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슬로베니아를 떠나 크로아티아에서의 첫 숙박지는 쉬베닉에 있는 호텔 파노라마입니다. 쉬베닉대교 바로 건너편에 있습니다. 깔끔한 외관의 호텔입니다. 하지만 주변에 아무런 가게가 없어서 식사 후에 구경 다닐 만한 장소가 전혀 없습니다.

 

숙소를 배정받는 동안 아주 오랜만에 대학교 동기를 만났습니다. 해외여행에서, 그것도 유명 관광지가 아닌 곳에서 친구를 만나다니 놀랍네요. 아마도 우리나라 패키지 여행코스가 비슷해서 그런가 봅니다.

숙소에 짐을 올려놓고 호텔 식당으로 내려와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어제 먹었던 슬로베니아 호텔에서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그런대로 나쁘지는 않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호텔 주변을 돌아봤습니다. 우리가 건너온 쉬베닉 대교입니다. 다리 길이가 짧지 않던데 다리 위 지지대는 없습니다.

 

다리 남동쪽으로 저 멀리 도시가 보입니다. 꽤나 많은 건물들이 있는 걸로 보아 큰 도시인가 봅니다.

 

해가 넘어가고 있는데 보름달은 벌써 떠올랐습니다. 넓은 푸른 강 위로 붉으스름하게 물들어가는 하늘, 그리고 동그란 보름달이 떠있는 풍경이 참 예쁩니다.

 

이 강물이 바다로 연결되던데 저 굵은 말뚝처럼 보이는 건 양식장 시설인가 싶습니다. 쉬베닉 다리 입구에 있는 가판점에서 홍합과 생굴을 팔고 있으니 아마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호텔 남동쪽에 수영장이 있습니다. 수영복을 가져오지 않아서 수영을 할 수는 없지만 산책 삼아 구경이나 해봐야겠습니다.

 

수영장 안에 손님은 없네요. 그래서 아주 조용합니다. 예상외로 작지만 꽤나 예쁜 수영장입니다. 깨끗하고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인피니티풀을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여행 전에 안내했는데 이런 줄 알았으면 수영복을 챙겨 올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의자에 앉아서 눈앞의 풍경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해가 지는 풍경도 궁금했지만 그걸 보기 위해서는 멀리 걸어야 해서 포기했습니다.

 

수영장 주변에는 올리브 나무가 많습니다. 많은 초록 열매가 매달려 있습니다.

 

아, 그런데 객실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나 봅니다. 온도를 낮춰도 더웠습니다. 잠자면서 더워서 가끔씩 깼습니다.

아침식사는 간단하게 먹었습니다.

 

식사 후에 출발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다시 주변을 굴러봤습니다. 어제 저녁에 본 풍경과 같은데 느낌은 다릅니다. 아침부터 맑은 걸 보니 오늘 날씨는 좀 덥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오늘 일정은 두브로브니크까지 이동해서 숙소 배정받고 두브로브니크 야경투어를 하는 겁니다.

이동하는 동안 현지식으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달마티안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송아지 넓적다리를 요리한 음식이라고 합니다. 음, 기대했던 만큼 맛있진 않습니다. 기름기 없는 소고기 퍽퍽살을 먹는 것 것은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둥글둥글 하얀 음식은 밀가루와 감자전분을 섞어서 만든 뇨끼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감자 옹심이처럼 쫄깃하지 않고 말랑합니다. 하지만 맛은 잘 모르겠습니다.

 

점심식사 후에도 버스를 타고 한참을 이동합니다. 풍경이 참 이국적입니다. 올리브를 수경재배 방식으로 기른다고 합니다. 건조한 땅에서 자라는 올리브 나무만 봐서 이런 방식은 참 신기합니다.

 

그동안 창 밖으로 봤던 황량한 풍경에 비해서 이곳은 넓은 농경지입니다.

 

포도밭도 보입니다.

