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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윤선도 유적지'는 조선시대 시조 시인인 윤선도(尹善道 1587~1671년) 선생의 유적지입니다. 해남윤씨의 고택인 '녹우당', 어초은사당과 고산사당, 추원당이 있고, 유물전시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는 내리지 않지만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이 보기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춥지 않아서 구경 다니기에는 그런대로 괜찮은 날씨입니다. 주차장 바로 뒷편에 '백련지'라는 연못이 있지만 겨울이 다가오는 지금 이곳에서는 연꽃과 관련된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올라가는 길 왼편으로 '땅끝순례문학관'이라는 건물이 보이는데 출입을 막고 있네요. 아마도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는 곳은 아닌가 봅니다?

 

아...... 그런데 매표소 안에 계시는 분의 말에 따르면 지금은 사정이 있어 녹우당 사랑채 관람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런, 녹우당을 기대하고 방문한 건데...... 이걸 미리 알았다면 다른 여행 코스를 찾았을 텐데 모르고 온 것이니 지금 와서 다른 곳을 찾아가기에는 시간적으로 그리 여유가 많지 않아 그냥 관람을 합니다.
2009년에 방문하고 8년이나 지나서 방문하는 것이니 많이 달라져 있겠지만 입구에서 처음 만나는 커다란 안내 조형물이 있네요. 뭔가 그럴듯하게 잘 만들어진 안내판이라고 생각되네요.

 

어? 전에 봤던 유물전시관이 아니라 새로 만들어진 유물전시관이네요?

 

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함이 마음에 드는 멋진 한옥 건물입니다.

 

☞ 고산윤선도유물전시관 웹사이트 : http://gosan.haenam.go.kr

 

고산윤선도유적지_고산윤선도유물전시관, 땅끝순례문학관, 백련재문학의집

해남 고산윤선도유적지내 고산윤선도유물전시관, 땅끝순례문학관, 백련재문학의집 사이트입니다

gosan.haenam.go.kr

 

해남군이 남해안과 이어진 곳이라지만 제가 살고 있는 인천과는 온도 차이가 생각보다 큰가 봅니다. 지금도 실외에 이렇게 꽃이 피어 있네요.

 

고산윤선도유물전시관은 2층 건물인데 입구를 지나면 위층에 있는 특별전시실에서부터 관람이 시작됩니다. 공재 윤두서 선생과 아들 윤덕희, 손자 윤용의 작품 중 이곳 유물전시관 소장이 아닌 국립중앙박물관과 서울대학교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지금은 풍속화와 진경산수화를 주제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시실 안에 계신 분께서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십니다.

 

아랫층으로 내려가면 고산윤선도유물전시관에서 소장중인 고문서와 서적 등의 여러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1전시실에는 해남 백련동에 터를 잡고 500년 이상을 대대로 살아온 해남윤씨 어초은공파 녹우당 사람들의 삶과 역사, 전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고문서와 서적 등의 여러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1전시실에서 2전시실로 걸어가는 통로에 길쭉한 의자가 두개 놓여 있는데 이곳에 앉아 있으니 유리창 밖으로 내다보는 풍경도 괜찮네요. 따뜻한 남도의 햇살을 만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2전시실는 고산 윤선도의 삶과 학문, 문학세계를 느낄 수 있는 문화재들을 전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전시실 안에 국보 제240호인 윤두서 자화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윤선도의 증손인 윤두서는 사람이나 사물을 그릴 때 종일 관찰한 다음 그렸기 때문에 매우 사실적인 그림을 그렸다고 하는데 자화상을 보고 있으면 그 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시실 밖에는 커다란 스탬프를 찍어보는 곳이 있어서 해봤는데 안내하시는 분의 꼼꼼한(?) 설명에 신경 써서 잉크를 묻히고 정성껏 종이에 찍었더니 꽤나 사실적으로 잘 찍혔습니다.

 

2전시실까지 구경한 다음 밖으로 나오면 위쪽으로 걸어가는 작은 경사로가 이어집니다.

 

고택을 구경하러 위로 걸어가기 전에 유물전시관 건물을 잠깐 구경했습니다.

 

유물전시관이라는 사실을 잊고 보면 깔끔한 한옥호텔을 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녹우당 앞에 자리잡은 500여 년이나 됐다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제일 먼저 눈안에 들어옵니다. 이 은행나무는 이곳에 최초로 터를 잡은 윤호정이 아들의 과거 합격을 기념하여 심었다고 하는데, 비가 오면 은행나무 잎이 비처럼 떨어진다고 하여 사랑채 이름을 '녹우당'이라고 지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 은행나무 아래에는 나무의 크기에 걸맞게(?) 엄청나게 많은 은행 열매가 떨어져 있어 가까이 가면 지독한 냄새가.......

