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 태백산(太白山) 등산

한감자 2024. 11. 25. 08:32

함백산 등산을 마치고 안내산악회 버스로 태백산국립공원 유일사탐방로 입구에 있는 주차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태백선수촌에서 유일사탐방로 입구까지의 도로가 많이 구불구불해서 살짝 멀미가 나네요.

유일사탐방로 입구에는 큰 주차장이 있습니다. 여기는 태백지역을 여행할 때 자주 지났던 곳이지만 등산을 위해서 방문한 건 처음입니다. 그런데 그만 국립공원스탬프투어 여권 챙겨 오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이런!! 2022년 가을에 받은 국립공원스탬프투어 여권에서 이곳 태백산국립공원과 덕유산국립공원, 주왕산국립공원 세곳만 남았는데 또 미뤄지게 되네요. 덕유산과 주왕산도 블랙야크 인증까지 받은 곳이지만 그때는 스탬프투어 여권이 없어서 찍질 못했습니다. 아무튼 이번 실수로 인해서 스탬프투어 여권 인증이 조금 더 뒤로 미뤄졌습니다.

유일사탐방로 입구에서 내려서 배낭과 스틱을 챙기고, 준비운동을 간단하게 한 다음 주차장 앞에 있는 화장실에 들렀다가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유일사탐방로 입구는 힘들지 않은 산책로 정도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런 편안한 길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모릅니다. 등산 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한 정보로는 태백산 등산로는 그다지 힘들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 평가들이 맞는 말이기를 기대해봅니다.

 

조금 올라가니 태백사(太白寺)라는 작은 절이 나옵니다. 지금 등산하는 태백산과 같은 이름을 가진 절이지만 규모는 아주 작습니다. 절이라기보다는 작은 암자 정도로 보입니다.

 

응? 탐방제한시간이 아닌데 차단기가 내려가 있습니다. 산행시간을 확인하고 올라갑니다.

 

임도를 벗어나면서부터는 경사로를 쭈욱 걸어가야 합니다.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만 속도를 내기는 어려운 넓지 않은 구불길입니다.

이제 능선에 올라섰나 봅니다. 올라온 곳 반대편이 풍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천제단까지 2.3km 남았다니 그리 먼 거리는 아닙니다.

 

오늘 날씨 생각했던 것보다 춥지 않습니다. 11월말이라는 시기를 생각해보면 좀 덥습니다. 입고 있던 잠바를 벗어서 배낭에 넣어서 정리하고 발걸음을 다시 옮깁니다.

 

올라가는 길 옆으로 작은 돌무더기가 있네요.

 

해가 올라가는 정면 방향에 떠있어서 눈으로 보는 것보다 어둡게 사진이 찍힙니다. 바닥에 낙엽이 많이 떨어져 있지만 다행히 미끄럽진 않았습니다.

 

응? 쉼터가 있네요? '유일사 쉼터'라고 하네요. 경사로 중간쯤에 있는 쉼터들과 다르게 능선 중간에 있습니다. 바람을 피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컵라면을 먹고 갈까 생각해봤는데 아직 등산 초반이니 그냥 지나치기로 했습니다.

 

유일사 쉼터 남쪽 아래에 유일사가 있습니다. 잠깐 들러서 구경해볼까 생각해 봤는데 계단길을 100m 정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는 거리여서 그냥 지나치기로 했습니다.

 

아까 유일사탐방로에서 올라오던 중에 갈림길이 있었는데 그때 선택하지 않은 탐방로가 이리로 이어지나 봅니다.

 

천제단을 향해서 올라갑니다.

 

등산로 왼편으로 멋진 주목이 보입니다. 태백산 주목군락지에 도착하기 전인데 멋진 주목 한그루가 벌써 반겨줍니다.

 

아까 올라갔던 함백산 북쪽 방향의 풍경입니다. 저 먼 곳은 어디일지 궁금해집니다.

 

아까 들렀던 함백산에서 처럼 태백산에도 상고대가 피었습니다. 많지 않은 양이어서 해가 떴으니 금방 녹았겠다 싶었는데 아직 남아 있기도 하네요.

 

그늘진 곳은 햇빛이 아직 잘 닿지 않아서 상고대가 남아 있나 봅니다.

 

어? 등산로 너머로 푸른 하늘이 보입니다. 이제 웬만큼 올라왔나 봅니다.

 

태백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인 장군봉(1,567m)에 도착했습니다.

 

아까 올라갔던 함백산 정상이 사진 왼편에 보입니다.

