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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청 근처에서 숙박한 후 미황사로 출발하기 전에 아침식사를 할 만한 곳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봐도 검색되는 정보가 그리 마음에 안 드네요. 체크아웃하면서 숙소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가까운 곳에 있는 '장터뚝배기'라는 식당을 추천해줬습니다. 때마침 장이 서는 날이었는데다 큰 도로변에 있는 음식점이라서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갔습니다.
선지국밥과 순대국밥을 주문했는데 그동안 먹어봤던 것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선지국밥이나 순대국밥이나 국물맛은 모두 같고, 국밥 안에 들어가 있는 내용물만 살짝 다르네요. 하지만 둘 다 맛있습니다.

 

맛있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부지런히 이동해서 미황사에 도착했습니다.

 

'달마산미황사(達摩山美黃寺)'는 신라 경덕왕 때인 749년에 금인(金人)이 노를 젓는 돌로 만든 배가 달마산 아래 포구에 닿았는데 그 안에 화엄경과 법화경, 비로자나불, 문수보살과 검은 돌 등이 실려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불상과 경전을 모실 곳을 의논하고 있는데 검은 돌이 갈라지면서 검은 소 한마리가 나와 가다가 눕더니 일어나지 않는 산골짜기에 창건한 것이라고 합니다. 미황사의 '미(美)'는 소의 울음소리가 아름다워서 따온 것이고, '황(黃)'은 금인(金人)의 황홀한 색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 미황사 웹사이트 : http://www.mihwangsa.com

 

mihwangsa.com

 

ww38.mihwangsa.com

별도의 입장료를 내지 않고 일주문 바로 앞에까지 차량을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이곳은 아직까지 가을이 남아 있네요.

 

새로 만들어진 것 같은 일주문에 나무 현판이 아니라 하얀 천에 손으로 쓴 글씨가 현판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크고 화려한 지붕에 비해 하얀 천에 손으로 쓴 깔끔하고 멋진 글씨가 의외로 인상적입니다.

 

아직은 등산하기에 괜찮은 날씨라서 그런지 단체 등산객들이 몰려올 때는 꽤나 어수선하다가도 그들이 지나고 나면 고요한 사찰의 분위기가 다시 찾아옵니다.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가는 계단을 걸어 갑니다.

 

응? 계단이 계속 이어지네요? 잘 정리된 산길이 아니라 계단길이라 걷기에는 편하지만 일주문에서 잠깐 느꼈던 새롭게 잘 만들어진 깔끔함이 이어지는 것 같은 풍경입니다.

 

계단 너머로 사천왕문이 보입니다.
아직도 이렇게 단풍이 온전히 남아 있다니 새삼 남해안의 따뜻한 날씨가 놀랍습니다.

 

음..... 일주문에서처럼 사천왕문도 현판이 천 위에 쓰인 이름이네요. 게다가 사천왕문 안에는 사천왕이 모셔져 있지 않고 사천왕을 모시기 위한 기금 마련 안내 현수막이 벽면에 붙어 있습니다.

 

사천왕문 바로 앞에는 달마산 중턱에 나있는 둘레길인 '달마고도(達摩古道)'의 출발점입니다. 아까 꽤나 시끌시끌하던 단체 등산객들이 여기에서 우리랑 길이 갈라지네요.

 

안내도와 팜플렛을 보니 달마고도를 걸어보고 싶지만 언제나 이런 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마음속의 객기(?) 같은 부질없음일 뿐입니다. 

 

아....... 사천왕문을 지나도 계단은 계속 이어집니다. 미세먼지가 있지만 걷기 좋은 날씨라서 그리 지루하거나 힘든 정도는 아닙니다.

 

등산객들이 아니면 지금 이곳은 조용한 산속의 사찰입니다.
선다원 뒷편 산속에서는 단체 등산객들의 이야기 소리가 가끔 들려옵니다.

 

'자하루(紫霞樓)' 앞에 '묵언'이라는 하얀 안내판이 보입니다.

 

음...... 이 안내판을 보니 다른 절에서도 그렇겠지만 왠지 조용함을 계속 유지해야 할 것 같다는 긴장감이 살짝 생깁니다.

 

자하루 입구 왼쪽에 달마대사 석상이 있습니다만 팜플렛이나 안내판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습니다. 아마도 미황사가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이 달마산이어서 그것과 관련이 있는가 보다 추측해봅니다.

 

자하루를 지나면 계속 이어지는 계단 너머로 대웅전의 지붕과 달마산의 멋진 절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하루의 서쪽에는 범종각이 있습니다.

 

이 계단을 올라가면 대웅전 영역입니다.

 

달마산의 아름다운 산세와 대웅보전 등의 전각들이 잘 어울리는 멋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보물 제947호인 대웅보전(大雄寶殿)은 중앙에 석가모니불, 좌우에는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불을 모시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에 외부의 단청은 사라졌지만 화려하지는 않지만 당당함이 느껴지는 멋진 전각입니다.

 

대웅보전 앞에 있는 당간지주는 오른편와 왼편이 돌 모양이 다르네요.

 

지금까지 쭉 이어진 계단길을 생각해보면 산속에 이렇게 넓은 평지가 있다는 사실이 살짝 놀랍습니다.

 

대웅보전 서쪽에는 종무소가 있습니다.

 

종무소 맞은 편에 있는 전각은 세심당이라고 합니다.

 

대웅보전 동쪽 뒷편 계단 너머로 응진당이 보입니다.

 

주차장에서 만났던 단체 관람객들은 대체로 등산객들이었는지 경내에는 관람객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종무소 뒷편으로 향적당이 보이는데 전각 앞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가 꽤나 예쁩니다.

 

안내에 따르면 대웅보전 대들보와 천장에는 산스크리트어 문자와 천불벽화가 그려져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웅보전 안에서 세번만 절을 올리면 천분의 부처님에게 절을 올린 것이니 삼천배가 되는 격이라 한가지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대웅보전 서쪽 뒷편으로는 명부전과 삼성각이 있습니다.

 

대웅보전 기둥 받침돌에는 연꽃무늬 말고도 게와 거북이 있다는데 깜빡 잊고는 그걸 찾지 못했습니다.

 

대웅보전 동쪽 뒷편에 있는 보물 제1183호인 '응진당(應眞堂)'은 부처님 제자 중에서 아라한과를 얻은 뛰어난 제자들을 모신 전각이라고 합니다.

 

중앙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고 좌우에 아난존자와 가섭존자를 모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둘레로 16 나한상, 인왕상, 사자상, 동자상 등을 모셨는데 내부 벽면에 수묵으로 그려진 나한벽화이 멋지다고 하는데 보질 못 했네요.

 

응진당 앞에서 해질 녘 바라보는 진도와 주변 섬들과 어울리는 붉은 노을이 멋지다고 하는데 여행 일정상 그 시간을 맞추질 못 했습니다.

 

 

세심당을 지나 남쪽으로 이어진 산길을 따라 500m쯤 올라가면 부도전(浮屠殿)이 있다고 하는데 거기까지 가보지는 못 했습니다.

 

대웅보전 앞에 자리잡은 자하루 위층에는 자하루 미술관이 있습니다.

 

미황사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가기 전에 한번 더 사진으로 담아봅니다.

 

아름다운 절집과 이미 지나가 버렸다고 생각해서 기대하지도 않았던 가을을 만났던 즐거운 구경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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