 

한참 동안 버스를 타고 가다 긴 다리가 보이는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구글맵으로 보니 펠예샤츠 다리(Pelješac Bridge)라고 하네요.  이 다리는 크로아티아 북부 본토의 코마르나와 펠예샤츠 반도 사이의 해협을 가로지르는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국경 통과를 피해서 크로아티아 영토로 이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크로아티아 북쪽에서 남쪽에 있는 두브로브니크로 가려면 예전에는 보스니아 국경을 지나야 했고, 버스에서 내려서 여권검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다리의 완공으로 지금은 검문 없이 두브로브니크까지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다리 북서쪽 작은 해변에서도 수영을 즐기는 분들이 많네요. 넓은 모래사장은 없지만 번잡하지 않고 여유로운 것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휴게소를 출발한 버스는 계속 이동합니다. 다리를 건너고 나니 주변으로 강이나 바다가 자주 보입니다. 풍경 참 예쁘네요.

 

한참을 달려 두브로브니크에 있는 호텔에 도착하여 객실을 배정받았습니다. 오늘 두브로브니크 야간투어가 있기 때문에 조금 이른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맛있네요.

 

저녁식사를 마쳤지만 아직 밖은 환한 낮입니다. 오후 8시쯤 되어야 해가 진다는데 지금은 오후 7시 조금 넘은 시간입니다. 하지만 그림자의 길이가 많이 길어진 것으로 보아 해가 넘어갈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호텔 앞에서 버스를 타고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필레문 근처에서 내렸습니다. 다행히 한낮의 더위도 살짝 수그러들었습니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투어는 필레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저녁이 가까운 시간인데도 아주 많은 관광객들이 있습니다. 여름철 한낮의 더위를 피해서 이 시간에 관광하는 분들이 많은가 봅니다.

 

가이드 설명을 들으면서 필레문으로 들러갑니다.

 

구시가지를 둘러싼 성벽이 있는데 저 위를 걸어 다니는 건 내일 자유투어시간에 할 예정입니다.

 

낮은 산 위에 스르지 전망대가 보입니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를 구경하고 저기까지 올라갈 예정입니다.

 

더위가 살짝 꺾이기는 했지만 역시나 그늘이 좋습니다.

 

조금 전에 봤던 것보다는 필레문 부근에 관광객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럼 좀 여유있게 구경할 수 있으려나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아, 아니군요. 필레문을 통과하니 아주 많은 관광객들이 보입니다. 정면으로 스트라둔 대로가 쭉 이어집니다.

 

바닥이 빤질빤질합니다. 눈이라도 살짝 내리면 미끄러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눈이 내리는 지역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스트라둔 대로를 기준으로 양옆으로 많은 골목들이 있습니다. 언덕 위로 이어지는 계단길이 참 예쁩니다. 하지만 이런 골목길은 대부분 음식점이나 카페의 야외 테이블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스트라둔 대로를 따라 걸으면 간단하게 구경합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거나 자세한 관람은 내일 있을 자유투어 시간에 할 예정입니다.

 

골목 하나하나가 모두 예쁩니다. 그리고 그런 시간대에 방문했습니다. 한낮이었다면 더위때문에 이렇게 여유있게 걸으며 구경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스트라둔 대로가 끝나는 지점에 보이는 높은 종탑이 있는 건물은 스폰자 궁전(Palača Sponza)이라고 하네요. 물탱크가 있던 자리에 지은 궁전인데 'Sponza'의 의미가 '물을 모으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 골목길은 다른 곳에 비해서 한산합니다. 아마도 카페나 식당 건물 사이의 골목이 아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스폰자 궁전 오른편으로 현지인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성 블라호 성당(Crkva sv. Vlaho)'이 있습니다. 두브로브니크 수호성인으로 추앙받은 성 블라이세에게 바쳐진 성당이라고 합니다.

 

성 블라호 성당 앞은 '루사광장(Luza Square)'이라고 합니다. 루사광장에는 '올란도 기둥(Orlando's Column)'이라는 두브로브니크의 수호기사인올란도 기사 동상이 있습니다만 보수 공사 중인가 봅니다. 철망을 둘러놨습니다.

