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도갑사(道岬寺)

점심 먹고 월출산을 올라갔다 내려오니 시간이 어정쩡해졌습니다.

숙소로 바로 들어가려니 시간이 좀 남는 듯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니 애매하게 남은 시간일듯 하여 어찌 보낼까 하다 월출산 반대편에 있는 도갑사(道岬寺)를 들렀습니다.

 

☞ 도갑사 웹사이트 : http://dogapsa.org

 

'도갑사'는 신라 고승 도선(道詵)국사가 창건한 곳으로, 국보 제50호인 해탈문, 국보 제144호인 마애여래좌상 이외에도 보물 등 많은 문화재를 소유하고 있는 사찰입니다.

매표소 근처에 차를 세우고 절 안으로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데 한낮의 더위보다는 조금 시원해져서 구경하기에는 좋습니다.

걸어 올라가는 오른편으로는 냇물이 흐르는 곳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절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왼편에 웬 비석이 보이길래 다가가서 보니 만든지 얼마 지나지 않은 듯한 사적비입니다.

 

 

이런 비석은 보통 몸은 거북, 머리는 용머리를 하고 있는데 이 용머리의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영화배우 이병헌의 미소가 연상되는 고른 치열을 가지고 있네요.

 

 

사적비를 지나 본격적으로 사찰 안으로 들어가는데 만나는 첫번째 건물은 국보 제50호인 '해탈문(解脫門)'입니다.

이 해탈문은 조선 성종 4년(1473년) 건립되었는데 뒷쪽 좌우로 목조 문수동자상과 보현동자상(보물 제1134호)가 봉안되었었는데 지금은 도선사 성보박물관에 모셔져 있다고 합니다.

 

 

해탈문을 지나면 널찍한 공간 너머로 '광제루(廣濟樓)'가 보입니다.

 

 

 

광제루 서편에 성보박물관이 있는데 가보니 공휴일에만 문을 연다고 하여 구경하지 못 했습니다.

 

 

광제루 정문 말고 옆으로 돌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광제루 뒷편은 템플스테이 등의 숙소로도 이용되나 봅니다.

 

 

안쪽에는 오층석탑(보물 제1433호)과 대웅보전이 보이는데 대웅보전은 규모가 꽤나 의리의리합니다.

음...... 하지만 이곳도 한가하니 관람객이 많지 않아 구경하기에 좋습니다.

 

 

 

오층석탑의 기단과 1층 몸돌은 하나의 통돌이 아니라 이어 붙인 흔적이 눈에 띕니다.

 

 

음...... 관람객이 적은게 아니라 거의 없네요...........

 

 

 

 

대웅보전의 꽃창살과 창살 아래 십이지신의 조각이 꽤나 눈길을 끕니다.

대웅보전에 십이지신을 조각해놓은 장식은 이곳에서 처음 봅니다.

 

 

 

 

 

응? 대웅보전 아랫지붕 처마 위에도 뭔가 특이한 조각이 있습니다.

이런 걸 다른 절에서 본 적이 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대웅보전 동쪽 뒷편으로는 조선 세조 때 왕사로 책봉되었던 수비왕사의 활동과 내력을 적은 '수미왕사비'가 있습니다.

 

 

 

많이 닳기는 했지만 잘 표현된 얼굴과 비신, 이수가 남아 있습니다.

 

 

 

대웅보전 뒷편을 지나 미륵전으로 가는 길은 양쪽으로 나무가 잘 자라있는 기분좋게 걷기 좋은 숲속길입니다.

 

 

'미륵전' 안에는 보물 제89호인 '석조여래좌상'이 있는데 사진촬영 불가라 눈으로 구경만했습니다.

 

 

 

미륵전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면 보물 제1395호인 '도선수미비'가 있습니다.

도선수미비는 도갑사를 창건한 도선국사와 중창한 수미선사의 행적을 기록한 비로 17년이나 걸려 효종 4년(1653년)에 완성했다 합니다.

 

 

 

보통은 용의 머리를 하고 있는데 이곳은 입에 여의주를 물고 고개를 살짝 돌린 거북 머리입니다.

비석머리에는 머리를 양옆으로 쳐든 채 뒤얽힌 용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등껍질 위에는 연꽃이 아닌 연잎이 조가되어 있는데 이것은 조선시대의 비에서만 볼 수 있는 양식이라고 합니다.

비석 양옆에는 구름 사이로 여의주를 쫓아 올라가는 용의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비각 앞에 앉아 눈 앞 풍경을 바라보니 꽤나 한가하니 여유있는 풍경이 보기 좋습니다.

 

 

 

 

도선수미비 서쪽으로는 부도비들이 모여 있습니다만 문이 닫혀 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담장 너머로 잠깐 들여다 보니 부도탑들이 모양이 서로 다릅니다.

 

 

이제 다시 도갑사 아래로 내려 오면서 보니 아까 예쁜 홍예문을 지나왔었군요.

 

 

 

기대보다는 멋진 구경거리는 아니었지만 여유로운 풍경이 보기 좋았던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