꺼도 될 것 같습니다.
아까는 보이지 않던 상위마을의 풍경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여러번 방문했던 곳이어서인지 왠지 모를 반가움이 생깁니다. 구름이 멋지게 드리워졌습니다.
저 멀리 있는 봉우리에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기가 만복대인가 봅니다. 혹시라도 저기까지 오르는 동안 해가 먼저 떠오를까봐 걱정되어 걸음을 조금 서둘렀습니다.
진흙길은 미끄러지지 않게 주의하면서 걸었습니다.
서둘러 걸으면서도 지나온 길을 또 되돌아 봅니다. 작은 봉우리들이 많이 이어지네요. 특별히 높은 봉우리는 안 보이지만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자주 반복되던 코스였습니다.
조급한 마음때문인지 해 뜨기 전의 붉은빛이 더 강해진 것 같습니다. 반야봉 위에 있던 금성이 지금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만복대에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주변이 많이 밝아졌습니다.
우와, 산그리메 참 멋지네요. 붉게 물드는 색깔도 참 예쁩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큰 봉우리가 반야봉이라고 합니다.
뒤로 보이는 풍경은 붉은빛이 없지만 구름이 멋짐을 대신합니다.
만복대에 도착했습니다. 부지런한 분들은 벌써부터 자리를 잡고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어오니 춥습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어야 할 정도입니다. 먼저 도착해서 오래 기다린 분들은 날씨가 추워서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자리잡고 서서 일출을 기다렸습니다.
아직은 해가 뜨지 않아 주변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만복대를 지나면 걸어가야 할 방향의 풍경입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것처럼 크고 작은 봉우리가 계속 이어집니다. 그만큼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해야 합니다. 하지만 만복대만큼 높은 봉우리는 없으니 다행입니다.
너무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적당한 시간에 도착했나 봅니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 일출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앗! 그런데 오늘 일출은 구름 위로 올라옵니다. 이미 해는 떠올랐는데 구름이 가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태양 주변의 붉은색에서 하늘의 파란색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색깔의 변화가 참 아름답습니다.
오른쪽 큰 봉우리가 반야봉이고, 태양과 반야봉 사이에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가 천왕봉이라고 합니다.
햇빛을 받으면서 산이 서서히 깨어나는 풍경 같습니다.
구름이 능선을 넘지 않고 있습니다. 신기하네요.
구름 뒤로 붉은 태양이 보입니다.
이제 구름 위로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태양이 구름 위로 올라왔습니다.
오늘의 등산 친구는 국립공원 구조대 반달이입니다. 뭔가 그럴듯한 표정으로 일출을 감상하는 것 같습니다.
멋진 일출 풍경감상을 마치고 가야 할 길로 걸음을 옮깁니다.
내려오다가 뒤를 돌아봤는데 만복대에는 아직도 남아 계신 분들이 많네요. 일출 풍경을 천천히 충분히 즐기나 봅니다.
철쭉꽃이 서리를 맞았나 봅니다. 꽃잎이 살짝 얼어 있습니다. 아침 햇살을 마주보고 서있기 때문인지 더 붉게 보입니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여러 번 반복됩니다.
걷는 동안 드문드문 철쭉꽃을 만납니다.
붉게 빛나는 일출이 아니어도, 철쭉꽃이 없어도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모두 좋습니다.
만복대에서 많이 걸어왔네요.
아직도 태양은 높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왼쪽으로 반야봉, 오른쪽으로 만복대가 보입니다.
만복대를 지나서도 쉼터가 하나 있습니다. 일출시간이 많이 늦어진다면 이곳에서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걸어가야 할 방향의 풍경입니다. 어디까지 가야하는지는 짐작할 수 없지만 능선을 바라보면 오르막 내리막을 여러번 해야 한다는 건 잘 알게 됩니다.
아침햇살을 맞으면서 나무와 풀들이 깨어나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기분 좋게 걷습니다.
지금은 개별꽃이 많이 피는 시기인가 봅니다. 작은 꽃잎을 활짝 펼치고 있습니다.
얼레지꽃도 많았는데 추위 때문인지 대체로 잎을 오므린 상태입니다.
정령치 휴게소가 보입니다. 잠깐 들렀다 가야겠습니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매점을 구경해보려고 했는데 문이 닫혀 있습니다. 안내판을 들여다보면서 맞은편에 보이는 지리산의 봉우리들을 살펴봤습니다. 저 능선을 한번 꼭 가봐야 할 텐데 지금의 제 등력으로 가능할는지 모르겠습니다.
천왕봉의 위치를 알고 나니 자주 바라보게 됩니다.
약간의 붉은빛 덕분인지 아침 햇살이 따뜻하게 보입니다.
아침식사를 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인 것 같아 다시 걸음을 옮깁니다. 잠시 쉬었으니 힘내서 계속 걸어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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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지리산 서북능선 등산 2/2(정령치-바래봉-덕두산-월평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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