 

루사광장 동쪽 맞은편에는 렉터 궁전(Knežev dvor)이 있고, 그 뒤로 성모마리아 승천 대성당(Katedrala Uznesenja Blažene Djevice Marije)이 보입니다.

 

성모 마리아 승천 대성당으로 걸어갑니다.

 

걸어온 방향의 풍경도 예쁩니다.

 

성모 마리아 승천 대성당 옆에 있는 폰테 문(Vrata od Ponte)으로 구시가지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까 지나온 필레 문 주변의 모습과는 다른 풍경입니다. 많은 배들이 드나드는 항구가 있나 봅니다. 식당들도 많습니다.

 

길을 따라가면서 거리 풍경을 구경했습니다.

 

어? 주변을 구경하던 중 항구 방면에서 고양이 한마리가 작은 생선을 물고는 사람들 사이와 식당 테이블 아래를 지나 한쪽 벽면으로 이동해서 자리 잡고 앉았습니다. 혹시 누가 빼어먹을까 봐 신경 쓰이는지 자기가 물고 온 생선을 야무지게 챙기네요.

 

그러고는 맛있게 뜯어먹습니다.

 

어? 식당이나 카페 등 아무런 가게가 없는 광장도 있네요?

 

조금 더 걸어가서 성벽 너머로 시계탑이 보이는 곳까지 왔습니다. 식당과 보트 탑승권을 판매하는 작은 가게들이 있습니다.

 

다시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가서 성벽 안쪽 길을 따라서 걸었습니다.

 

저 위로 보이는 사람들은 성벽투어를 하는 분들인가 봅니다.

 

가이드님이 뭔가를 설명해 줬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시 성벽 너머로 나가서 구시가지를 벗어났습니다.

 

레벨린 다리(Revelin Bridge)라는 작은 다리를 건넜습니다.

 

햇살이 조금 불그스름하게 변했습니다.

 

잠시 후에 올라갈 스르지 전망대가 있는 곳입니다. 걷거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지만 우리는 택시를 타고 올라갑니다.

 

음, 그런데 예약한 택시가 좀 늦게 도착했습니다. 5인승 택시가 아니라 승합차 스타일의 택시가 왔습니다.

 

택시를 타고 스르지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올라갑니다. 마주 오는 차량과 만나면 서로 양보하면서 비켜줘야 할 정도로 좁은 길을 빠른 속도로 올라갑니다. 다행히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들을 많이 만나지는 않았습니다.

 

구불구불한 도로여서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스르지 전망대 전에 있는 뷰포인트에서 내렸습니다.

오~,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가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멋지네요.

 

경사가 높은 바위 언덕 위라서 사진 찍으려고 욕심을 내면 안 됩니다. 위험합니다.

 

우와, 풍경 참 멋집니다.

 

그런데 사진을 찍다 보니 금방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반대편에서는 어제도 봤던 보름달이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많이 어두워졌습니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의 풍경이 또렷하게 보이진 않습니다.

 

한참 동안 사진을 찍으면서 풍경을 구경하다 다시 택시를 타고 스르지 전망대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전망대 가까이 와서 맞은편에서 오는 차량들과 얽혀 제대로 지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해결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그러고 전망대에 도착하니 이제는 완전한 밤이 됐습니다.

스르지산 전망대에도 레스토랑이 있네요. 시간이 많다면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를 내려다보면서 식사를 해보고 싶습니다만 지금 상황은 그러질 못합니다.

 

레스토랑을 지나 구시가지가 잘 보이는 뷰포인트로 걸어갑니다.

 

커다란 돌십자가 앞이 뷰포인트인가 봅니다.

 

오, 아까 구시가지의 풍경을 볼 때보다 여기에서가 더 잘 보이네요. 하지만 이미 어두워져서 구시가지의 모습이 잘 보이진 않습니다. 그리고 케이블카 지지대의 불빛이 너무 밝습니다. 조금 더 일찍 도착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시가지의 풍경도 예쁘네요.

 

밤하늘의 별도 보이네요. 

 

야경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아까 편의점에서 사놓은 맥주를 마시면서 하루를 정리했습니다. 여기 맥주 깔끔하니 맛있네요.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