 

녹우당 동쪽에 있던 예전 유물전시관은 지금은 '충헌각(忠憲閣)'으로 바뀌었습니다.

 

충헌각 안에서는 해남지역 사람들의 일하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충헌각을 구경하고 녹우당 안으로 들어가려 하니 사랑채뿐만이 아니라 안채를 포함한 녹우당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든 문이 출입금지인가 봅니다. 이런, 생각보다 제한이 많네요......

 

어쩔 수 없이 그냥 녹우당을 지나 뒷산에 있는 비자나무 숲으로 가려는데 이곳에서 일하시는 걸로 추측되는 분이 고양이를 데리고 천천히 걸어가시네요. 그런데 고양이가 그 남자분과 같이 걸어가는 모습이 강아지가 주인과 함께 산책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보여서 꽤나 재미있었습니다. 저 고양이 말고 다른 누런 고양이 한마리가 더 있었는데 그 녀석은 은행나무 아래쪽에 자리 잡고서는 불러도 못 들은 척 꿈적 않고 있네요.

 

11월의 마지막 일요일인데도 이곳에는 아직 가을이 남아 있는 것 같은 풍경입니다.

 

음....... 안으로 들어가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꽤나 슬프네요.

 

녹우당 윗쪽 오른편에 있는 '고산사당'은 영조 3년에 '불천지위(不遷之位)'로 지정되어 4대조를 모시고 묘로 가는 대신 영구히 사당에서 모실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산사당 뒷편 담장 안쪽으로 대나무가 푸르름을 뽐내며 보기 좋게 자라고 있습니다.

 

고산사당을 지나 조금 걸어가면 '어초은사당'이 있습니다.

 

조금 전에 봤던 고산사당과 비슷한 모습인데 매년 음력 11월 15일에 시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어초은사당을 지나면 비자나무숲으로 가는 길이 이어지는데 큰 소나무와 상수리나무 등이 자라고 있는 멋진 숲길입니다.

 

녹우당 안을 구경하지 못하니 이번에는 전에 왔을 때에 들르지 못 했던 비자나무숲을 들러보러 열심히 걸어갑니다. 그런데 이정표 안내로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지만 실제 걷는 거리는 생각보다 좀 멉니다.

 

경사진 숲길을 생각보다 오래 걸어 올라가서야 비자나무숲을 만났습니다.

 

엄청나게 굵고 큰 비자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응? 그런데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비자나무들이 우거진 숲이 아니라 비탈진 산길에서 자라고 있는 커다란 비자나무들이 많이 보이는 정도입니다. 안내 팜플렛에 따르면 500여년 된 비자나무 400여 그루가 있다고 하는데 그런 풍경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이 눈앞에 보이지만 꼭대기까지 올라가기에는 인천까지 운전해서 돌아갈 체력이 걱정되어 그냥 이 정도로 비자나무숲 구경을 마쳤습니다.

 

아주 커다란 비자나무가 멋지기는 하지만 제주도 비자림에서 본 것 같은 비자나무 숲을 기대하고 온 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비탈길 옆으로 상수리 나무들이 베어져 있고 그 자리에 작은 묘목들이 심어져 있길래 뭔가 하고 바라보니 비자나무 묘목들을 심은 건가 봅니다. 이 어린 묘목들이 언제 저렇게 자랄까요.

 

비자나무숲을 내려와 어초은사당 옆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추원당이 있는 곳으로 걸어갑니다.

 

음..... 역시나 이곳도 출입이 제한되는 곳이 되었군요.

 

별다른 안내가 없어도 복원공사 또는 수리가 진행되는 걸로 짐작하게 하는 상황입니다.

 

'추원당(追遠堂)'은 고산의 12대 종손인 윤정현이 지은 재각으로, 제관과 참배하는 후손들이 숙식을 하며 문중회의를 여는 곳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왔을 때는 녹우당과 추원당을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모두 들어가 볼 수 없네요.

 

고개를 들고 담장 너머로 잠깐 구경했는데 참 특이한 형태의 건물입니다.

 

추원당 구경을 마치고 걸어오는 동안 녹우당 담장에 붙어 있는 담쟁이 덩굴(맞나??)이 그럴듯한 곡선을 만들었네요.

 

녹우당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오다 추헌각 옆으로 카페가 있길래 들러서 커피 한잔 마셨습니다. 카페 앞마당에 흰둥이 한마리가 쇠줄에 묶여 있었는데 사람을 많이 반깁니다.

 

녹우당 사랑채 마루에 앉아 잠깐 동안의 여유로움을 누려보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해 많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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