 

그늘진 곳에 남아 있는 상고대가 꽤나 예쁩니다.

 

장군봉에서 바라본 전망 안내판이 있었지만 진짜 장군봉은 조금 더 올라가야 하나 봅니다.

 

태백산 천제단이 보입니다. 태백산에는 3기의 제단이 있다는데 첫번째 만나는 제단은 장군봉에 있는 '장군단'입니다.

 

장군단은 생각외로 네모난 모양으로 비교적 단조롭습니다.

 

사진에서 많이 보던 천제단은 300m를 더 걸어가야 나옵니다.

 

장군봉 비석은 장군단이라 조금 떨어져서 서있습니다.

 

'장군봉' 오른쪽으로 '태백산 최고봉'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낮은 천제단이 더 유명합니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은 장군봉과 천제단 둘 중에 하나가 가능한가 봅니다. GPS 인증을 하니 장군봉과 첸제단 두곳이 모두 나타납니다.

 

일단 블랙야크 100대명산 인증을 신청하고 천제단으로 걸어갑니다. 300m 밖에 안 되는 멀지 않은 거리이고, 능선길이어서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어 실제 거리보다 가까워 보입니다.

 

장군봉 남서쪽 방향의 풍경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소백산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천제단까지는 금방 도착했습니다. '천왕단'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둥근 모습입니다. 조금 전에 봤던 장군단보다는 조금 더 규모가 큽니다. 그리고 출입이 금지되어 있네요.

 

천왕단 아래에 태백산 정상석이 있습니다.

 

정상석 앞에 태백산국립공원 CCTV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CCTV 영상에 접속해서 인증사진을 몇장 찍었습니다. CCTV 촬영과 CCTV 영상 사이에는 대략 8~10초 정도의 딜레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CCTV 앞에서 몸을 움직인 다음 스마트폰을 보면서 화면캡처를 했습니다.

 

CCTV를 벗어나면서 마지막 사진을 남겼습니다. 다른 사람이 CCTV를 본다면 저 사람 뭐하나 생각할 것 같지만 본인은 재미있네요.

 

안내산악회에서 알려준 등산로는 천제단에서 망경사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는 거였는데 동쪽으로 보이는 문수봉까지 걸어간 후에 하산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내 산악회 버스 출발시간이 아직 많이 남은 것 같으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럴까 저럴까 고민해보다 식사하면서 생각해봐야겠다 싶어 햇살이 따뜻한 곳에 자리 잡고 앉아서 배낭에서 컵라면을 꺼내서 보온병 속의 물을 부었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능선을 따라 문수봉을 지나 소문수봉까지 간 다음 당골광장으로 내려가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컵라면 용기와 비닐을 잘 정리해서 배낭에 넣고 일어섭니다.

나무 지팡이를 가지고 맨발로 올라오신 어르신이 정상석 인증사진을 찍어주셨는데 정상석과 천왕단이 잘 나오게 찍어주셨습니다. 태백산 정상석을 사진으로 볼 때는 잘 몰랐지만 옆에 서서 사진을 찍으면 꽤나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여기보다 더 큰 정상석이 있었는지 생각나지 않습니다. 아마 제일 큰가 봅니다.

 

아참, 이번에 새로 구입한 등산친구 NEW 레인저 반달이 가방걸이 인증샷도 찍었습니다.

 

천왕단을 떠나기 전에 주변의 풍경을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천왕단 뒤로 장군단이 보입니다.

 

스마트폰 어플로 보면 저 멀리 보이는 희미한 봉우리 속에 소백산이 있다고 합니다.

 

아까 걸어온 능선길 풍경입니다.

 

천왕단의 모습을 다시 한번 머리속에 새겨놓고 출발합니다.

 

문수봉을 향해서 출발합니다.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은 완만한 능선길입니다.

 

천왕단에서 내려오면 천제단을 하나 더 만납니다. 태백산에 있는 세개의 천제단 중에서 하나인 '하단'입니다. 설명을 보면 천왕단은 하늘, 장군단은 사람, 하단은 땅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고 합니다.

 

하단을 지나면서부터는 경사도가 별로 없어 편안하게 걸어 갑니다. 나뭇잎들이 거의 다 떨어져서 시야를 덜 가립니다.

 

응? 겨우 500m 걸어 왔다네요.

 

대단한 생명력입니다. 이미 고사목이 된 것 같은데 가지와 잎은 살아 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꽤 멀리 걸어왔네요. 천제단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곳이 망경사인가 봅니다.

 

문수봉으로 가는 능선길에서도 망경대로 갈 수 있네요.

 

사스래나무인가 봅니다.(거제수인가?) 자작나무처럼 흰 나무껍질을 가지고 있지만 가지가 많이 뻗어 있습니다.

 

문수봉까지 400m 밖에 안 남았습니다. 이곳에서도 당골광장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정표 앞에 당골탐방로 이용이 제한됐다는 안내 플래카드가 있습니다. 태백산에 처음 오는 거라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제당골갈림길이 어디인지 모르겠습니다. 네이버 지도를 살펴봐도 오늘 걷는 등산로에는 탐방로 제한이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일단 문수봉을 향해서 계속 걸었습니다. 문수봉으로 가는 등산로는 살짝 오르막길입니다. 등산로 중간에 재미있게 생긴 돌 탁자가 하나 있습니다. 모양을 보아하니 자연석은 아닐 것 같은데 뜬금없이 혼자 놓여있는 걸 보면 왜 이럴까 싶기도 합니다.

 

계속 올라갑니다.

 

갑자기 너덜길처럼 큰 돌무더기들이 나오더니 그 위에 동그랗게 쌓아 올린 돌탑이 몇개 보입니다.

 

문수봉에 도착했습니다.

 

문수봉 북서쪽으로 함백산과 하이원리조트 주변의 풍력발전기들이 보입니다.

 

아까 들렀던 천제단 방향의 풍경입니다.

 

문수봉을 지나 소문수봉으로 향합니다. 이정표를 보면 0.5km만 더 가면 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입니다. 그런데 소문수봉 방향에서 올라오신 등산객 한분이 탐방로가 막혀있다고 하네요. 산불방지기간에 통제하는 구간에 소문수봉까지는 포함이 안 되길래 일단 한번 가보기로 합니다.

 

어? 이 플래카드가 또 나오네요? 그런데 이번 플래카드에는 등산로 그림이 있으니 내용이 금방 이해가 됩니다. 원래 계획했던 소문소봉을 지난 후에 당골광장으로 내려가는 등산로와 문수봉 아래에서 당골광장으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토지 소유자에 의해서 차단됐다는 얘기네요. 아까 만난 플래카드에도 여기처럼 지도를 넣어줬으면 금방 이해했을 텐데...... 아무튼 지금 상황에서 당골광장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소문수봉까지는 100m 밖에 안 남았지만 그곳까지 가도 어차피 되돌아와야 하길래 포기하고 왔던 길로 되돌아갔습니다. 아까는 내려왔던 길이 지금 상황에서는 오르막길이 됐습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문수봉을 두번 만납니다.

 

문수봉을 지나면 아까 봤던 플래카드 뒤로 당골광장으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나옵니다. 당골광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여기로 내려가야 합니다.

당골광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걷는 속도를 내기에는 좀 불편한 돌길이 자주 나옵니다.

 

낮의 길이가 짧아지니 오후 3시가 아직 안 된 시각인데 벌써 햇살이 따뜻한 빛깔로 바뀐 것 같습니다.

 

절반 조금 넘게 내려왔네요.

 

망경사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고 나서부터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 이어집니다.

 

'태백산을 지키는 장군바위'라고 하네요.

 

당골광장 가까이 내려오면 단군성전이 있습니다.

 

단군성전 아래에 태백산 석장승이 하나 서있습니다.

 

당골광장 위쪽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산그림자가 꽤나 길어졌네요.

 

등산로를 제대로 알아두지 않아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도 했지만 무난한 등산을 했습니다. 태백산은 눈꽃산행으로 인기가 많은 곳인데 기회가 된다면 그때 한번 다시 찾아오고 싶어 집니다.

 

이번 안내산악회 버스 출발시간은 오후 5시입니다. 버스가 서있는 곳에 도착하니 오후 3시 30분이 조금 안 됐습니다. 대략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남았는데 따로 할일은 없을 것 같아서 안내산악회에서 추천해준 식당에 들러서 밥을 먹었습니다. 잣두부전골을 먹고 싶었는데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고 해서 황태해장국을 주문했습니다. 맛이 괜찮습니다. 게다가 메밀전병도 포함됩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오후 5시, 시간 맞춰 안내산악회 버스가 출발했습니다. 막히는 구간도 있었지만 죽전간이정류장에 잘 도착했습니다. 죽전간이정류장에서 내려 풍덕천공영주차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부고속도로를 건너가야 합니다. 아침에 왔던 길과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아침보다는 주차장에 빈자리가 많아졌네요. 그동안 주로 신갈간이정류장을 이용했는데 죽전간이정류장도 괜찮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